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정세(각국의 계급투쟁과 국제정치) | 제5 인터내셔널을 위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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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전태일노동연구소 작성일10-03-31 00:00 조회3,830회 댓글0건첨부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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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 인터내셔널을 위하여*
국제 마르크스주의 경향(IMT)
2010. 3. 17
*주는 역주임.
*[]안의 부분은 역자의 첨가임.
새로운 혁명적 인터내셔널인 제5 인터내셔널을 창설하자는 차베스 대통령의 부름이 라틴 아메리카와 전 세계의 노동운동 구성원들 사이에 열정적인 토론을 촉발했다. 마르크스주의자들이 이 문제에 무관심하게 지나칠 수는 없다. 우리는 이 부름에 대해 어떤 태도를 취해야 하는가?
대답을 요하는 첫째 문제: 우리는 과연 인터내셔널을 필요로 하는가? 마르크스주의는 국제주의이며, 그렇지 않으면 아무 것도 아니다. 우리 운동의 여명기에 이미 마르크스와 엥겔스는 <공산주의 당 선언>에서 “노동자에게는 조국이 없다.”고 썼다.
마르크스와 엥겔스의 국제주의는 일시적인 변덕도, 감상적인 동정의 결과물도 아니다. 그것은 자본주의가 세계체제로서 - 서로 다른 민족 경제와 시장들로부터 단일하고, 분할할 수 없으며, 상호의존하는 하나의 전체가 생겨난다 - 세계시장을 발전시킨다는 사실로부터 비롯된다.
오늘날 마르크스주의 창설자들의 이 예언은 거의 실험실의 실험에서 밝혀지듯이 정확하게 들어맞았다. [민족경제에 대한] 세계시장의 압도적인 지배는 우리 시대의 가장 결정적인 사실이다. 얼마나 크고 강력한 나라든 - 미국이든 중국과 러시아든 - 세계시장의 막강한 고삐에서 벗어나 존립할 수 없다. 사실상 이것이 구 소련이 붕괴된 주요 이유의 하나였다.
제1 인터내셔널과 제2 인터내셔널
마르크스와 엥겔스는 제1 인터내셔널의 창립에 참여했다. 그것의 선행 활동이 공산주의자 동맹이었는데, 이 동맹은 처음부터 국제적인 조직이었다. 그러나 제1 인터내셔널인 1864년의 ‘국제 노동자 협회(International Workingman's Associatuon: IWA)’의 구성은 공산주의자 동맹에 비해 질적인 전진을 이루었다. 제1 인터내셔널의 역사적 임무는 세계적인 규모에서 혁명적인 마르크스주의의 주요 원리, 강령, 전략 및 전술을 수립하는 것이었다. 그러나 국제노동자협회는 창립 초창기에는 마르크스주의 인터내셔널이 아니었다. 마르크스주의자들과 더불어 영국의 개량주의 노동조합주의자, 프랑스의 프루동주의자, 이탈리아의 마치니 추종자, 무정부주의자 등등이 혼재된, 극단적으로 이질적인 조직이었다. [하지만] 마르크스와 엥겔스는 원칙 면에서의 견결성과 전술 면에서의 커다란 유연성을 결합하여 그 안에서 점차 다수를 확보해 나갔다.
국제노동자협회는 진정한 혁명적 인터내셔널을 위한 이론적인 기초를 놓는 데 성공했다. 그러나 그것은 참된 노동자 대중의 인터내셔널이 결코 아니었다. 실제로는 그것은 앞으로 만들어질 참된 노동자 대중의 인터내셔널을 선취(先取)한 것이었다. 1889년에 출범한 사회주의 인터내셔널(제2 인터내셔널)은 제1 인터내셔널이 전진하다가 멈춘 지점에서 시작했다. 제1 인터내셔널과 달리, 제2 인터내셔널은 출범 당초부터 대중적 인터내셔널로 시작했다. 제2 인터내셔널은 수백만 명의 노동자들을 불러 모으고 조직했다. 거기에는 독일, 프랑스, 영국, 벨기에 등의 대중정당과 노동조합들이 참여했다. 그 위에 그것은 적어도 말로는 혁명적인 마르크스주의의 기초 위에 세워졌다. [그래서] 세계 사회주의의 미래는 보증된 것처럼 보였다.
