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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조 간부의 노조활동이 어떻게 \'제3자 개입위반\'입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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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김종학 작성일01-11-30 00:00 조회704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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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써 파업투쟁 200일을 앞두고 있다.
동절기 하루 14시간, 16시간 강제적인 노동을 하면서도 10년 동안 단 한푼의 임금인상도 없이 오히려 일정 부분 삭감되는 가운데 또 하절기에는 수입도 없이 8시간, 11시간을 꼬박 근무대기하며 참고 또 참아왔었다.
계약직! 특히 특수 고용직으로서 사업자 아닌 사업자라는 허울을 쓰고 100% 성과급제 임금에 동절기에는 과중된 노동에 시달리고 하절기에는 식대(중식), 자동차 유지비도 벌지 못해 허덕이는 우리에게 주어진 것은 올가미를 씌어 더욱 조이겠다는 노비문서와 일방적인 처벌제도뿐이었다.

85년 나는 린나이에 현장직으로 입사하였다.
87년 노동자 대투쟁에 힘입어 89년 린나이 정규직 노동조합을 설립하여 상집간부로 노동조합 활동을 시작하였다. 이전에는 회사 내에 \'노사위원회\'를 운영하며 일정부분 현장노동자의 고충을 처리하며 노동조합 설립 자체를 근본적으로 차단하고 있었다.
88년 1년 동안 노사위원으로 활동하던 나는 노동조합의 필요성을 절감하는 가운데 노동조합 설립에 동참하게 되었고, 조합 간부로서 나의 활동은 나름대로 최선을 다하였고 내 인생에 큰 전환점이 되었다.
대부분 집행부 간부가 20대 미혼자인데 비해 몇 명 안 되는 30대 기혼자들의 조합 활동은 소극적이거나 형식적일 수밖에 없었고 그런 활동을 비판하며 한국노총을 거부하고 전노협 건설을 희망하며 인천의 많은 민주 노동운동가들과 접촉하는 내가 회사에서는 눈엣가시였을 것이다. 90년 사무국장 보궐 선거에 당선된 나는 92년까지 노동조합이 나의 일상생활에 전부였다. 하지만 임기가 끝나고 제3대 위원장 선거에 출마했을 때 회사에서는 반민주적인 후보를 내고 계획적인 탄압을 가해 왔다.
당시 복지매장을 설립하여 운영하던 나에게 치명적인 일격을 가해 왔다. 조합 간부를 매수하여 복지매장을 털어(3차례 정도 도난당함) 그 책임을 위원장과 사무국장인 나에게 뒤집어 씌어 조합원과 간부간에 불신 풍조를 만들어 갔다. 특히 조합원 중 K.G.B 출신 조합원으로 하여금 반 집행부 활동을 하도록 지원하여 왔다. K.G.B란 노동조합이 설립되기 전 현장에 회사측 사람을 심어놓고 활동비를 지급하며 현장 노동자들을 감시하고 이상한 움직임이 있는 노동자는 퇴사시키거나 지방으로 발령을 내어 근본적으로 노동조합 설립이나 단결할 수 있는 기회를 차단해 온 회사측 행태이다.
결국 위원장 선거에서 480여 명 조합원 중 50여 명의 선거인단을 조직하여 선거운동을 하였는데도 낙선되고 말았다. 이후 원직복직되어 대의원으로써 활동하던 중 위원장의 어용성에 반대하며 불신임 활동을 전개하는 등 현장에서뿐만 아니라 대외적으로도 더욱 열심히 하였다. 이런 내가 회사의 미움을 받는 것은 당연한 일일 것이다.
당시에는 합법적인 쟁의행위가 거의 불가능하여 파업 자체가 100% 불법파업으로 진행되었기에 개인 신상에는 상당히 위험이 따랐지만 조합원의 적극적인 참여와 단결된 힘을 바탕으로 매번 승리로 이끌어냈다.
그러던 중 현장에서 주․야 맞교대로 일을 하던 어느 날, 허리를 다치는 부상을 입었다. 회사에서는 이때를 놓치지 않고 집요하게 접근하였다. 허리부상을 이유로 부서전환을 요구하였던 나에게 지방근무를 제의함과 동시에 충주로 부서전환 발령을 냈고 나는 제대로 거부하거나 이의제기 한번 못하고 지방으로 근무지를 전환당하였다.
그 후 얼마나 후회하였는지 모른다. 또 많은 동지들이 나에게 배신감을 느꼈을 것이다. 지방에서 근무 중에도 A/S 근무자들을 선동하여 몇 차례 집단 조합가입을 시도하였으나 실패하였고 자포자기에 빠져 연고도 없는 지방근무를 마감하고 싶었다. 연고지인 인천으로 부서 전환을 요청하였으나 계속 거부당했고 결국 95년도에 사표를 쓰게 되었다. 배운 게 도둑질이라고 경기도 부천시에 회사와 대행점을 체결하여 비정규직 A/S 기사로서 근무를 해 오던 중 이번 노동조합 설립에 동참하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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