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도덕한 신안자본 경기보조원의 저력으로 응징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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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김종주 작성일02-11-30 00:00 조회789회 댓글0건첨부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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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보조원노조투쟁0202.hwp (16.5K) 0회 다운로드 DATE : 2018-07-03 10:53: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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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구)관악 컨트리클럽에서 경기보조원으로 근무하고 있습니다. 경기보조원이라는 말이 생소하다면 쉽게 캐디라고 할 수 있죠. 캐디라고 하면 일부 사람들은 선입견을 가지고 있을 지도 모르겠지만, 저도 처음에는 그랬습니다. 처음 이 직장에 들어가려고 마음먹었을 때 솔직히 자신이 없었습니다. 이것이 정말 정당하게 돈을 버는 건지도 몰랐고 골프에 대해서는 너무나 낯설었기 때문입니다. 돈 많고 권력 있는 사람들이나 즐기는 스포츠이니 만큼 뭔가 모를 거부감이 있었습니다.
그러나 이곳에서 일해오면서 그런 것만은 아니구나, 이 직업도 나름대로 노하우도 있어야 하고 전문지식도 있어야 하고, 아무나 할 수 있는 일은 아니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골프라는 경기 특성상 해뜨는 시각부터 해지는 시각까지 경기가 진행되기 때문에 해가 긴 여름철에는 새벽 3시에 일어나 출근해서 카트를 끌고 4시간에서 길게는 6시간 걸리는 경기의 보조업무를 하면서 걸어다녀야 했습니다. 특히 여름에는 손님이 많으니 하루에 두 번 세 번 근무해야 할 때도 있었습니다.
그렇게 일을 끝내고 집에 돌아오면 밤 9시정도 되고, 하루 종일 땀에 절은 근무복을 빨고 다리고 다음날 근무준비를 또 해야 했습니다. 정말 말처럼 쉽지 않은 직업이었습니다. 이렇듯 힘든 노동에도 불구하고 회사에서는 경기보조원들에게 늘 더 열심히 일할 것을 강요했고 정식직원이 아니면서 직원인 것처럼 온갖 잡일은 다 시키려고 했습니다. 잔디에 풀이 많아지게 되면 풀을 뽑기 위해 휴장하는 날에 모두 출근해서 뙤약볕에서 풀을 뽑아야 했고, 디보트 자국이 많아지면 양동이 하나씩 들고 코스로 디보트를 하러 나가야 했습니다. 근무중에 하는 것으로도 모자라 따로 시간을 내어 그런 일들을 한 것입니다.
이렇게 시키면 시키는 대로 일을 하면서도 조금만 잘못하거나 실수하게 되면 하루아침에 잘릴 수도 있습니다. 우리는 이런 모든 잘못된 부분들을 조금이나마 개선하고자 지난 99년 11월 11일 노조를 설립하게 되었고, 지금까지 전국 경기보조원 노조의 희망이 되어오고 있습니다. 우리는 열악한 근무조건을 개선하고 음지에서 남몰래 일하던 경기보조원들이 이 땅의 떳떳한 근로자임을 밝혀내기 위해 열심히 노력해 왔습니다.
그러나 현재 리베라C.C는 2001년 1월 (주)대농에서 신안그룹으로 인수되면서 악질적인 기업주 박순석에 의해 모든 조건이 점점 후퇴되어 왔습니다. (주)대농과 교섭에서 합의해 오던 단체협약안 협상을 재개하기는커녕 단체복까지 비싼 돈을 주고 사 입었고 잡초를 뽑는 일까지 강제로 당해왔습니다.
박순석 회장팀을 배정받고 근무를 나가게 되면 잠시도 쉴 틈이 없습니다. 잡초를 뽑느라 허리를 구부리고 있어야 했고 경기보조원으로서의 보조업무는 거의 할 필요가 없었습니다. 왜냐? 볼이 날아가는 걸 보려고 하면 “뭐하고 있어 풀 뽑지 않고...”하면서 막말로 몸종 부리듯이 우리를 부려먹으니까요.
그 뿐만 아니라 뚱뚱하다느니 못생겼다느니 하는 인신공격까지도 서슴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회장팀 근무를 나갔다 들어오면 경기보조원들은 거의 초죽음이 된 상태였습니다. 이렇듯 우리가 힘들게 근무하고 있을 때 박순석 회장은 40억원대 내기골프와 도박을 상습적으로 벌이다 작년 9월 24일 검찰에 구속되었고, 참고인 진술을 해준 노조 간부에게 앙심을 품어 조합원들은 근무시키지 말고 다 잘라버리라고 지시했습니다.
이런 지시 하에 노조를 와해시키고 말살시키고자 지난 1월 19일 신입생 300명 모집공고가 사내 게시판에 붙었고, 기존 경기보조원들도 모두 서류를 제출하라고 했습니다. 신입생 300명을 채용하려면 기존에 있는 인원 238명을 뺀 62명만 모집하면 되는데 왜 이같은 재면접을 실시한다고 했을까요? 그것은 조합원과 일부 나이든 경기보조원들을 정리해고 하려는 의도로 밖에는 판단이 되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회사에 단체교섭을 요구하여 우리의 입장을 밝히고자 하였으나 회사는 응하지 않았습니다.
이에 우리는 지난 1월 24일 신안그룹 본사로 항의방문을 하러 갔습니다. 박순석 회장이 부재중이라고 해서 대신 정재하 신안그룹 사장을 만났는데, “나는 모르는 일이다. 하지만 관악리베라C.C 이길환 사장이 노조를 없앤다는 방침이라면 그에 따라야 하지 않겠느냐”라고 말했습니다. 우리가 관악리베라C.C 정이사를 찾아갔으나, 정이사는 오히려 우리노조 간부들에게 기존 경기보조원들을 해고하려는 것이 아니라 전원 채용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나 결과는 박순석 회장이 구속되는데 결정적 진술을 해 주었던 노조간부와 평소 회사에 바른 말을 잘하던 조장들이 납득할만한 이유없이 재입사 면접에서 떨어졌습니다. 그리고 이제 와서는 관악리베라C.C 정이사와 경기과장은 노조간부와 해고자들에게 대놓고 이렇게 얘기합니다. “노조를 해산하면 복직시켜 주겠다”고 말입니다.
어떻게 해서 만들어 놓은 노조인데 이제 와서 이렇게 쉽게 노조를 없애라고 말을 할 수가 있는지 정말 기가 막힐 노릇입니다. 가정의 생계를 책임지고 있는 사람들도 많은데 그런 사람들의 생계를 끊어놓고도 그렇게 쉽게 말을 하는 회사의 부도덕함에 치를 떨며 이 글을 올립니다.
우리의 이런 작은 외침에 귀를 기울여 주시면 많은 힘이 될 것입니다. 열심히 싸워나가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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