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이타닉>과 계급들 간의 투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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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토머스 C. 프랭크 작성일98-11-30 00:00 조회827회 댓글0건본문
자녀들에게 들려주는 계급전쟁 이야기
<타이타닉>과 계급들 간의 투쟁
* 역 주 : 1912년 4월 14일 1,500여 명의 사상자를 내고 침몰한 호화 여객선(유람선이라고도 한다)의 이름이고 이것을 소재로 한 영화의 이름이기도 하다. 이 대형 참사는 미국에서는 예수와 남북전쟁 다음으로 가장 많이 ‘이야기의 주제’로 삼아졌다고 한다. 이 참사에 이처럼 예수와 미국 남북전쟁에 비견될 만큼 줄곧 관심이 쏠려온 까닭은 이 사건 주변의 여러 가지 미스테리적 요소 때문이다. 어쨌든 영상물로 만들어진 영화와 다큐멘터리가 약 40편이고, 관련 서적이 130여 편에 달한다고 한다. 이번에 제작된 영화 <타이타닉>은 이런 것들 가운데 최신판인 셈이다. 우리나라에서도 무려 3백 50만 명의 관객을 동원했다고 하는데, 잊지 말아야 할 것은 이 배의 실제 소유주는 당시 미국 최대의 금융자본가인 J. P. 모건이었으며, 그가 만든 금융회사가 IMF 구제금융 사태 이후 단기 외채를 중·장기 외채로 연장하는 데 무소불위의 칼날을 휘둘렀던 J. P. 모건사였다는 사실이다. 모건은 ‘타이타닉호’가 출항하기 직전 갑자기 탑승을 취소하여 죽음을 면했는데, 이 사건에 대한 모건의 진짜 역할이 왜 미국 청문회에서 은폐되었는지도 여전히 미스테리이다. 독점자본이 하는 짓들은 온통 음모로 가득차서 이처럼 미스테리 투성이이다.
<르 몽드 디쁠로마띠끄 편집자 주>
지난해 12월 <타이타닉>이라는 제목의 영화가―영화 <타이타닉>이―커다란 성공을 거둘 것이라는 사실이 명백하게 되었을 때, 이 스펙터클(즉 굉장한 구경거리)에 대한 그리고 이 영화의 제작-감독자에 대한 평가는 눈깜박할 사이에 거꾸로 뒤집어졌다. 영화비평계는 그 이전에는 이 영화를 만드는 데 들어가는 기상천외할 만한 제작비에 대해 비웃었다.(이 영화의 제작비로 영화 제작사상 최고금액인 2억 8천만 달러가 들었다고 한다 : 역주) 그러더니 [이 영화가 대성공을 거둘 것이 명백해지니까 이 영화의 감독인] 제임스 캐머론(James Cameron)의 천재성에 경의를 표하고 나섰던 것이다. [이리하여] 그의 작품을 바다가 삼켜버린 여객선에다 견주었던(막대한 돈을 들였지만 참담하게 실패하고 말 것이라고 : 역주) 안이한 경구들(예컨대 “모험은 금물이야”라고 하는 따위의 : 역주)이 쑥 들어가고, 그 대신 사물을 식별하는 데 이골이 난(이건 이렇고, 저건 저렇고 하는 식으로 : 역주) 전문가들의 다음과 같은 의례적인 질문들로 대체되었다 : 이같은 걸작은 우리들 자신을 향해 무엇을 나타내 보여주고 있는가? 미국인들이, 이해하기 어려우리만큼 엄숙한 자세를 취하면서, 이 작품을 그토록 높이 평가하는 이유는 도대체 무엇인가? 이 <타이타닉>이라는 영화는 “미국의 영혼”이라고 일컫는 보석의 감추어진 면면(面面)들 가운데 그 어떤 면을, 이 영화의 화면을 가득 메우는 큰 바닷물로써 불쑥 [밝게 빛이 나도록] 환하게 비추고 있는가?