그러나 제2 인터내셔널은 자본주의가 장기간에 걸쳐 상승함으로 말미암아 불운을 맞게 되었다. 이 자본주의의 상승은 사회민주주의 정당과 노동조합들의 지도층의 심성에 그 자국을 찍었다. 1871-1914년의 기간은 사회민주주의의 고전적인 시기였다. 경제성장이 장기간 지속되는 것을 기초로 해서 자본주의는 노동자계급, 더 정확하게는 노동자계급의 상층에게 양보를 베풀 수 있었다.
수많은 노동조합의 특권 간부층, 정당의 관료, 의회의 출세주의자들이 한데 어울려 타락의 길을 재촉했으며, 관료집단이 차츰 조합원 대중 및 정당의 평당원들로부터 유리되었다. 거의 지각할 수 없을 만큼 점차적으로, 혁명이라는 목적을 잊어갔다. 지도자들은 일상적인 의정활동 또는 노조활동의 틀에 매몰되어 갔다. 마침내 이 같은 원칙의 포기를 정당화하기 위한 이론들이 개발되었다.
이것이 제2(사회주의) 인터내셔널의 민족적-개량주의적 타락에 대한 물질적인 기초였다. 이 타락은, 1914년 제1차 세계대전으로 제국주의 학살극이 벌어졌을 때, 인터내셔널 지도자들이 [일제히] 전쟁공채 발행에 찬성하고 각기 “자기들 나라의” 부르주아지를 지지했던 데서 비참하게 입증되었다.
운동은 정체해 왔다
레닌은 늘 정직했다. 그의 슬로건은 “언제나 진실을 말하라”였다. 때때로 진실은 입에 올리기 싫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항상 진실을 말할 필요가 있다. 상황, 대상, 주체 모두가 복합된 원인으로 인해 혁명운동이 정체해 왔으며, 진정한 마르크스주의 세력은 극소수로 축소되었다는 것이 바로 그런 진실이다. 그것이 진실이고, 이를 부인하는 사람은 자신과 남을 모두 속이는 것이다.
선진 자본주의 나라들에서 수십 년에 걸친 경제성장은 노동자계급 대중조직에 전례 없는 타락을 초래했다. 그것은 혁명적 조류를 고립시켰으며, 혁명적 조류는 어디에서나 작은 소수로 움츠러들었다. [그 위에] 소련의 붕괴는 운동이 혼란과 방향상실에 빠지도록 씨를 뿌렸고, 전 스탈린주의 지도자들의 타락에 종지부를 찍었다. 이들 중 상당수는 자본주의 반동 진영에로 넘어갔다.
많은 사람이 이로부터 비관적인 결론을 이끌어냈다. 그런 사람들에게 말하자: 우리가 난관들을 맞닥뜨린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우리는 그런 난관들을 조금도 두려워하지 않는다. 우리는 노동자계급이 혁명적 잠재력을 가지고 있다는 것과 사회주의가 끝내 승리한다는 것을 주장하는 마르크스주의가 올바르다는 데 대해 흔들림 없이 신뢰를 견지하고 있다. 지금의 위기는 자본주의가 반동적 역할을 하고 있음을 드러내 보여주고 있다. 그리고 국제적 사회주의의 부활을 일정에 올리고 있다. 세력 재편성이 [세계 도처에서] 국제적으로 시작되고 있다. [이 시점에] 필요한 것은 그런 세력재편성에 조직화된 표현을 부여하고 분명한 강령, 전망과 정책을 제공하는 일이다.
우리가 직면하고 있는 과제는 제1 인터내셔널의 창설 시기에 마르크스와 엥겔스가 맞닥뜨린 것과 대체로 비슷하다. 앞에서 말했듯이 그 조직은 동질적이기보다 숱하게 다른 조류들로 구성되어 있었다. 그러나 마르크스와 엥겔스는 그 점 때문에 [제1 인터내셔널을] 단념하지는 않았다. 그들은 운동 전반을 노동자계급 인터내셔널로 묶어세웠고, 거기에다 과학적인 이데올로기와 강령을 부여하기 위해 끈질기게 노력했다.
