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매각 반대”를 넘어 초국적 자본-미국에 반대하는 투쟁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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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박찬식 작성일01-11-30 00:00 조회798회 댓글0건첨부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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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매각반대투쟁제언2000년.hwp (21.0K) 0회 다운로드 DATE : 2018-07-03 12:13: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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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 산업 노동자들의 대우․쌍용자동차 해외매각 반대 투쟁이 요원의 불길처럼 타오르고 있다. 대우자동차 노조가 부분 파업 등으로 앞장섰으며, 6일부터는 대우, 쌍용, 현대, 기아 등 완성4사 노조가 모두 전면파업에 들어갔다. 과연 현대나 기아까지 공동파업이 가능하겠느냐 하는 우려가 없지 않았으나 4사 모두 파업은 성공적으로 이루어졌다. 금속연맹 소속 노조 간부들도 (간부)파업을 벌이며 자동차 투쟁에 함께 나서고 있다.
총파업 이틀째인 7일 서울에서는 종묘에서 집회를 마치고 종로 2-3가 일대 차선을 점거한 채 거리시위와 연좌농성을 전개했으며, 울산의 현대자동차 노조는 3천여 오토바이 부대를 앞세우고 거리행진을 벌였다. 그 밖에도 대구, 부산, 광주 등 전국에서 해외매각 반대, 부패정치 심판을 외치며 집회와 시위를 벌였다. 8일에도 민주노총(지역본부)이 주최하는 지역별 집회와 시위가 이어졌다.
일자리 지키기 투쟁을 넘어 해외매각 반대투쟁으로! 전 민중적 투쟁으로!
이번 자동차 산업 공동투쟁이 이처럼 예상을 넘어 대중적이고 힘있는 투쟁으로 전개될 수 있게 된 동력은 무엇일까? 여기에는 총선이라는 계기가 투쟁에 유리한 조건으로 작용하고 있음은 부인할 수 없다. 그러나 대우․쌍용 노동자들의 파업을 넘어 완성4사의 힘있는 공동파업으로까지 발전할 수 있었던 것은 무엇보다 이 투쟁을 대우․쌍용 노동자의 일자리를 지키는 투쟁에 그치지 않고 자동차 산업을 초국적 자본에 넘기는 데 반대하는 투쟁, 즉 “해외매각 반대투쟁”으로 과감히 밀고 나갔기 때문이다.
김대중 정부는 대우 부도 사태 이후 줄곧 대우․쌍용자동차에 대해서 해외매각이 불가피하다는 이데올로기 공세를 다양하게 펼쳐 왔다. 정부는 한편으로는 해외매각을 통한 외자유치의 장점을 설파하는가 하면, 다른 한편으로는 그나마 대우․쌍용 등 자동차 공장이 존속할 수 있는 길은 해외매각뿐이라고 패배의식을 조장했다. 김대중 대통령은 “빚이 아닌 직접투자를 유치하면 외환보유액을 늘리고 구조조정 자금이 마련되고, 일자리가 만들어지며 세수확대, 신기술 및 선진경영기업을 배우는 효과가 있다”고 1거 5득론을 폈다. 그런가 하면 예컨대 이용근 금융감독위원장은 “대우 자동차 매각은 국내, 해외매각 중 어느 쪽이 21세기에도 한국이 자동차 공장을 가지고 있을 확률이 높은가 따져 봐야 할 것”, “최근 대우 자동차의 해외매각과 관련해 GM이나 포드가 대우차를 인수하면 현대차를 망하게 해 국내에서 독점을 추구할 것이라는 주장도 있지만 (이들 업체가) 해외시장에서 이미 경쟁관계에 있으며 홈그라운드에서 진다면 어차피 세계시장에서 살아남기 어려울 것”이라고 협박을 늘어놓기도 했다.
이러한 정부측의 공세 속에서 민주노조운동은 투쟁의 방향을 확고히 세우지 못하고 흔들렸던 것이 사실이다. 작년 말까지만 해도 노동조합의 요구는 “일자리 보장”에 집중되어 있었다. 정부와 채권단의 협박에 눌려 구조조정 동의서를 써 주기도 했다. 심지어는 노동운동 일각에서조차 “외국 자본이든 국내 자본이든 고용만 보장해 주면 되지 않느냐”는 주장이 공공연하게 제기되기도 했다.
그러나 대우․쌍용자동차에 대한 해외매각이 일정에 오르면서 해외매각의 위험성에 대한 인식이 서서히 확산되기 시작했다. 대우․쌍용자동차를 GM과 같은 거대 초국적 기업에 매각할 경우 두 회사가 대대적인 구조조정과 정리해고를 겪게 됨은 물론이거니와 초국적 기업과 국내시장에서부터 전면적으로 경쟁을 벌어야 하는 현대․기아자동차도 결국 초국적 기업에 넘어갈 수밖에 없다. 뿐만 아니라 부품 업체들도 초국적 기업에 의해 선택된 극소수 외에는 다 무너질 것이다. 다른 나라의 예를 보더라도 자동차 산업의 해외매각은 사실상 자동차 산업의 붕괴로 이어졌다. 이러한 사실들이 알려지면서 자동차 산업 해외매각은 우리 경제의 기반을 무너뜨리고 경제를 초국적 자본의 식민지로 만들며, 그것은 또한 노동자․민중의 생존권 박탈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는 자각이 급속히 확산되었다.
그리하여 지난 2월 자동차 공대위가 만들어져 대중적인 투쟁에 돌입하면서부터 “해외매각 반대”는 보조적인 정치공세의 차원을 넘어 중심적인 요구로 발전했다. 이렇게 대우․쌍용 노동자들의 “일자리 보장-생존권 사수”에만 머물지 않고 자동차 산업과 경제주권을 지키는 투쟁으로 과감히 나아갔기 때문에 이 투쟁은 대우․쌍용 노동자들의 투쟁을 넘어 완성 4사의 총파업으로, 전체 금속노동자의 투쟁으로, 민주노조운동 전체의 투쟁으로, 나아가 전 민중적인 연대투쟁으로 확대․고양되어 나가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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