토머스 C. 프랭크(Thomas C. Frank)**
** 『방해자』(The Baffler, 시카고)의 편집 책임자이다. 또 『차가움의 정복』(The Conquest of Cool, 시카고 대학 출판부, 1997, 297쪽)의 저자이다.
<타이타닉>과 계급들 간의 투쟁
* 역 주 : 1912년 4월 14일 1,500여 명의 사상자를 내고 침몰한 호화 여객선(유람선이라고도 한다)의 이름이고 이것을 소재로 한 영화의 이름이기도 하다. 이 대형 참사는 미국에서는 예수와 남북전쟁 다음으로 가장 많이 ‘이야기의 주제’로 삼아졌다고 한다. 이 참사에 이처럼 예수와 미국 남북전쟁에 비견될 만큼 줄곧 관심이 쏠려온 까닭은 이 사건 주변의 여러 가지 미스테리적 요소 때문이다. 어쨌든 영상물로 만들어진 영화와 다큐멘터리가 약 40편이고, 관련 서적이 130여 편에 달한다고 한다. 이번에 제작된 영화 <타이타닉>은 이런 것들 가운데 최신판인 셈이다. 우리나라에서도 무려 3백 50만 명의 관객을 동원했다고 하는데, 잊지 말아야 할 것은 이 배의 실제 소유주는 당시 미국 최대의 금융자본가인 J. P. 모건이었으며, 그가 만든 금융회사가 IMF 구제금융 사태 이후 단기 외채를 중·장기 외채로 연장하는 데 무소불위의 칼날을 휘둘렀던 J. P. 모건사였다는 사실이다. 모건은 ‘타이타닉호’가 출항하기 직전 갑자기 탑승을 취소하여 죽음을 면했는데, 이 사건에 대한 모건의 진짜 역할이 왜 미국 청문회에서 은폐되었는지도 여전히 미스테리이다. 독점자본이 하는 짓들은 온통 음모로 가득차서 이처럼 미스테리 투성이이다.
<르 몽드 디쁠로마띠끄 편집자 주>
지난해 12월 <타이타닉>이라는 제목의 영화가―영화 <타이타닉>이―커다란 성공을 거둘 것이라는 사실이 명백하게 되었을 때, 이 스펙터클(즉 굉장한 구경거리)에 대한 그리고 이 영화의 제작-감독자에 대한 평가는 눈깜박할 사이에 거꾸로 뒤집어졌다. 영화비평계는 그 이전에는 이 영화를 만드는 데 들어가는 기상천외할 만한 제작비에 대해 비웃었다.(이 영화의 제작비로 영화 제작사상 최고금액인 2억 8천만 달러가 들었다고 한다 : 역주) 그러더니 [이 영화가 대성공을 거둘 것이 명백해지니까 이 영화의 감독인] 제임스 캐머론(James Cameron)의 천재성에 경의를 표하고 나섰던 것이다. [이리하여] 그의 작품을 바다가 삼켜버린 여객선에다 견주었던(막대한 돈을 들였지만 참담하게 실패하고 말 것이라고 : 역주) 안이한 경구들(예컨대 “모험은 금물이야”라고 하는 따위의 : 역주)이 쑥 들어가고, 그 대신 사물을 식별하는 데 이골이 난(이건 이렇고, 저건 저렇고 하는 식으로 : 역주) 전문가들의 다음과 같은 의례적인 질문들로 대체되었다 : 이같은 걸작은 우리들 자신을 향해 무엇을 나타내 보여주고 있는가? 미국인들이, 이해하기 어려우리만큼 엄숙한 자세를 취하면서, 이 작품을 그토록 높이 평가하는 이유는 도대체 무엇인가? 이 <타이타닉>이라는 영화는 “미국의 영혼”이라고 일컫는 보석의 감추어진 면면(面面)들 가운데 그 어떤 면을, 이 영화의 화면을 가득 메우는 큰 바닷물로써 불쑥 [밝게 빛이 나도록] 환하게 비추고 있는가?
토머스 C. 프랭크(Thomas C. Frank)**
** 『방해자』(The Baffler, 시카고)의 편집 책임자이다. 또 『차가움의 정복』(The Conquest of Cool, 시카고 대학 출판부, 1997, 297쪽)의 저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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