트로츠키주의임을 표방하는 여타 조류와 ‘국제 마르크스주의 조류’를 구별짓는 것은 한편으로 이론에 대해 노고를 아끼지 않는 우리의 태도이고, 다른 한편으로는 대중조직에 대한 우리의 접근방식이다. 여타 그룹들과는 달리, 우리는 노동자들이 대중행동으로 떨쳐나서게 될 때 그들이 노동운동 언저리에 있는 몇몇 소그룹들 쪽으로 몰려가지 않으리라는 사실을 우리의 출발점으로 삼는다. 우리 운동의 창립문서인 <공산주의당 선언>에서 마르크스와 엥겔스는 이 문제에 관해 이렇게 말했다:
“공산주의자는 프롤레타리아 전체에 대해 어떤 관계를 취할 것인가?”
“공산주의자는 여타 노동자계급 정당들과 대립하는 별개의 정당을 만들지 않는다.”
“공산주의자는 프롤레타리아 전체의 이해관계와 분리된 별개의 이해관계는 일체 갖지 않는다.”
“그들은 어떠한 종류든 자신들만의 섹트주의적인 원리들을 제정해서 프롤레타리아 운동을 그것들에 꿰맞추고자 하지 않는다.”
“공산주의자들은 다음의 것에 의해서만 여타 노동자계급 정당들과 구별된다: 1. 각 나라 프롤레타리아들이 벌이는 일국적 투쟁에서, 그들은 국적을 떠나 [세계] 전체 프롤레타리아의 공통의 이해관계를 지적하고 이를 전면에 내세운다. 2. 부르주아지에 맞선 노동자계급의 투쟁이 경과하는 다양한 발전 단계에서, 그들은 언제 어디에서나 운동 전체의 이해관계를 대변한다.
“그러므로 공산주의자들은 한편으로는, 실천상으로, 어느 나라에서나 할 것 없이 그 나라 노동자계급 정당들 중에서 가장 선진적이고 견결한 부분으로서, 여타의 모든 정당들을 추동한다; 다른 한편, 그들은 이론상으로는, 프롤레타리아 운동의 진행 노정(路程), 조건들 및 일반적인 최종 결과들에 대한 명료한 이해(理解)를 여타 프롤레타리아 대중 대다수보다 한발 앞서서 선취(先取)한다.”(마르크스와 엥겔스, <공산주의당 선언>, <프롤레타리아와 공산주의자들>)
이로부터 우리는 어떤 결론을 끌어낼 것인가? 오직 다음의 결론뿐이다: 진정한 마르크스주의자는 자기 자신을 대중조직으로부터 분리시켜서는 안 된다. 이 시대의 딜레마는, 많은 나라에서 노동운동의 사회민주주의 지도부가 노동자들의 열정을 질식시키는 부르주아 정책에 포획되어 있으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많은 나라들에서 여전히 대중의 지지를 얻고 있다는 사실이다. 공식적인 지도부가 타락했다고 선언하기는 쉽다. 하지만 진짜 과제는 타락했다고 선언하는 것이 아니라 대안의 지도부를 세우는 일이다.
인터내셔널은 단지 선포하는 것만으로는 건설되지 않을 것이다. 인터내셔널은, 공산주의 인터내셔널이 1914-1920년의 격동기에 대중들의 경험을 기초로 하여 세워졌듯이, [역사적] 사건들의 기초 위에서만 세워질 것이다. 사건, 사건, 사건들은 혁명적 사회변혁의 필요성을 대중에게 교육시키는 데 필수불가결하다. 그러나 사건들뿐 아니라, 분명한 이념을 가지고 있으면서 세계적 범위에서 대중 속에 굳건하게 뿌리를 내린 조직을 만들 필요가 있다.
베네수엘라 혁명을 어떻게 방어할 것인가
[작년 11월] 카라카스의 연설에서 우고 차베스는 예전의 모든 인터내셔널이 출범 당시 유럽에 본거지를 두고 있었으며 그 당시의 유럽의 계급 전투를 반영하고 있었던 반면, 오늘날 세계혁명의 진앙지는 라틴 아메리카, 특히 베네수엘라라고 지적했다. 적어도 현재로서는 라틴 아메리카 혁명이 세계 어느 곳보다도 멀리 앞서나가 있다는 것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우리 ‘국제 마르크시스트 조류’는 이런 전망을 10년 전에 내놓았고, 이런 전망은 사건들에 의해 충분하게 입증되었다.
