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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념도 [총이나 돈처럼] 무기라는 걸 잊지 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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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마르코스 작성일00-11-30 00:00 조회647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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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글은 <르몽드 디쁠로마띠끄> 2000년 10월호에 실린 것을 우리말로 옮긴 것입니다.


좌․우파 지식인들간에 논쟁을 촉발하기 위해 이 글을 쓴다. 하지만 [세계화가] [초국적 자본의 이익에 맞게 국가를 재구성하는 것과 같은] 국가와 정부에 미치는 영향이나 [불평등의 심화와 같은] 사회 내부구조에 가져오는 변화에 대해서는 다루지 않을 것이다.


I. “보는 만큼 지불하기”식(pay-per-view : 유료 텔레비전 가입자의 시청 프로 수에 따르는 요금지불방식 - 역주) 전지구적 지배

지구는 네모가 아니다. 우리는 학교에서 그렇게 배운다. 그런데 세 번째 밀레니엄을 맞는 현시점에서 우리는 지구가 네모나지도 않지만 그렇다고 둥글지도 않다고 여기게 되었다.
지금의 세계를 묘사하는 데 어떤 기하학적 형태가 가장 적절할지는 모르겠지만, 디지털 통신의 시대에 우리는 지구를 하나의 대형 화면 같은 거라고 생각할 수 있다. 몇몇 개의 창을 열고, 그 각각의 창 안에 다시 작은 창들을 열어서, 여러 개의 화상(畵像)을 동시에 띄울 수 있도록 프로그램된 대형 화면 같은 거라고.
오늘날의 전지구화된 세계에서 그 대형 화면에 띄워질 화상들은 지구 곳곳으로부터 전송된다. 하지만 어떤 화상들은 보내도 화면에 올려지지 않고 누락된다. 화면에 공간이 부족해서가 아니라 저 꼭대기에 있는 누군가가 이것들을 솎아내기 때문이다.

화면에 띄워진 화상들은 우리에게 무엇을 보여주는가? [온통 은백색, 백색 테러를 상징하는 은백색을 보여주고 있다]
아메리카 대륙을 보여주는 창에서는 다음과 같은 화상들이 떠 있다. 멕시코 국립자치대학(Unam)에는 준군사조직이 진을 치고 있다. 은백색 유니폼을 입은 그들은 공부하는 학생들이 아니다. 다른 한 화상에서는 기갑부대가 굉음을 내면서 치아빠스의 원주민 공동체를 짓밟고 있다. 이 창에서는 그 밖에도 미국의 어느 도시--시애틀일 수도 있고 워싱턴일 수도 있는--에서 젊은이들을 잡으려고 경찰이 폭력을 휘두르는 모습을 목격할 수 있다.
유럽을 보여주는 창에 띄워진 화상들도 은백색이기는 마찬가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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