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정세(각국의 계급투쟁과 국제정치) | 이집트 민중의 투쟁, 승리를 위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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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전태일노동연구소 작성일11-02-28 00:00 조회1,895회 댓글0건첨부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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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집트_민중의_투쟁110210.hwp (26.5K) 6회 다운로드 DATE : 2018-07-09 12:23: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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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집트 민중의 투쟁, 승리를 위하여!
2011. 2. 10
1. 이 투쟁은 혁명인가?
사람들은 이 사태를 혁명이라고 말한다. 혁명이란 무엇인가 라고 물으면 그 정의가 간단하지 않지만 적어도 권력자든, 정치체제든, 나아가 사회체제든 바뀌어야 한다. 이 가운데 최소한의 요건이 권력자가 바뀌는 것이다. 청교도 혁명이건, 명예혁명이건, 4.19혁명이건, 권력자의 교체가 있었다. 그러나 권력자의 교체가 있었다고 해도 5.16은 쿠데타로 불리지 혁명으로 불리지 못한다. 단지 최고 권력자의 얼굴만 바뀌었을 뿐, 통치의 내용이 바뀌지 않았기 때문이다. 오히려 통치의 내용 면에서는 4.19혁명을 부정하는 방향 위에 서 있었다. 그런 의미에서 5.16은 혁명이 아니거나 반혁명이거나 둘 모두이거나 이다.
이집트에서 전개되고 있는 지금의 사태는 혁명인가 아닌가? 아직 진행 중에 있는 사태이므로 현 시점에서 한마디로 단정하기 어렵다. 그러면 이 투쟁의 주체들은 혁명을 기도하고 있는가? 보도에 따르면 이 투쟁을 촉발하고 이끌고 있는 친노동 청년단체인 4.6운동은 무바라크 대통령의 퇴진을 분명한 목표로 요구하고 있고, 그 목표가 달성되지 않는 한 시위를 끝내지 않겠다고 말하고 있다. 나아가 최고 권력자가 무바라크에서 술레이만으로 바뀌는 것에 만족할 생각도 없다. 그들은 대통령을 정점으로 하는 군부가 정치권력을 독점하고 민중을 통치하는 방식을 타파하고, 자유롭고 공정한 선거의 실시1), 의회권한 강화와 대통령과 총리가 권력을 나누어 갖는 이원집정부제를 권력구조를 갖는 헌법제정 등을 주 내용으로 하는 자유민주주의 정치체제를 수립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대통령이 누가 되느냐는 그 다음 문제로 삼고 있다. 이런 점에서 그들은 부르주아 민주주의 혁명을 기도하고 있다. 타흐리르 광장에는 “민중은 무바라크 체제의 퇴진을 원한다(The people want the downfall of the system)”2)는 플래카드가 걸려 있다. 또 시위대는 무바라크 물러나라! 무바라크 정권 물러나라!(Down with Mubarak, Down with the regime!)고 외치며 무바라크뿐 아니라 그 권력체제까지 물러날 것을 요구하였다.3)
문제는 그러한 민중의 요구가 관철되어 부르주아 민주주의 정치체제로 변혁(transformation)될 것인지 아닌지 이다. 그것은 두고 보아야 할 일이지만 현재까지 나타난 과정으로 미루어볼 때 급진적이고 철저한 변화를 의미하는 “혁명”과 “변혁”이 아니라 점진적이고 불철저한 변화를 의미하는 “이행”과 “개혁”으로 귀착할 것 같다. 미 제국주의의 관리들은 하나같이 ‘혁명’이나 ‘변혁’ 같은 단어를 극구 피하면서 이행(transition)이라는 낯선 단어를 개혁(reform)이라는 익숙한 단어와 함께 부쩍 빈도 높게 사용하고 있다. 즉 평화적이고 점진적인 - 이것을 그럴듯하게 “질서 있는”이라고 표현하고 있다 - 이행을 통한 군사독재 통치체제의 부르주아 민주주의 정치체제로의 개혁 - 이것을 “의미 있는 변화”라고 돌려서 말하고 있다 - 이 미 제국주의가 노리는 바이다.