차베스는 이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을 말하면서도 유럽과 북아메리카를 비롯하여 세계의 여타 부분에 혁명적 잠재력이 있다는 것을 결코 부인하지 않았다. 그는 오히려 이들 나라의 노동자와 청년들에게 사회주의 혁명운동에 동참할 것을 거듭 호소했다. 그는 미국의 노동자, 빈민, 아프리카계 미국인들에게 곧바로 베네수엘라 혁명을 지지해 달라고 호소했다. 이런 모습은 “라틴 아메리카”를 “미국인”과 대치시키려는 “제3세계주의”라는 반동적 데마고그와 아무런 공통점이 없다. 이것은 국제주의, 오래 전에 “만국의 노동자여 단결하라!”는 가슴 뛰게 하는 슬로건을 발진시킨 진정한 국제주의의 목소리이다.
제국주의는 라틴 아메리카에서 진행되고 있는 혁명적 과정을 끝장내고자 필사적으로 나오고 있다. 두말할 것 없이 베네수엘라가 이 과정의 전위이고, 차베스의 국제주의 정책과 세계혁명을 촉구하는 지속적인 부름은 세계 전역의 모든 반제국주의 투사들에게 하나의 등대불이 되고 있다. 베네수엘라 혁명은 아메리카 대륙 도처의 지배계급들에게 치명적인 위험이 되고 있다. 이것이 미 제국주의가 상황을 통제하기 위해 왜 다음과 같은 새로운 조치들을 취했는지, 그 이유를 잘 설명해 준다: 콜롬비아에 7개의 군사기지 설치, 온두라스의 쿠데타, 그리고 또 하나 중요한 것으로서 파나마에 새 군사기지를 설치하는 협정. 이 협정은 미 주둔군들로써 베네수엘라를 완전히 애워싸도록 해 준다.
베네수엘라 혁명에 있어, 국제주의는 2차적인 고려사항이 아니라 사느냐 죽느냐 하는 문제다. 요컨대 미 제국주의의 손을 마비시키는 유일한 길은 이 혁명을 방어할 강력한 대중운동을 세계적 규모로 일으켜 세우는 것이다. 라틴 아메리카에 이 운동을 일으키는 것이 중요하지만, 리오 그란데 강의 북쪽1)에 그 운동을 일으키는 것이 천 배나 더 중요하다. 그것이 바로 ‘국제 마르크스주의 조류’가 '베네수엘라에 간섭하지 말라(Hands Off Venezuela: HOV)'라는 국제 캠페인을 개시하여 지금껏 일관되게 지원해 온 이유이다. 이 캠페인은 세계여론이 베네수엘라 혁명을 지지하도록 이끌어낸 자랑스러운 기록을 가지고 있다. 이 캠페인에 힘입어 여러 가지 성과물들이 기록되었지만, 대표적인 것으로 말하자면 영국 노동조합들이 명예롭게도 베네수엘라 혁명의 방어를 만장일치로 결의했고, 청년과 노동조합 활동가 5천 명이 비엔나에서 대중집회를 열고 차베스의 연설을 들었다.
작은 숫자로 시작했지만 우리는 지금 40개가 넘는 나라에 네트워크를 가지고 있다. 이는 큰 성취이지만 여전히 시작 단계일 뿐이다. 단순한 연대 캠페인 이상의 그 무엇이 필요하다. 제국주의와 자본주의에 적대하고, 사회주의를 위하며, 베네수엘라 혁명을 방어하기 위한 혁명적 인터내셔널이 지금 필요하다. 필요한 것은 진정한 범세계적인 혁명적 인터내셔널이다.
개혁이냐, 혁명이냐?
