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의 신자유주의적 경제개혁과 노동운동의 딜레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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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조효래 작성일01-11-30 00:00 조회813회 댓글0건첨부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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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라질 신자유주의 경제정책과 노동자 삶의 조건.hwp (76.0K) 1회 다운로드 DATE : 2018-06-15 11:3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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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라질의 신자유주의적 경제개혁과 노동운동의 딜레마
조 효래(창원대 사회학과)
* 2001년 비판사회학대회(한국산업사회학회 주최)에서 발표된 조효래 교수(창원대)의 논문입니다. 올해 비판사회학대회는 \"전지구적 자본주의와 시장전제주의 체제 : 사회학적 재검토\"라는 주제로 지난 9월 20~21 양일간 중앙대학교 예술문화관에서 열렸습니다.
1. 머리말
한국의 경험을 포함해서 신자유주의적인 경제개혁은 이제 대부분의 나라에서 보편적인 현상이 되었다. 국민경제의 세계경제로의 통합이 가속화됨에 따라, 대부분의 나라들이 국경을 넘어선 경쟁에 승리하기 위하여, 혹은 심각한 경제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방안의 하나로서 경제의 구조조정에 나서고 있다. 국민경제의 구조조정은 대부분 경제에 대한 국가규제의 축소, 인플레 억제와 재정적자 해소를 위한 긴축정책, 상품 및 자본시장의 자유화와 대외개방, 공공부문의 민영화와 구조조정, 노동시장의 유연화를 수반하고 있다. 이러한 경제정책의 내용은 보통 신자유주의적 경제개혁으로 통칭되며, 나라에 따라 그 시점과 속도, 범위에 있어서 약간의 차별성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모든 나라에서 일반화된 정책패턴으로 확산되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신자유주의적 경제개혁은 정리해고와 고용불안, 노동에 대한 보호의 철폐, 사회복지 예산의 감축, 노동조합에 대한 공격 등 노동자들에게 심각한 위협이 되는 내용들을 포함하고 있으며, 많은 나라에서 노동조합의 반발과 저항을 초래하고 있다.
특히 민주화 이행을 경험한 신생민주주의들의 경우, 이러한 경제개혁이 과거 권위주의체제의 고통스런 경제적 유산을 해결하기 위한 피할 수 없는 과제일 뿐만 아니라, 개혁의 방향과 내용을 둘러싼 정치세력 및 사회세력간의 새로운 재편을 초래한다는 점에서, 정권의 사활이 걸린 과제로서 제기되었다. 그러나 경제적 효율성을 입증해야만 하는 새로운 민주주의들은 한편으로는 과거 권위주의체제의 유산뿐만 아니라, 세계경제의 위기와 압력으로부터 정책선택의 제약을 받게 된다. 과거의 유산과 외부의 압력이라는 두 가지 구조적 제약 속에서 경제개혁의 선택지를 제약받고 있는 대부분의 민주체제들은 신자유주의적 경제개혁의 방향을 선택해왔다. 그러나 이러한 신자유주의적 경제개혁은 민주화 이행에 가장 큰 기여를 했고 민주주의의 심화, 발전에 가장 큰 이해관계를 갖고 있는 사회적 약자들, 특히 노동자계급의 저항과 반발을 피할 수 없었다. 민중부문의 반발에도 불구하고 국가에 의해 위로부터 추진되고 있는 신자유주의적 경제개혁은 상당한 정도 권위주의적 방식에 의존하고 있기 때문에, 새로운 민주주의의 퇴행현상과도 무관하지 않다. 이러한 의미에서 민주화 이행을 경험한 나라의 경제개혁이 국가-시민사회의 관계, 노동운동의 발전에 어떠한 영향을 미칠 것인가는 단순히 이론적인 문제일 뿐만 아니라 현실적으로 중요한 실천적인 문제이다.