미제는 이집트를 제2의 터키로 만들려고 하고 있다.4) 군부독재 대신에 민간민주정부에 의해 통치되는 신식민지 자본주의로! 이것은 말하자면 단어의 정확한 의미에 있어서 “민주화”라기보다 “진정한 민주주주의 없는 자유화”라고 할 것이다. 노동자․민중의 정치적 자유는 억압하면서 민간 부르주아 계급의 정치적 자유를 해방하는 것이므로!5)
오바마 행정부의 비상 국가안보회의 대변인은 “지금은 믿을 수 있고(credible) 포괄적인(inclusive) 교섭을 통해 평화적이고(peaceful), 질서 있는(orderly), 그리고 의미 있는(meaningful) 이행을 할 때”라고 하면서 무바라크 정권에게 민중투쟁에 대한 대응 방향을 제시하고 있다.6) 오바마 대통령은 2월 4일 “일이 되게 하는 유일한 길은 지금 당장 ‘질서 있는’ 이행 과정으로 나아가는 것”이라고 말했다. 미 국무장관 힐러리 클린턴은 2월 5일 뮌헨에서 있은 국제안보회의에서 “민주주의로의 이행(transition to democracy)은 오직 ‘신중하게’, ‘포용적으로’, 그리고 ‘투명하게’ 실행될 때에만 이루어질 것이다.”고 말했다. 또 바이든 미 부통령은 “이집트가 민중의 열망을 받아 안는 민주정부로 이행하도록 즉각 ‘믿을 수 있고’ ‘포괄적인’ 교섭이 시작되어야 한다.”고 술레이만 이집트 부통령에게 촉구했다.7)
또 오바마 대통령이 이집트에 파견한 특사인 프랭크 와이즈너는 “무바라크는 이행을 감독하기 위해 권좌에 머무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8) 미 백악과 대변인 깁스는 “대통령이 말했듯이 지금은 이행의 시간이다. 그리고 중요한 점은 세계가 ‘의미 있는’ 변화를 향한 구체적 조치들을 보고자 한다는 것이다. 조금 전에 열거했듯이 그 변화는 정부와 야당 지도자들 간의 광범위한 교섭으로써 시작되어야만 한다.”고 말했다.9) 국무부 대변인 크라울리는 “우리는 지금 이행을 보고 싶다. 우리는 ‘신뢰할 수 있는’ 과정을 보고 싶다. ... 무바라크 대통령은 개혁과 변화(reform and change)의 과정을 책임지기로 공약했다.”고 말했다.10)
텔레비전 연설에서 무바라크 역시 “평화적인 개혁”을 실시하겠다고 약속했으며, 미국 관리들과 비슷한 이야기를 하고 있다. 저항세력의 얼굴마담인 엘바라데이 전 국제원자력기구 사무총장도 “이행을 감시하기 위해 군부 대표 1명을 포함한 5인 이내의 소위원회를 만들고자 한다.”고 말했다. 이처럼 모두들 이행을, “질서 있는” 이행을 말하고 있다. 또 모두들 “포괄(용)적인” “교섭”을 말하고 있다. 이것을 과연 우연이라고 할 수 있겠는가? 어느 정도 각본에 따라 조절되고 있음을 증명해 주고 있지 않은가?
이집트 민중의 투쟁은 지금까지는 미제의 이런 구도에 의해 조밀하게 통제되고 있다. 2월 2~4일에 있은 친 무바라크 측에 의한 시위대에 대한 야만적인 무력 공격까지도 사전에 조율되었을 가능성이 많다! 11)
2. 민주주의 혁명, 성공할 것인가?
사람들은 다들 이집트 민중의 혁명이 성공하기를 바라고 있다. 미 제국주의에 예속된 상태 하의 독재 통치가 어떤 것인지를 이집트 민중 이상으로 뼈저리게 경험한 바 있기 때문이다. 이것은 우리나라 민중들에게나 중동과 북아프리카의 민중들에게나 마찬가지다. 작년 8월 발표된 브루킹스 연구소의 여론조사에 의하면, 아랍인 가운데 이란이 위협이라고 느끼는 사람은 10%인데 비해 미국과 이스라엘이 주된 위협이라고 느끼는 사람이 각각 77%와 88%에 달했다.12)
이렇게 민중이 기성질서에 대해 저항감을 느끼고 있다면 혁명이 일어날 가능성이 높다고 볼 수 있다. 문제는 객관적 조건이 아니라 주체적 조건이다. 이 주체적 조건을 살펴 볼 때 현재로서는 혁명이 성공할지 여부가 매우 불투명하다. 과연 5공을 청산하고 문민정부를 들어서게 하던 한국 정도로라도 이집트가 ‘빠르고’ ‘의미 있게’ 민주화될 수 있을 것인가?
