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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김승호 작성일14-11-30 00:00 조회938회 댓글0건본문
매일노동뉴스에 연재되고 있는 김승호의 노동세상(11월 10일자) 글입니다.
전태일을 따르는 민주노동연구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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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태일 정신 계승 전국노동자대회」에 즈음하여
김승호(전태일을 따르는 사이버 노동대학 대표)
해마다 이맘때면 전국에서 노동형제들이 상경하여 집회와 시위를 합니다. 금년에는 11월 9일 대학로에서 열렸습니다. 이번 주일에 지금으로부터 44년 전 전태일 동지가 “노동자는 기계가 아니다! 일요일은 쉬게 하라!” 고 외치며 산화해 간 날인 11월 13일이 들어 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우리나라 노동운동은 해마다 두 번의 ‘노동절 기념 투쟁’을 하고 있습니다. 한번은 8시간 노동제 실시를 요구하며 투쟁하다 여러 노동자가 산화해 간 미국 시카고 노동자 투쟁을 세계 노동자들이 함께 기념하는 ‘5.1 세계 노동절’ 입니다. 다른 한 번은 바로 오늘과 같이 전태일 동지의 정신 계승을 결의하는 ‘11월 한국 노동절’입니다.
이날의 투쟁에는 해마다 많은 이웃나라 노동자들이 연대 차원에서 함께 하고 있습니다. 가장 먼저 손꼽을 부분은 한국에 이주해 와서 일하고 있는 이주노동자들입니다. 그리고 가깝고도 먼 나라 일본 노동자들이 함께 하고 있습니다. 일본에서 ‘11월 한국 노동절’에 함께 하는 노동자들이 해마다 수백 명이 됩니다. 특히 일본 노동운동에서는 단순히 연대하는 차원이 아니라 한국 노동운동에서 배우기 위해 많은 수의 젊은 노동자들을 보내고 있습니다. 일본 철도산업에서 가장 많이 노동자들을 보내고 있는데, 그 가운데는 일본 국철 민영화에 끝까지 비타협적으로 반대했고, 지금도 민영화 당시 자행되었던 부당해고의 철회를 요구하며 끈질기게 투쟁하고 있는, 「국철 지바 동력차 노동조합」(약칭「도로지바(東勞千葉)노동조합」)이 있습니다. 또 「JR총련」에서도 많은 노동자를 보내오고 있습니다. 또 민주노총 전북본부와 25년째 공식적으로 교류·연대하고 있는「전일본항만노조 관서지방본부」에서도 해마다 노동자들이 오고 있습니다.
이 가운데 「도로지바노동조합」에서는 해마다 한국에서 노동자대회가 열리기 일주일 전에 다른 노동조합들과 공동으로 도쿄 중심가 히비야 공원에서 「전국 노동자 총결집대회」를 엽니다. 그리고 그 다음 주에 위원장을 비롯한 백여 명의 노동자들이 한국의 「전태일 정신 계승 노동자 대회」에 참가합니다. 「도로지바노동조합」은 민주노총 서울본부와 공식적인 교류·연대 관계를 맺고 있으며, 금년에도 그런 교류·연대 활동으로서 한국의 전국노동자대회 에 참가했습니다.
필자는 지난 주 일요일(11.2) 「도로지바노동조합」이 다른 두 노동조합과 공동주최하는 전국 노동자대회에 참가했습니다. 국제교류·연대 차원에서 일본을 방문한 민주노총 서울본부 동지들과 함께였습니다. 2009년에 참가한 이후 5년만이었는데, 5년 전이나 5년 후나 참가한 사람의 숫자는 크게 달라진 것이 없었지만 다가오는 느낌은 상당히 새로웠습니다.
하나. 일본 자본주의는 쇠퇴를 넘어 종언을 향하고 있다는 느낌입니다. 일본에서는 지금 30대의 태반이 결혼을 못하고 있다고 합니다. 이렇게 노동력이 생물학적으로 재생산되지 않는데 어떻게 더 많은 잉여가치(잉여노동)가 전유될 수 있겠으며, 어떻게 노동 착취 체제가 지속될 수 있겠습니까? 잉여가치를 증대시키지 못하는 것은 자본과 자본주의에게 죽음입니다. 일본의 인구 감소란 바로 이런 맥락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이게 과연 일본만의 일입니까. 선진 자본주의 사회 공통의 인구법칙이 아닙니까. 한국은 과연 이 법칙에서 벗어나 있습니까?
둘. 일본 노동운동은 한국 노동운동에서 배우고자 애쓰고 있습니다. 무엇보다 투쟁하는 정신과 기풍을 배우고자 합니다. 그러나 한국 노동운동 또한 일본 노동운동에서 배울 것이 있습니다. 일본 노동운동에는 계급적 노동운동, 계급투쟁의 흐름이 살아나고 있었습니다. 이번 11.2 노동자대회의 주된 슬로건은 “전쟁반대”, “민영화 반대”, “개헌과 핵발전소 재가동을 꾀하는 아베정권 타도”였습니다. 다음날 「전진」이라는 노동자정치신문은 이날 집회를 총평하면서 “계급적 노동운동 재생의 전망이 열렸다” 보도했습니다. 이에 비해 한국의 노동운동에는 오래전부터 계급운동의 관점이 실종되었습니다. 노동계급 대신 조합원의 권익만 대변해 오고 있습니다.
셋. 노동자 국제주의입니다. 한국 노동자대회에서는 다른 나라 노동자들에게 연단을 후하게 제공하지 않고 있습니다. 금년 5월 쿠바에 갔을 때나 11월 일본에 갔을 때나 노동운동에서 국제연대는 선택이 아니라 필수였습니다. 한국의 노동운동에서 더 많은 관심과 노력이 필요한 부분입니다. 일본 노동자들도 한국의 세월호 참사에 대해 매우 안타까워하며, 집회에서「세월호 참사에 관한 결의」를 채택했습니다. 박근혜 정권에 대해 우리와 똑같이 분노하고 있었습니다. 그렇듯이 우리도 후쿠시마 원전참사로 고통받고 있는 일본 노동자들과 함께 아파하고, 아베 정권의 군국주의 질주에 일본 노동자들과 함께 분노해야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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