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화 시대에 성찰해 보는 민족, ‘민족적인 것’의 의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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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김승호 작성일02-11-30 00:00 조회652회 댓글0건첨부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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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족의 중요성-4월혁명회.hwp (36.5K) 0회 다운로드 DATE : 2018-07-06 12:18: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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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문제 제기: 민족, ‘민족적인 것’은 과연 부정적으로 전화했는가?
요즈음 포스트모더니즘, 포스트콜로니얼리즘 운운하는 포스트(post)-주의가 유행하고 있다. 이들은 근대적인 이념들에 대해 그 근거를 비판하여 해체하고자 하는 점에서 모두 공통된다. 이들에 따르면 근대성이란, ‘인간 해방’을 추구하는 양식--이념이나 질서--이 아니라 인간의 근원적(진정한) 욕망을 억압하고 그것의 충족을 지연시키면서 그 대신 왜곡된 욕망을 추구하도록 강요하는 ‘인간 억압’의 양식으로서, 해체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것이 이른바 탈(脫)근대주의 논의의 핵심이다.
이 같은 맥락에서 이들은 ‘민족’에 대해서도 비판하고 해체를 기도한다. 민족은 실재(實在: 인간의 인식이나 경험과는 상관없이 독립하여 존재하는 것)하는 것이 아니라 인위적으로 꾸며낸 그 무엇 즉 “상상된(imagined) 공동체”에 지나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리하여 인간의 진정한 행복을 위해서는 근대성을 탈피해야 하듯이 민족과 ‘민족적인 것(the national)’들로부터도 탈피해야 한다고 말한다.
이들이 주장하는 것처럼 민족은 과연 한갓 허구에 불과한가? 민족을 규정하는 요소인 민족언어, 민족문화, 민족사, 민족경제, 민족국가, 민족정체성 등 ‘민족적인 것’들은 모두 허구이며 하루빨리 버려야 할 유물들인가?
한편 이것과 비슷한 맥락에서 신자유주의 세계화 세력 또한 ‘민족적인 것’의 의의를 폄하한다. 이들은 금융시장의 세계화는 미국이 기획한 국가전략 또는 외세의 음모라기보다는 문명사적 발전의 결과이고 세계사의 중요한 흐름이므로, 이 같은 시대적 흐름에 능동적으로 적응해야 한다고 말한다. 물론 이들도 민족공동체의 번영을 위해서 그렇게 되어야 한다고는 말한다. 그러나 전 지구적 자본주의와 신세계질서로의 통합에 저항하고 민족공동체의 자립적인 발전을 고집하는 것은 “고질적 내셔널리즘”으로서 하루빨리 청산해야 한다고 말한다.
그러면 이들 세계화주의자들은 민족주의는 부정하되 민족과 ‘민족적인 것’들은 긍정하는 것일까? 이들의 주장은 여러 가지 사실과 논리를 동원하고 있지만 실은 서구적인 것, 미국적인 것, 더 정확하게는 신자유주의적 자본주의․제국주의 이념과 논리를 인류의 보편적 가치와 규범(global standard)으로 삼아야 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신자유주의적 자본주의․제국주의 세력이 세계 정치․경제`문화를 지배하는 새로운 질서 즉 아메리카-제국 질서(Pax-Americana)에 하루빨리 통합`동화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결국 민족주의는 물론 ‘민족적인 것’ 전부를 무력화하고 해체시키는 방향을 역설하고 있는 것이다.
과연 세계화가 급속히 진전되는 오늘날의 현실에 능동적으로 적응하기 위해서 ‘민족적인 것’들은 그처럼 무력화되고 해체되어야 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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