이 질문에 답하려면 먼저 이 민주화운동의 주체가 누구인지를 보아야 한다. 그리고 그 운동역량을 살펴봐야 한다. 이 투쟁을 이끌고 있는 세력은 사실상 ‘4.6청년운동’이다. 이들은 매우 전투적이다. 그러기에 1월 25일 이후 보름 가까이 과감하게 군사독재 정권에 맞서 3백여 명이 사망하는 가운데도 굽히지 않고 완강하게 투쟁을 지속시키고 있다. 이들은 2월 2일에서 4일까지 무바라크의 경찰이 시위대에 가한 야만적 침탈에도 굴하지 않고 해방광장을 사수했다. 이들은 또 무바라크가 권좌에서 물러나지 않고 권력을 행사하겠다고 한 이후에도 이에 굴하지 않고 9~10일에 다시 대대적인 대중투쟁을 불러일으켰다. 이런 점에서 이들을 이번 투쟁의 “영웅”이라고 할 수 있다.
이렇게 전투성의 면에서 뛰어나지만 이들은 정치적으로는 그다지 단련되어 있지 않은 듯하다. 무엇보다 이들은 미국의 지원과 원격조종을 받고 있다. 이들은 미국을 이 투쟁의 우군으로 생각하고 있는 듯하다.13) 그러기에 이들은 80년 광주항쟁 이후 혁명적으로 급진화한 한국의 청년운동만큼 철저하게 기성 지배체제에 맞서 투쟁하지 못하고 있다. 80년 당시 한국 청년학생 운동의 기조는 미 제국주의에 대해 적대적이고 정권에 대해 비타협이었다. 그러나 이집트 청년들은 미제에 대해 우호적이고 군사독재 정권에 대해 타협에 응하며 동요했다. 미국과 접촉했고, 무바라크의 분신인 술레이만 부통령이 제안한 협상 테이블에 나갔다. 나중에 ‘무바라크의 퇴진 없는 교섭과 민주화 이행’을 거부했지만.
노동운동에서는 아직 뚜렷한 주체세력 형성이 되어 있지 못하다. 2008년 4월 6일의 투쟁을 계승하는 청년 노동자들이 주도하는 독립노조가 만들어졌지만 그다지 위력적이지는 못한 듯하다. 이집트 독립노총은 이번 민중투쟁이 막 불타오르던 2011년 1월 30일에 막 결성되었다.14) 그 밖에 몇몇 혁명적 사회주의 운동(revolutionary socialist movements)도 존재하고 있다고 하나 그 영향력을 알기 어렵다.
민주주의 혁명을 성사시켜 낼 잠재적인 세력은 이슬람 형제단인 듯이 이야기되고 있다. 이들은 이란처럼 신정(神政)체제를 수립하려 하지는 않고, 이슬람 율법(샤리아) 제정을 원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렇다면 이들은 무바라크 독재를 축출하는 데는 현재 투쟁하고 있는 대중과 뜻을 같이하지만 수립하고자 하는 질서에서는 뜻을 달리한다고 봐야 한다. 터키 이슬람 세력의 경우에서 보듯이 이슬람주의 정치세력은 민족적인 면에서는 다소 반외세적 성향을 가질지라도 이들이 이루어내고자 하는 것은 완전한 자유민주주의에도 미치지 못한다. 그러므로 민주화와 관련해서는 이들은 혁명적으로 나가기보다 무바라크 정권과 타협할 가능성이 많다. 이들이 이란과 손을 잡고 민족해방 혁명을 꾀할 것처럼 이야기하는 것은 민주혁명세력을 탄압하는 명분을 만들려는 무바라크 측의 이데올로기 조작에 불과하다.
