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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문화

클린턴의 성 추문과 중동·아프리카에 대한 미국의 보복테러

이만수

199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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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문, 방송, TV에 미국 대통령 빌 클린턴의 섹스 스캔들에 대한 보도가 몇 달째 걸르는 날이 없을 정도다. 그것을 접하면서 사람들은 어떤 느낌을 가지고 무슨 생각을 할까? 이 문제에 대해 정면으로 논평하는 것을 보지 못하여 사람들이 어떻게 느끼고 뭐라고 생각하는지 가늠하기는 어렵다. 실제로 보통 사람들은 이 사건을 별로 입에 올리지도 않는 듯하다.
왜 그럴까? 옛날과 달리 미국을 우리의 우상으로 받들어 모시지 않는 것이 대세이므로 그 나라 대통령의 도덕적 타락이 그다지 ‘충격적’이지도 않을 것이다. 그리고 그 사건의 전개가 우리의 삶과 별 상관이 없기 때문에 무관심하기도 할 것이다. 또는 별로 좋은 일도 아닌 것을 입에 올리고 싶지 않기도 할 것이다. 욕을 하면 마치 반미(反美)를 하는 것 같고, 그렇다고 두둔할 마음은 전혀 없고····. 더구나 IMF 사태로, 경제대공황으로 죽을 맛인데 거기에 쏟을 관심이 남아 있겠는가?

그런데 이렇게 지루하게 흘러가던 이 사건은 미국이 지난 20일 테러를 응징한다는 명분 아래 수단과 아프가니스탄에 기습적으로 미사일 보복테러(미국은 ‘보복’이 아니라 ‘응징’이라고 말하는데····. 하기야 강자의 입장에서는 ‘응징’이 맞을 것이다)를 가함으로써 새삼 우리나라 사람들에게도 관심의 대상으로 떠오르고 있다. 이 공격은 과연 잘한 짓인가? 성 추문으로 궁지에 몰린 미국 대통령이 이를 벗어나기 위해, 관심을 딴 데로 돌리기 위해 정략적으로 저지른 침략행위인가? 만약 그렇다면 그는 ‘성 도덕’상으로도 문제가 많을 뿐 아니라 더 나아가 ‘생명 도덕’상으로 내지는 인륜 도덕적으로 아주 문제가 많은 인간이 된다. 틀림없이 그렇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