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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글>2014년은 범세계적인 노동자투쟁 고양의 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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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김승호 작성일14-11-30 00:00 조회819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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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노동뉴스에 연재되고 있는 김승호의 노동세상 스물 한 번째 글 입니다.


  


  


2014년은 범세계적인 \'노동자 투쟁 고양\'의 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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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승호
전태일을따르는
사이버노동대학 대표

  


  


국가가 주도하는 경제개발 시대가 지나고 신자유주의 시대가 되면서 저개발국·개발도상국 운운하던 호칭이 신흥국 또는 신흥시장으로 바뀌었다. 영어의 Emerging Nation, Emerging Market을 우리말로 번역한 것이다. 초국적 금융자본의 입장에서 볼 때 선진국 이외의 나라로서 금융이윤을 뽑아내 대박이 날 수 있는 곳이라는 뜻이 되겠다.(영국의 FTSE지수와 미국의 MSCI지수에 따라 분류가 다르다. 한국은 전자에서 선진국이고 후자에서 신흥시장이다.)


  



자본주의 산업화가 빠르게 진행되고 있는 곳이 바로 그런 곳이다. 당연한 이치로, 산업화를 하더라도 비자본주의적으로 산업화하고 있는 곳은 신흥시장이 될 수 없다. 시장이 없으니까. 반대로 자본주의화 하더라도 금융만 발달하고 산업이 발달하지 않으면 좋은 신흥시장이 될 수 없다. 금융이윤의 원천인 잉여노동과 잉여가치가 생산되지 않기 때문이다.


  



신흥국 시장이 다시 사람들 입에 자주 오르내리고 있다. 최근 이들 나라의 경제상황이 미국의 양적완화 축소(이른바 테이퍼링)를 계기로 불안정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제도권 언론은 양적완화 축소로 미국에서 신흥시장으로 흘러 들어갔던 달러가 이들 나라에서 빠져나와 미국으로 회귀함으로써, 신흥시장에서 금융위기가 발생하고 그것에 동반해 실물경제도 흔들리고 있다고 설명하고 있다.


  



그러나 이런 설명은 설명력이 매우 부족하다. 신흥시장 나라들의 경제상황은 미국의 양적완화 축소 발표 이전부터 이미 나빠지고 있었다. 신흥시장 가운데 가장 큰 시장인 중국경제는 지난해부터 성장 속도가 둔화되고 있었다. 성공한 신흥시장이라고 자화자찬하는 한국도 20113%대에 이어 2012~2013년 연속 2%대의 낮은 성장밖에 달성하지 못했다. 그러므로 신흥시장의 침체와 불안정을 미국의 양적완화 축소 탓으로 환원시킬 수는 없다.


  



2008년 미국발 금융공황 당시 자본주의 변호론자들은 세계 자본주의 경제가 붕괴하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하면서, 금융공황은 금융이 발달해 있는 선진국에서 진행되고 있을 뿐 산업이 발달하고 있는 신흥시장에서는 성장이 계속되고 있음을 그 근거로 들었다. 그래서 선진국과 신흥시장의 비동조화(Decoupling)라는 신조어를 만들어 냈다. 그런데 그 비동조화가 아니라 반대로 동조화(Coupling)가 지금 진행되고 있는 것이다.


  



세계경제의 위기는 단지 금융적 요인에 의해 일어나는 것이 아니다. 보다 근본적으로 실물경제적 요인 때문에 일어나고 있다. 무엇보다도 세계적 범위에서 불균형이 심화됐다. 첫째는 자본의 생산력과 노동의 소비력 사이의 불균형이고, 그 다음으로 선진국과 신흥국 사이의 생산과 소비를 망라한 경제력의 불균형이다.


  



선진국에서 자본의 생산력과 노동의 소비력 간 불균형 심화로 인해 경제공황이 발생했다. 이제 와서는 부르주아 경제학자들도 이 점을 인정하고 있다. “세계화와 정보화의 진전은 소득분배를 빠르게 악화시켜 왔다. 미국에서는 1975년 상위 10% 근로자의 임금이 하위 10% 근로자 임금의 약 3배였으나 2005년에는 이것이 5배로 늘어났다. 상위 1% 가계의 소득은 76년 전체 소득의 8.9%였으나 2007년에는 23.5%로 늘어났다.”(조윤제 서강대 교수) 그래서 기이하게도 금년 들어 미국의 오바마 대통령도 일본의 아베 수상도 모두 임금인상을 지지하고 나섰다.


  



한편, 이렇게 선진국에서 발생한 경제공황이 장기화하면서 신흥시장은 선진국에 대한 수출을 늘이지 못하고 있다. 선진국들이 경제위기에 대한 비상처방으로 달러··유로를 무제한 풀었는데, 선진국의 이런 천문학적 양적 완화는 분배 양극화를 더욱 심화시켰다. 예컨대 위기 이후 2012년까지 4년 동안 미국의 상위 10%는 전체 소득 증가의 154%를 가져갔으며, 나머지 90%는 실질소득 감소를 겪었다.” 그리고 이런 분배 양극화로 인해 선진국의 경제위기가 더욱 심화되었던 것이다.


  



게다가 이런 선진국들의 양적완화로 인해 해당 국가의 화폐인 달러, 유로, 엔 등의 가치가 떨어지고 수입품의 가격이 높아져 신흥국들의 대선진국 수출이 더욱 어려워지고 있다. 요컨대 선진국에서 발생한 경제공황이 선진국시장에 의존하고 있는, 경제력이 약한 신흥시장으로 수출돼 전 지구적 공황으로 발전하고 있는 것이다.


  



이렇게 되면서 선진 자본주의 나라에서 2008년 이후 노동자들의 투쟁이 고양됐듯이 신흥시장 나라들에서도 노동자들의 투쟁이 서서히 고양되고 있다. 남아공에서는 2012년 백금광산 노동자들의 전투적 파업과 이에 대한 경찰의 유혈진압으로 나라 전체가 뒤흔들렸는데, 그 백금광산 노동자들이 올해 1~2월에 또다시 전투적 노조인 전국광산건설노조의 지도 아래 임금인상 파업투쟁에 나섰다. 브라질에서는 지난해 버스요금 인상을 계기로 공공서비스 개선과 월드컵 개최 반대를 요구하며 100만 명이 넘는 청년노동자들이 도시봉기를 일으켰다. 이들의 투쟁은 해를 넘겨 계속되고 있다.


올해 1월 발생한 캄보디아와 방글라데시 섬유노동자들의 투쟁, 지난해에 일어난 방글라데시와 인도네시아 노동자들의 최저임금 인상 총파업 투쟁도 같은 맥락에서 전개되고 있다.


  



2014년에는 금융위기, 재정위기, 경제위기로 촉발된 그리스·스페인·프랑스 등 선진국 노동자들의 투쟁과 선진국 경제위기의 수출에 따른 브라질·남아공·인도네시아, 방글라데시 등 신흥국 노동자들의 투쟁이 서로 동조하면서 상승작용을 일으킬 것으로 전망된다. 그리고 신흥시장 나라에서는 노동자 투쟁이 더욱 급진적인 모습을 띨 것이다. 왜냐하면 신흥시장 나라에서는 선진국 노동자들과 달리 기왕에 존재하던 사회보장을 지키려는 방어적 투쟁이 아니라 없던 사회보장을 새로 실시하라고 요구하는 공격적 투쟁이 될 터이기 때문이다.


  



전태일을 따르는 사이버 노동대학 대표 (seung7427@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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