현재 무바라크를 정점으로 하는 친미 군사독재 정권에 대해 투쟁하고 있는 반대세력의 구성이 이렇다고 할 때 민주화의 주체세력은 80년대 한국의 민주화운동보다 혁명 역량이 취약하다고 하겠으며, 이런 점에서 그 전도가 양양하다고 보기는 어렵다. 따라서 노동자․민중주도의 혁명의 성격보다 그것을 예방하기 위해 지배세력이 추진하는 수동혁명의 성격을 더 강하게 지니는 자유화 개혁으로, 기존 부르주아 독재 정치체제의 합리화로 귀착될 가능성이 한국의 경우보다 더 농후해 보인다.
3. 이 민주주의 투쟁은 민족적․사회적 혁명으로 연결될 수 있는가?
어떤 글들은 혁명적 민중들이 자신들의 “민주적 권리와 더불어 민족적․사회적 해방”을 위해 싸우고 있다고 말하고 있다.15) 투쟁의 중심지가 되고 있는 광장의 이름도 “해방” 광장이다. 민중들이 이러한 해방 지향을 지니고 있는지 구체적으로 확인되지는 않는다. 그러나 이집트에서 미 정책에 대해 긍정적인 인구는 파키스탄과 비슷하게 겨우 17%로서, 미국에 대해 매우 적대적이라는 통계를 믿는다면,16) 투쟁하는 민중이 민족적 해방을 원하고 있음은 사실일 것 같다. 그리고 사회적 해방에 관련해서는 청년학생보다 청년노동자들이 이 투쟁에 앞장서서 참여하고 있는 것을 보면 어느 정도 인정될 수 있겠다.
그러나 이러한 지향이 존재하고 있다는 것과 이러한 지향이 민족적 해방과 사회적 해방을 추구하는 혁명으로 이어지는 것은 별개의 문제이다. 그러한 지향이 존재하는 것은 민족적․사회적 혁명의 필요조건이지만 그 혁명의 충분조건은 민중이 그러한 혁명의 주체로서 스스로 의식화․조직화되는 것이다. 이런 측면에서 볼 때 이집트 민중의 투쟁은 아직 군사독재 통치를 자유민주주의 정치로 바꾸는 정치혁명을 향한 투쟁에 지나지 않는다. 이 투쟁을 추동하고 있는 주체들은, 노동운동 조직으로 시작된 4.6청년운동이건, ‘변화를 위한 민족 연합’을 이끌고 있는 엘바라데이건 “민주주의”에 대해서는 적극적으로 말하고 있지만 민족해방이나 사회변혁에 대해서는 거의 언급하고 있지 않다. 러시아에서 1917년 혁명이 일어났을 때, 민중은 짜르의 타도와 더불어 “농민에게 토지를” “공장을 노동자 통제로”라는 요구를 제기했었으나 이집트에는 아직 그런 요구가 나오지 않았다.
그러면 이후 조만간 그런 혁명적 요구들이 제기될 것인가? 그러한 요구의 제기는 자생적으로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다. 민중이 투쟁경험 속에서 자기학습과 자기의식화를 통하여 그러한 변혁을 필요성을 깨닫게 되었을 때 비로소 그러한 요구가 대중의 자발적 요구가 된다. 즉 그 자발성은 역사적으로 축적된 목적의식적 노력의 결과물인 것이다. 그런데 이집트에는 한때 나세르 집권 시대에 민족해방과 사회주의를 지향하는 노력이 경주되었으나, 제3차 중동전쟁에서 이집트가 이스라엘에 패한 이래 이런 목적의식적 노력은 급속도로 약화되었다. 사회주의 지향 대신에 이슬람주의가 부추겨졌고, 이것은 민중의 의식이 사회변혁 지향으로 발전해 가는 것을 가로막는 장애물이 되어 왔다. 이집트 민중이 사회혁명을 성취하려면 이 역사적 장애물들을 극복해야만 한다.