그 동안 브라질에 대한 국내외 사회과학계의 연구관심은 국가주도형 발전모델의 형성과 실패, 그와 연관된 권위주의 정치체제의 등장과 붕괴, 그리고 새로운 노동조합운동의 출현과 노동계급의 정치세력화, PT를 중심으로 한 진보적인 지방자치제의 실험이라는 세 가지 차원에 집중되었고, 최근에는 세계적 수준의 경제위기라는 조건에서 신자유주의적 경제개혁의 효과와 한계에 대한 논란이 중심이 되고 있다.
브라질의 경우 심각한 경제위기와 민주화 이행을 동시에 경험했고, 민주화 이후에도 연간 수백 %를 넘는 초인플레와 대통령 탄핵이라는 정치, 경제적 위기를 경험해왔다. 이 과정에서 권위주의적 발전국가에 기초한 발전모델은 한계에 직면했고, 1990년대 이후 경제위기 극복을 위한 신자유주의적 방향의 경제개혁이 점진적이지만 꾸준히 진행되어 왔다. 신자유주의적 방향으로의 경제구조의 전환은 인플레를 잡는데는 성공했지만, 대량실업과 빈곤의 확대라는 사회적 희생을 대가로 한 것이었고 국민경제의 불안정은 해소되지 않고 있다. 한편 민주화 이행과 경제위기의 과정에서 출현하고 성장한 ‘새로운 노동조합운동’은 급격히 영향력을 확대하였고 주요한 사회세력으로 성장하였다. 브라질 노동운동의 급속한 성장과 전투성, 자율성, 광범위한 연대와 같은 특성은 ‘사회운동적 노동조합주의’이라는 노동운동의 새로운 모델로 주목을 받았다. 그러나 1990년대의 신자유주의적 경제개혁은 새로운 노동조합운동에게 심대한 도전을 의미하는 것이었고, 노동조합운동은 변화하는 새로운 환경에 자신의 전략과 노선을 조정하는데 상당한 어려움에 직면했다.
경제위기와 발전국가의 위기, 발전국가 모델의 신자유주의적 시장경제로의 전환, 주변부 자본주의에 대한 세계경제의 압력과 신자유주의적 구조조정, 경제개혁과 구조조정이 노동에 미친 파괴적 효과, 신자유주의에 대항하는 전투적 동원 등은 1990년대 브라질의 역사적 경험일 뿐만 아니라, 세계체제 속에서 유사한 자본주의 발전 경로, 민주화 이행, 노동운동의 성장을 겪어 왔던 한국에서도 동일하게 제기되는 쟁점들이다. 이런 점에서 발전국가 모델의 붕괴와 신자유주의적 시장경제로의 전환이 노동계급에게 미치는 영향, 이 과정에서 노동운동이 직면한 딜레마와 대응전략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이 연구는 1990년대 이후 브라질에서의 신자유주의적 경제개혁과 그것이 노동자들에게 미친 영향, 그에 대한 노동운동의 대응을 분석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특히 신자유주의적 경제개혁에 대한 노동운동의 대응과정에서 노동운동이 직면한 딜레마를 검토하고, 이를 통해 경제체제 전환과 변화된 환경에서 새로운 노동조합운동의 발전전략에 대한 시사점과 함의를 얻어내고자 한다. 먼저, 브라질 경제의 개혁과 전환이 불가피했던 구조적 맥락을 검토하고, 꼴로르 정부로부터 시작되어 까르도주 정부에 의해 본격화된 신자유주의적 경제개혁의 내용을 검토한다. 둘째로 경제개혁이 국민경제와 노동자들에게 미친 영향을 검토한다. 특히 노동시장의 구조변화와 자동차산업의 사례를 통해 구조조정의 효과를 분석한다. 마지막으로 1990년대 동안의 신자유주의적 경제개혁과 구조조정에 대해 브라질의 노동조합운동이 어떻게 대응했는가를 검토한다. 이 과정에서 1980년대 동안의 민주화와 경제위기에 성공적으로 대응했던 노동운동이 1990년대의 신자유주의로의 공세로 인해 어떠한 딜레마에 직면했는가를 분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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