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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미콘 노동자 투쟁의 살아 있는 역사! 안동근 동지여, 고이 가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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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전국건설운송노동조합 조합원 … 작성일01-11-30 00:00 조회1,020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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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지들!!
어찌해야 합니까? 우리들 가슴속에 솟구치는 이 분노와 피눈물을 어찌해야 합니까?
저들은 합법노조의 단체교섭 요구를 묵살하고, 150여 일 간의 장기간 파업에 구사대 용역깡패를 동원 전기봉까지 휘두르더니 급기야 안 동근 동지를 죽음으로 몰아 넣었습니다.
이 치밀어 오르는 분노를 이 터질 듯한 가슴을 어찌해야 합니까? 아버지를 보내야 하는 청천벽력 같은 가족들의 슬픔을, 십 수년 함께 해 온 동료를 보내야 하는 이 기막힌 현실을 도대체 어찌해야 한단 말입니까?

안 동근 동지는 레미콘 노동자였습니다. 그러나, 그는 깨어 있는 노동자였습니다. 노예와 같은 삶을 살아가는 레미콘 노동자의 현실을 깨쳐 보고자, 상조회를 구성하고, “전국 믹서트럭 협회”를 결성하고 또, 전국 건설운송노동조합을 결성하기까지 레미콘 노동자의 모든 투쟁에는 그의 피땀과 숨결이 배어 있었습니다.

우리 모두는 너무도 선명히 기억합니다. 레미콘 한 차에 7루베 씩 실어 나르던 것을 6루베로 바꾸는 투쟁을 승리로 이끌어 낸 것도 안동근 동지였으며, 94년 레미콘 노동자 양심선언을 주도하면서 불량레미콘과 부실시공을 사회에 알린 것도 안동근 동지였습니다. 사용자의 온갖 테러 위협에 수개월을 숨어 다니며 그는 불량레미콘 문제를 사회에 던졌습니다.

우리는 그의 차분한 웃음과 흔들림 없는 투지를 기억합니다. 전국의 레미콘 노동자를 만나면서 노동조합 결성을 이끌어 냈고, 파업투쟁의 과정에서 동지들이 힘들고 지쳐갈 때도, 그는 “우리는 할 수 있다. 봐라 우리는 여기까지 이미 오지 않았느냐”며 서늘한 웃음과 특유의 완강함으로 우리를 이끌었었습니다. 1년에 가까운 인천지부의 파업투쟁과, 인천레미콘 사장의 구속 품신을 이끌어 낸 것도, 노동위원회 판정에서 레미콘 노동자의 노동자성을 인정받은 것도 안동근 동지였습니다.
안 동근 동지를 빼고 레미콘 노동자 투쟁을 이야기할 수 없으며, 그는 레미콘 노동자 투쟁의 살아 있는 역사였습니다.
노동조합 창립총회에서, 단결투쟁을 외치며 주먹을 치켜올리던 그의 모습이 너무도 생생합니다. 그의 불끈 쥔 두 주먹이, 협상자리에서 사용주를 단방에 날려 버리던 그의 정연한 말솜씨, 부둥켜 껴안던 그 어깨가 너무도 생생합니다.
부모님은 돌아가시면 땅에 묻고, 자식은 죽으면 가슴에 묻는다는데, 육친의 정보다 뜨거운 피땀을 함께 했던 우리들의 동지는 도대체 어디에 묻어야 한단 말입니까?
우리 건설운송노조 조합원들은 이 뼈마디까지 스며드는 분노를 안고 다짐합니다. 안 동근 동지의 뜻을 따라 우리는 깨어 있는 노동자의 길, 투쟁하는 노동자의 길을 걸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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