이집트의 투쟁하는 민중이 자신의 사회적 해방을 위하여 자신들을 노동자 계급으로 형성하고 사회주의 이념으로 무장하여 생산수단의 소유권과 정치권력의 지배권을 주장할 정도로 되어야 혁명의 충분조건이 갖추어진다. 이러한 계급형성과 이념적 준비에 이르려면 지난한 과정이 필요할 것이다. 이러한 준비조건을 갖추어 나가는 데 있어서 민주주의 정치는 아주 중요하다. 정치적 해방은 그 자체로 사회적 해방을 위한 조건을 갖추어주지는 않지만 사회적 해방을 위한 투쟁에 지극히 유리한 여건을 제공해준다. 무엇보다 노동자․민중이 스스로 단결하여 계급을 형성하고 자신의 이념을 만들어감에 있어서 활동의 자유를 허용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우리의 민주화 이행 경험이 보여주듯이 정치적인 민주화 자체는 사회변혁을 위해 직접적으로는 아무것도 해 주지 않는다. 오히려 군사독재 권력이 물러난 정치적 공간을 민간자본이 차지하여 민족주의․국가주의 이데올로기 대신에 자본의 소유욕망과 소비욕구, 그리고 자본주의 이데올로기가 활개를 치게 될 것이다. 지금 투쟁의 중심인물 가운데는 정보통신 자본가인 나깁 수에즈도 포함되어 있다고 하는데,17) 민주화 이후를 이들이 주도할 경우 정치적 민주화가 자본의 자유를 실현하는데 복무하면서 노동자․민중의 사회적 해방에 대해, 이데올로기적․제도적 장치들을 통해 겹겹이 방벽을 쌓을 수도 있는 것이다.
4. 이 투쟁은 외면할 수 없는 우리의 투쟁이다
“구더기 무서워 장 못 담근다는 옛말이 있다.” 그렇듯이 이 투쟁이 부르주아 지배체제의 합리화에 그칠 가능성이 크다고 해서 이 투쟁을 외면할 수는 없다. 이 투쟁이 진정한 민주주의 “혁명”이 될지 질서 있고 의미 있는 민주주의 “이행”에 지나지 않을지는 아직 열려 있다. 또 설사 혁명이 되지 못한다고 해도 이 투쟁이 아무 의미가 없는 것은 아니다. 개량이 한계가 있다고 해서 개량이 아무 의미가 없는 것은 아닌 것과 같은 이치이다.
그러나 이 투쟁이 지금 지배체제의 합리화에 머무르도록 미제에 의해 조절되고 통제되고 있다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그러므로 일차적으로 미제가 이 사태에 개입하여 이 투쟁이 혁명이 되지 못하게 방해하는 데 대하여 폭로하고 비판하고 투쟁해야 한다. 이집트 민중이 아닌 한국의 노동자․민중이 할 일 가운데 으뜸은 이것이다. 더구나 정치가 미제에 의해 지배되고 통제되고 조종되고 있는 점에서 이집트와 한국의 노동자․민중은 매우 비슷한 처지에 있다. 그리고 그러한 예속의 처지에서 해방되고자 한다는 점에서 공통의 이해관계를 가지고 있다.
그러나 현재 부르주아 민주주의 혁명을 추진하고 있는 지점에 대하여 무조건적으로 지지를 보낼 수도 없다. 이집트 민중의 투쟁이 부르주아 민주주의 혁명을 넘어서 노동자 계급의 해방으로, 사회변혁으로 전진하는 데 대해 방해하지 않는 조건 아래서만 지지되어야 한다. 그들 가운데 부르주아적 부분이 우리나라의 보수야당들처럼 이 민주화를 위해 사회주의를 포기하라고 요구할 경우 단호하게 그들과 맞서서 투쟁해야 한다. 경제를 살리기 위해 즉 자본의 축적을 위해 노동자의 인간다운 삶을 포기하라고 요구할 경우에도 마찬가지이다.