‘카라카스 협정’은 제국주의와 자본주의에 반대하고(against) 사회주의를 위하는(for) 전 세계적 투쟁이라는 아이디어에 기초해 있다. 그것은 국제적 노동운동의 가장 전투적인 부분들을 통일시키기에 충분한 기초다. 그러나 우리는 이 호소가 착잡한 응답을 - 심지어 베네수엘라 통일사회주의당(PSUV) 대회2)에 참가한 지도자들 몇몇으로부터도 - 받았다는 사실을 간과하지 않는다. 개혁(량)주의자와 사회민주주의자들은 제5 인터내셔널이 단지 반제국주의적인 데 머물러서는 안 되고 그와 동시에 반자본주의적이면서 사회주의를 지향목표로 해야 한다고 하는 차베스의 주장을 좋아하지 않았다. 이는 몇몇 사람들을 성나게 했다. 카라카스의 좌파 정당 모임에 출석한 몇몇 대표는 우리가 이미 “사웅 파울루 포럼”3)을 갖고 있고, 반제국주의 인터내셔널이 공공연하게 반자본주의를 표방할 필요가 없다는 것을 논거로 이 부름에 반대했다.
“사웅 파울루 포럼”의 거듭된 회합은 그 같은 모임의 한계를 분명히 드러냈다. 그런 모임은 단지 수다 떠는 자리 즉 온갖 종류의 개혁(량)주의자들이 모여서 자본주의의 부정의에 대해 불평할 수는 있지만, 결코 혁명적 전망을 줄 수 없고 사회주의를 찬성하지도 않는 자리에 불과하다는 사실이 분명하게 입증되었다. 그와 반대로, 그들은 부분적 개혁을 추구하자며 개량주의를 주창한다. 그러나 이는 어떠한 실질적인 변화도 가져오지 못한다. 그것이 바로, 세계은행 같은 제국주의의 국제기관들이 이런 종류의 것을 호의적으로 바라보면서, 세상을 바꿀 혁명적 투쟁으로부터 관심을 다른 데로 돌릴 수단으로서 비정부기구(NGO)들을 적극 격려하고 재정적으로 지원하는 이유이다.
“사웅 파울로 포럼”과 ‘세계 사회 포럼’ 같은 조직들은 자본주의에 맞선 세계민중의 투쟁을 단 한걸음도 진전시키지 않는다. 차베스가 제5 인터내셔널 건설을 제안한 이유가 바로 그것이다. 제5 인터내셔널은 그러한 운동들과의 근본적인 결별이다. 차베스는 연설에서 인간 종(種)의 미래에 대한 진짜 위협은 자본주의 그 자체라고 천명했다. 그는 세계 자본주의 위기에 대해 언급하면서 국가의 퍼주기 식의 구제금융으로 자본주의 체제를 구하려는 서방 정부들의 시도를 비난했다. 우리의 과제는 자본주의를 구하는 게 아니라 파괴하는 것이라고 그는 말했다.
차베스는 그의 호소가 좌파적 정당, 정치조직 및 정치적 경향들을 향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 호소는 베네수엘라에서 대중토론을 촉발했을 뿐 아니라, 라틴 아메리카와 그 너머에까지 여러 좌익 정당과 조직들 안에서 토론을 촉발했다. 그것은 자연스럽게 분열을 야기했다. 하지만 그런 분열은 [새로 생긴 것이 아니고 기왕에] 이미 있었던 것이다. 그것들은 운동 내에 항상적으로 존재해 왔던 것으로서, 자본주의를 그럴싸하게 꾸미기 위해 약간의 개혁조치들을 도입하기를 원하는 사람들과 자본주의를 철저하게 폐지하기를 원하는 사람들 간의 [뿌리 깊은] 분열이다.
이를테면 전에 ‘파라분도마르티 민족해방전선(FMLN)’ 4)의 한 성원이었던 엘살바도르의 후네스 대통령은 제5 인터내셔널 창설에 반대하면서 자신은 사회주의와 무관하다고 말했다. 그러나 ‘파라분도마르티 민족해방전선’은 공식적으로 제5 인터내셔널 창립에 찬성했다. 멕시코에서는 이 착상을 ‘민주혁명당(PRD)’의 일부와 여타의 대중조직들이 받아들였다. 이 문제는 유럽에서도 공산당들과 전-공산주의 정당들 및 좌파들 일반 속에서 토의될 것이 틀림없다. 어떤 경향이든 조만간 이 문제에 대해 자기 입장을 가져야 할 것이다.
