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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글>파국론과 음모론의 명예회복을 위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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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김승호 작성일14-11-30 00:00 조회854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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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국론과 음모론의 명예회복을 위하여



김승호(전태일을 따르는 사이버 노동대학 대표)



필자는 금년 벽두 본란에서 갑오년은 경제위기의 해라는 제목으로 다음과 같은 글을 썼습니다.

밝지 않은 어두운 현실을 직시하고 대책을 세워야 할 때입니다. 어느 보수 신문은 11일자 사설에서 한국경제의 가장 큰 문제는 저성장이다. 성장률을 정상 궤도에 올려놓지 못하면 양질의 일자리와 복지재원 마련은 불가능하다. 인구의 고령화에다 내수경기는 부진에 빠져 있고, 밖으로는 세계경제의 장기 침체와 아베노믹스의 위협에 노출되어 있다고 썼습니다. 그러나 이들은 사태의 진실을 다 말하지 않고 있습니다. ... 아무리 들여다봐도 세계경제든 한국경제든 자본주의 경제는 2014년 저성장의 늪에서 빠져나올 가능성이 없습니다. 뿐만 아니라 여차하면 유사 이래 최대의 시스템 붕괴와 추락을 겪게 될 수도 있습니다. 불편한 진실을 외면해서는 안 됩니다. 자본주의 고유의 모순인 과잉생산력과 과소소비력 사이의 모순이 폭발하고 있는 중이기 때문입니다. 그로 인해 디플레이션이 다가오고 있는 것입니다. ... 디플레이션 공포(D의 공포)나 하이퍼-인플레이션의 공포, 이것들은 공상과학 소설의 이야기가 아닙니다. 엄존하는 현실적 위험성입니다.”

지난 일주일 동안 국내 신문들은 디플레이션 공포를 쏟아냈습니다. 경제신문들이 앞장을 섰습니다. 그러나 경제신문들만 디플레이션을 우려한 것이 아닙니다. 어느 유수의 일간신문은 경제파탄 낼 수 있는 디플레이션 조짐 ... 철저한 대비를이라는 제목으로 사설을 써서 노골적으로 디플레이션 공포를 부채질했습니다.

한국경제가 디플레이션에 빠질지 모른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디플레이션이란 물가가 하락하면서 경제활동 전반이 위축되는 현상을 말한다. 경제가 성장하기는커녕 쪼그라들면서 자칫하면 저성장의 질곡에 빠지는 것이다. 일본의 장기불황을 뜻하는 잃어버린 20이 그렇게 시작됐다. ... 만성적인 인플레도 문제지만 디플레는 경제를 파탄 낼 수도 있다는 점에서 더욱 심각한 위협이다. 초기에 대비하지 못하면 걷잡을 수 없는 침체와 불황의 악순환에 빠지기 때문이다.”

그런데 우리 진보운동과 진보언론은 이러한 현실에 둔감합니다. 뿐더러 비전문가 대중들의 그러한 현실인식을 파국론이라거나 음모론이라고 평하면서 폄하합니다. 예컨대 세월호참사가 단순한 교통사고가 아니라 기획된 학살이라고 말하면 음모론이라며 기각합니다. 그렇다면 세월호 참사가 어느 새누리당 국회의원이 말했듯이 단순한 교통사고란 말입니까? 거기에 음모와 공작이 개입하지 않았단 말입니까? 그렇다면 배가 갑자기 쾅 소리와 함께 기울면서 빠르게 침수되고 한 시간 남짓 만에 급속히 전복된 원인과, 배가 침몰된 이후 단 한 명도 구조되지 못한 이유가, 어째서 사고 후 반년이 지나도록 투명하게 밝혀지지 못합니까?

마찬가지 맥락에서 경제문제에도 얼핏 하면 파국론과 음모론이라는 딱지가 붙습니다. 국가 독점자본주의 하에서 투명한 경쟁이 지배합니까, 음모의 다른 이름인 정경유착이 지배합니까? 현대재벌은 박정희 정권과의 정경유착이 없이 오직 자신의 경쟁력으로 한국 굴지의 재벌이 되었습니까? 강제저축인 국민저축으로 조성한 목돈을 실질금리 마이너스로 산업은행을 통해 지원받지 않았으면 지금의 현대재벌이 과연 존재하기나 했겠습니까? IMF 사태 당시 미국 클린턴 행정부가 일본에 압력을 넣어 한국에 달러를 빌려주지 못하게 하면서 IMF를 앞세워 충격요법으로 금융시장과 자본시장을 개방시키고 한국경제를 집어삼켰다는 것은 익히 아는 사실 아닙니까?

음모론과 마찬가지로 파국론도 명예를 회복시켜야 합니다. 어느 유수의 마르크스주의 경제학자는 2011년에 “1930년대 대공황 이래 최대의 경제위기라던 2007~2009년 위기는 2010년을 전환점으로 산업순환상의 새로운 회복국면으로 들어선 것 같다고 썼습니다. 그러나 201410월 현재까지 세계경제위기는 지속되어 왔고, 2008년의 미국발 금융공황과 같은 또 한 번의 파국이 우려되고 있습니다. 이 우려가 현실화된다면 이번에는 유럽발 파국이 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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