이와 같이 이 민주주주의 혁명 투쟁 속에서 노동자계급은 부르주아 계급과 분명히 구별되는 자신의 독자적인 강령을 가지고 투쟁해야 한다. 그리고 우리는 친미 무바라크 독재정권에 맞서 투쟁하는 이집트의 민중 모두에게 지지를 보내지만 특히 노동자계급(및 피착취 근로대중)과 사회주의 운동에 적극적인 지지를 보내야 한다. 민중은 일괴암이 아니다. 부르주아는 부단히 광장으로 나와서 투쟁하는 민중이 어떠한 차이도 없는 일괴암인 것처럼 선전한다. 그러나 이는 사실이 아닐 뿐만 아니라 앞으로 투쟁이 나아갈 방향을 말하는 경우라면 잘못된 방향제시이기도 하다. 이집트 노동자는 지금 그 절반이 하루 2$ 이하의 임금으로 겨우 연명하고 있다.18) 이 노동자들에게 사회적 권리와 힘을 부정하고 단지 자유민주주의만 허용하는 것은 또 다른 형태의 자본독재를 강요하는 것이다.
이번 이집트 민중의 투쟁은 부르주아의 정치 자유화가 아니라 민중의 민주주의 정치혁명이 되어야 한다. 그리고 그 연장선에서 미제로부터의 민족해방과 사회주의 지향의 사회혁명으로 신속하게 전화되어야 한다. 그렇지 못할 때 이 혁명은 현존의 신식민지 자본주의 체제를 보다 인간적으로 만들어서 합리화하고 안정화하는 데, 미제가 기도하고 있는 바 수동혁명의 성공에 그치고 말 것이다. 80~90년대 우리나라 “민주화 이행”의 경험처럼! 나아가 그것은 이명박 정권과 같이 반동적인 자본독재 정권의 등장으로 귀착되고 말 것이다. 그런데 바로 그러한 성공사례를 미제는 지금 중동과 북아프리카에서 재연하려 하고 있는 것이다.
살인정권, 독재정권 무바라크 정권은 물러나라!
미제와 유럽 제국주의는 이집트 내정에 간섭하지 말라!
이집트 노동자․민중의 민주주의 혁명 투쟁을 지지하자!
이집트 노동자․민중의 민족해방 투쟁을 지지하자!
이집트 노동자의 자기해방 투쟁, 사회변혁 투쟁을 지지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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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이 투쟁의 상징적 대표자인 엘바라데이는 CNN 자카리아 기자와의 인터뷰에서 “자유롭고 공정한 선거를 관리할 관리정부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2) marxist.com., The Egyptian Revolution: \"The people want the downfall of the system\"
3) the Nation., Battle of Cairo: Monday, Day 14
4) 뉴욕 타임스의 한 기사는 이렇게 터키를 이집트의 전범(典範)이라고 치켜세웠다.
5) “군사정부는, 무바라크가 있든 없든, 반무바라크 세력들과 이집트 체제를 자유화하는 거래를 함으로써 저항을 무디게 하는 데 몰두하고 있다.” the Nation. 앞의 글 참조.
6)marxist.com., 앞의 글 참조.
7)the Nation., 앞의 글 참조.
8)the Nation., 앞의 글 참조.
9)the Nation., 앞의 글 참조.
10)the Nation., 앞의 글 참조.
11)이집트에는 7백여 명의 미 국방부 요원이 주재하고 있다. 이들이 군이 경비하고 있는 가운데 자행된 비밀경찰의 살상극을 몰랐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다.
12) Noam Chomsky, \'The Arab World Is on Fire\', Z Space.
13)\'US Embassy document: Secret Plan on Regime Change in Egypt\', Global Research, January 29, 2011 참조. 이들은 2008년부터 미 대사관과 접촉하고 있었으며, 2008년 12월 미 국무부의 초청을 받아 미국을 방문하고, ‘청년운동 동맹정상 회의’에 참석했다. 그리고 미 국회 의사당에서 정부 관리들과 회합하고, 싱크탱트들과도 만났다.
14) 이집트 독립노총(Egyptian Federation for Independent Union) 의 창립 성명서는 그 번역문을 민주노총에서 구할 수 있다.
15)marxist.com., 앞의 글 참조.
16) 이 여론조사는 ‘Pew Global Attitudes Project’에서 작년에 실시한 것이다. wsws., \'The Egyptian working class needs new forms of mass organization\', 2 February 2011
17) <조선일보> 2월 6일자 참조.
18)wsws., \'Imperialism and Egypt\'s \"democratic transition\"\', 7 February 2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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