마르크스주의자는 어떤 태도를 취해야 하는가?
마르크스주의자는 어떤 입장을 취해야 할 것인가? 우리는 마르크스주의자로서 노동자계급의 대중적 국제조직 창설을 무조건적으로 찬성한다. 지금 진정한 대중적 인터내셔널은 존재하지 않는다. 제4 인터내셔널이라고 하던 것은 트로츠키가 암살된 뒤 그 지도자들의 오류로 인해 파괴되었고, 사실상 ‘국제 마르크스주의 조류’가 옹호하는 이념, 방법 및 강령 속에만 살아남아 있다. ‘국제 마르크스주의 조류’는 모든 나라의 노동자계급 대중조직들 속에서 마르크스주의 이념을 옹호한다. 제5 인터내셔널 창설 제안을 둘러싼 토의가 긴급히 촉진되어야 할 곳은 바로 이런 조직들 내부에서다.
제5 인터내셔널 창설 호소가 실제로 진정한 인터내셔널의 형성에로 이어질지 여부를 말하기에는 너무 이르다. 그것은 많은 것들에 달려 있다. 그러나 이 호소가 베네수엘라와 차베스 대통령에게서 나왔으니 만큼 무엇보다 먼저 라틴 아메리카의 인민들 가운데서 많은 호응을 받을 것이 분명하다. 이 호소는 노동자와 청년들의 마음에 새 인터내셔널이 가져야 할 강령과 예전 인터내셔널들의 역사와 그것들의 출현과 몰락의 이유들에 관해 많은 질문을 야기할 것이다.
이 논의는 마르크스주의자들이 적극적으로 참여할 의무가 있는 토론이다. 베네수엘라 혁명에 관해 함께 연대하고 그 혁명에 대해 마르크스주의 분석을 제공해 온 사실이 이미 널리 알려져 있는 우리 ‘국제 마르크스주의 조류’는 마땅히 분명한 자기 입장을 가져야 한다. 그리고 우리는 우리의 입장을 결정했다. 3월 첫 주에 아시아, 유럽 및 아메리카(캐나다와 미국 포함)의 30개가 넘는 나라를 대표하는 40명이 넘는 동지들이 참가한 국제 집행위원회 회의에서, ‘국제 마르크스주의 조류’는 제5 인터내셔널 건설에 동참하는 데 만장일치로 찬성했다.
우리는 대중적 기초를 가진 혁명적 인터내셔널의 창설에 대해 전폭적으로 지지할 것을 선언한다. 그리고 새 인터내셔널의 강령과 이념이 무엇이 되어야 할지에 대해 우리가 생각하는 바를 분명하게 제안할 것이다. 우리는 그 누구에게도 우리의 견해를 강요하려 하지 않는다. 새 인터내셔널은, 그 구성 부분들과 함께, 일정한 시간을 두고 민주적 토론을 거쳐, 그리고 또 공통의 경험에 기초하여 자신의 정치적 입장을 만들어낼 것이다.
․세계적인 반제국주의/반자본주의 통일전선을 위하여!
․국제적 사회주의 혁명을 위하여!
․마르크스주의 강령을 위하여!
․제5 인터내셔널 만세!
․세계의 노동자들이여 단결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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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
1)미국과 멕시코의 국경을 이루는 강.
2)베네수엘라의 집권당. 2006년 12월 선거가 승리한 뒤 차베스가 그 결성을 제창했고 2008년 초 창당되었다. 제5 인터내셔널의 창설은 차베스는 2009년 11월 20일 카라카스에서 열린 ‘좌파 정당들의 국제 모임’에서 제창했다.
3)라틴 아메리카와 카리브 해 국가들에서 48개 정당, 사회단체가 참여하는 포럼. 브라질 PT당이 주도하여 1990년 7월에 첫 대회를 열었다. 신자유주의에 대한 대중적이고 민주적인 대안을 토론해 왔다.
4)1980년 혁명게릴라조직들이 연합하여 결성. 1992년 이래, 좌익 정당으로 전환했다.
출처 : http://www.marxist.com/for-the-fifth-international.ht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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