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9년 정세, 어떻게 될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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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전태일을 따르는 민주노조운동… 작성일99-11-30 00:00 조회655회 댓글0건첨부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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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9년정세분석.hwp (68.0K) 0회 다운로드 DATE : 2018-07-03 10:15: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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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1999년은 ‘전 지구적 자본주의’(Global Capitalism)의 위기의 해
1) 세계 대공황은 과연 오는가?
‘전 지구적 자본주의’라는 용어는 다소 생소하다. 그러나 오늘날의 자본주의를 과학적으로 이해하기 위해서는 이 용어와 개념이 불가피하다.
오늘날의 자본주의는 그 작동양식에 있어서 19세기 식의 ‘자유경쟁 자본주의’가 아닌 것은 말할 것도 없고, 20세기 전반기의 ‘일국 금융독점자본의 제국주의’도 아니다. 또 20세기 후반기의 케인즈주의-브레튼우즈(IMF-GATT) 체제―신식민지 형태의 제국주의―의 패러다임도 아니다. 레이건·대처의 ‘보수주의 혁명’과 정보화 기술혁명이 접목되고, 이것에 구 소련의 붕괴가 추가되면서 1990년대에 들어서면서 급속히 만들어져 가고 있는 새로운 자본주의(일국적 및 국제적) 작동양식 내지 패러다임이다.
‘글로벌라이제이션’이라는 말은 결코 허구나 신화가 아니라 형성 과정 중에 있는(물론 완성된 것은 아니지만!) 현실이다. 이 패러다임은 ⓐ초국적 금융자본의 주도 하에서, ⓑ초국적 자본(생산 및 화폐)이 세계 여러 나라 경제를 전 지구적으로 단일한 규범과 기준(global rule 및 standard) 안에 통합시키고서(국제분업체계에 편입시키는 것을 넘어 상품과 자본의 이동에 대한 국경을 폐지시킨 연후에), ⓒ자본의 이윤추구 활동에 대해 무제한적으로 자유로운 조건(노동보호, 자연보호, 민족국가에 대한 기여 등 사회적 책무가 없는!)을 제공하는 패러다임이다. 다른 말로 하자면 ‘신자유주의적 자본주의’이다.
그런데 규제완화, 민영화, 자유화를 기치로 한 1980년대의 ‘보수주의 혁명’으로부터 추동되기 시작하여 1990년대에 들어 그 확산이 본격화된 이 패러다임의 자본주의는 탄생한 지 20년 만인 지금 심각한 위기를 맞이하고 있다. 이 위기는 1997년 여름에서 겨울까지 확산된 동아시아 나라들의 외환위기를 계기로 한 경제공황으로부터 시작되었다. 그리고 금년 8월 17일 러시아의 모라토리엄 선언을 계기로 동유럽과 중남미로 번져갔고, 그것이 다시 동아시아를 비롯한 전 세계 신흥시장 나라들에 재파급되었다. 심지어 저 멀리 아프리카의 남아공까지도 이 파동에 휩쓸려 들어갔다.
그리고 이 공황의 파장은 마침내 초국적 자본의 모국(母國)들에게까지 커다란 파장을 미치고 있다. 일본경제는 1990년대 초반에 거품경기의 붕괴로 침체에 빠져 장기간 허덕여 오다가 이번 사태로 인해 침체에서 빠져 나올 기력을 소진하고서 불황의 늪으로 하강하고 있다. 클린턴 등장 이후 8년간에 걸쳐 장기호황을 구가하던 미국경제도 98년 하반기에 접어들면서 경기하강의 조짐 내지 심한 불안의 조짐을 보이고 있다. “미국경제의 침체를 예고하는 지표들도 적지 않다. 미 상무부가 발표한 3분기 중 미국 기업들의 세후 순이익 규모는 2분기보다 1.8% 감소했으며,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하면 6.2%나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기업들도 저가 수입품과의 경쟁 때문에 낮은 실업률로 인한 임금상승을 가격에 반영시키지 못함으로써 수익성이 악화되고 있다. 이 때문에 장기적인 경제성장률 추이를 좌우할 기업 설비투자도 악화되고 있다. 3분기 중 기업들의 신규 설비투자는 7년만에 처음으로 1.1% 감소세를 나타냈다. 또 10월에 내구재 주문이 1.7% 감소했으며, 특히 산업용 기계 주문은 8.4%나 줄어 투자심리가 급속히 냉각되는 양상을 보였다.” <조선일보> 11월 26일자 참조.
이 지점까지는 잘 알려져 있다. 문제는 이 불황 내지 경기하강이 99년 중반에 바닥을 치고 2000년부터는 회복될 것이라는 장밋빛 이야기들이다. 러시아 사태 이후 한때 세계 대공황의 우려가 쏟아지더니 최근 들어 이같은 낙관론이 다시 득세하고 있다. 과연 이 낙관론을 믿어도 될까?
우리가 보는 인식은 ‘아니오’이다. 동아시아 사태 당시 IMF, IBRD 등이 그렇게도 적극적으로 낙관론을 펴면서 “한국경제는 펀더멘틀이 튼튼하다”고 했지만, 그것은 잘 해야 희망사항이었으며 실제로는 비열한 속임수였다. 이번의 경우에도 초국적 자본은 ‘전 지구적 자본주의’가 계속 정상적으로 작동되기를 바라는 희망에서 그런 낙관론을 펴고 있다. 또 그런 낙관론으로써 그들이 공략하고자 하는 나라의 자본과 노동자·민중들을 방심하게 만들고 있다.
1999년도에 ‘전 지구적 자본주의’가 위기를 맞을 것인지 아닌지는 GDP성장률 같은 거시경제 지표나 주가지수 같은 것을 통해서는 잘 알 수 없다. 그것들은 위기―‘자본의 축적상의 위기’라는 의미에서―의 표면현상 내지 결과를 표현해 주는 쪽이지 위기의 원인을 보여주는 쪽이 아니다. 작년 우리나라에서도 IMF 사태가 오고 나서야 주가가 폭락하고 경제성장이 마이너스로 떨어졌다.
따라서 그런 종류의 지표들보다는 초국적 자본의 축적활동, 그것을 다시 세분해서 초국적 생산자본들의 축적활동이 정상적으로 잘 될 것인지 아닌지, 또 초국적 금융자본들의 축적활동은 정상적으로 잘 될 것인지 아닌지 하는 지점들이 경제위기가 올 것인지 아닌지를 보다 잘 예시해 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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