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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로서의 현재 : 새 천년을 앞둔 자본주의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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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데이비드 맥날리 작성일99-11-30 00:00 조회697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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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천년의 길목에서 위기와 저항

여기에 모아진 에세이들(, 1999, 7-8월호 51호에 수록된 글들 : 역주)이 오늘날 세계자본주의가 여전히 불안정성을 내포하고 있음을 분명하게 보여주고 있다. 지난 20년 동안의 강력한 자본주의 구조조정에도 불구하고(사실 부분적으로는 그 구조조정 때문에), 세계경제는 거대한 과잉생산능력, 점점 더 증가하는 부채구조, 투기적 변덕성, 그리고 세계적 불균형 등의 특징을 보이고 있다. 이러한 것들이 1990년대 중반 이래 일본, 동아시아, 러시아 및 브라질에서 국가위기 및 지역위기를 잇따라 조성해 왔다. 일본이 계속 비틀거리고 있고, 유럽의 경기가 하강하고 있으며, 미국은 지속될 수 없는 주식시장 투기의 와중에 무역적자가 급증하고 있다. 이러한 이유들로 인해서, 다음 충격파가 [자본주의] 시스템을 강타하는 것은 단지 시간의 문제일 뿐 불가피한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그러나 위기의 도래를 강조하는 것이 결코 “최후의 위기”―급진주의판 밀레니엄 광기에 불과할 뿐인―가 다가오고 있다(자본주의 붕괴론을 말한다 : 역주)는 것을 말하는 것은 아니다. 다만, 전지구적 자본주의는 위기와, 일자리 및 노동자계급의 생활수준에 대한 맹공격을 다시 되풀이하는 패턴―1970년대 중반의 대침체가 시작된 이래 목격되고 있는―으로부터 벗어날 수 없을 것이라고 주장하는 것이다. 전지구적 자본주의는 전후 번영의 시기로 복귀하는 것이 아니라, 예측 가능한 미래에도 여전히 경기가 부진하고, 변덕스러울 것이며, 위기에 쉽게 빠지게 될 것이다.

전지구적 자본주의의 이러한 모순과 위기에 따라, 최근 몇 년 동안 나타난 바와 같은 유형의 저항들이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아마 일정하게는 양적으로 발전하기조차 할 것이다. 1990년대 후반의 가장 고무적인 발전 가운데 하나가 엄청난 고난에 직면하여 새로운 급진적 대중운동이 출현하고 있는 점이다. 전통적 좌파―특히 사회민주주의당과 공산당 써클에 있는―의 상당수가 전면 퇴각하고(때때로 공공연히 신자유주의와 운명을 함께하고) 있는 시기에, 새로운 급진적 운동의 출현은 우리에게 새로운 좌파 세력의 등장을 시사해 주고 있다.

여기서 이야기하려고 하는 것이 단지 대중의 전투성만은 아니다. 프랑스의 대중파업과 학생 항의시위, 멕시코의 농촌반란, 인도네시아의 학생소요, 인도의 대중항의시위, 한국, 콜롬비아, 베네주엘라 및 푸에르토리코 등의 총파업 등에서 보여지는 대중적 전투성이 중요하다는 것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을 것이다. 그와 더불어, 점점 더 사회주의적 방식으로 사고하고 토론하며 결집되고 있는 새로운 급진적 노동자계급과 대중조직들의 출현에 대해 언급하고 있는 것이다.

점유를 통해 장악한 땅에 50만 가구를 정착시키고 있는 브라질의 ‘땅 없는 노동자’ 운동(MST)(이에 대한 자세한 소개는 “‘땅 없는 사람들’의 저항”, ꡔ신자유주의와 세계민중운동ꡕ, 전태일을 따르는 민주노조운동연구소 편역, 한울, 1998.을 참조 : 역주), 짐바브웨의 저항운동의 선봉에 서고 있는 독립민주노조들, 사파티스타 봉기에 고무되면서 독립노조들, 노동자들의 생활협동조합들, 평조합원 저항그룹, 공동체조직들 그리고 좌파 정당 등을 하나의 공동전선으로 묶어 세우기 위해 시작된 멕시코의 인터신디컬(Intersindical)(CIPM),* CIPM; Coordinado ra Intersindical Primero de Mayo〈5월1일 조합간 조정회의〉; CIPM은 주요 요구로 △모든 사람에게 직업을, 그리고 빈곤의 종식 △사회복지 프로그램에 대한 공격 중지 △노동자의 권리존중 △외채지불 거부 △부패를 통한 축재 기업인․정치인의 재산몰수 △정부의 신자유주의적 경제정책의 중지 △멕시코의 군사화 중지 등을 내걸고 있다. CIPM에는 독립프롤레타리아운동, 교사조합 전국조정위원회, 국립자치대학 노조, 수도권자치대학 독립노조, 어업노동자조합, 전국노동자평의회, 민족해방운동 건설을 위한 광범한 전선 등이 참가하고 있다 : 역주.
최근에 결성되어 민주적이고 전투적인 노동자 조직들을 결집시키고 있는 인도네시아노동자 투쟁전선(FNPBI)** The Indonesian National Front for Labour Struggles ; 1999년 5월에 결성되었고, 지역조직들의 전국적 연합체이다. 주요 요구로 △100% 임금인상 △물가인하 △모든 해고 금지 △임금삭감 없는 35시간 노동 실시 △디타 사리 등 모든 정치범 석방 △결사의 자유 △과도정부 수립 등을 채택했다 : 역주
등 이와 같은 운동들은 새 밀레니엄에 출현할 새로운 형태의 계급투쟁 및 계급조직의 전조(前兆)이다.
더구나, 시사해설가들이 지적했듯이, 이와 같은 조직들은 여성과 청년 노동자들이 중심적인 역할을 맡고 있다는 점에서 [기존의 조직들과] 구별되고 있다. 젊은 여성이고, 투옥된 노조조직가인 디타 사리(Dita Sari)가 인도네시아노동자투쟁전선(FNPBI)의 의장으로 선출된 사실이 이를 뒷받침하고 있다.

새 천년을 맞이하며 자본주의에 대한 계급저항의 이러한 중요한 형태들에 관심을 기울이는 것은 우리 앞에 놓인 투쟁의 고난에 대해 낙관적으로 생각해서가 아니다. 이 글의 주제로 되돌아가 말하자면, ‘현재는 진정으로 역사’라는 사실을 강조하고자 함이다. 즉 생산자들의 공동이해―복지, 건강, 행복, 그리고 즐거움에 대한―가 사회생활의 기본논리와 우선순위를 규정하는 새로운 사회, 새로운 역사를 만들기 위한, 전지구적 자본주의에 의해 착취되고 억압받는 사람들의 지속적인 투쟁에 의해 변화하고 있는, 역사로서의 현재인 것이다. 요컨대, 이 글은 전적으로 변화하고 있는 역사로서의 현재에 관한 것이다. 오늘날의 전지구적 자본주의 세계를 해석하는 것은 그것을 더 좋은 세계로 변화시키기 위해서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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