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정세(각국의 계급투쟁과 국제정치) | [성명서]노동자의 힘으로 피재지(被災地) 인민을 구원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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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전태일노동연구소 작성일11-03-31 00:00 조회3,660회 댓글0건본문
일본 동북지역에서 발생한 이번 대지진과 쓰나미는 엄청난 피해를 가져왔습니다. 후쿠시마 원전은 최악의 사태를 향하여 폭주하고 있습니다. 이번 대지진은 또 일본 노동자계급에게 커다란 변화를 가져올 것으로, 대지진 피해를 빌미로 한 대량해고도 예상됩니다. 국철치바동력차 노조(도로치바 노조)는 이런 상황에서 그 입장을 밝히는 성명을 아래와 같이 발표했습니다. 국철치바동력차 노조에서 한글로 보내온 성명서를 올립니다.
노동자의 힘으로 피재지(被災地)1) 인민을 구원하자!
모든 원전을 폐기하라! 지진 재해를 빌미로 한 해고를 허용하지 말자!
살기 위해 투쟁하자!
(1)
3월 11일 발생한 거대 지진은 동북지방을 비롯해 일본 동쪽 전역에 거대한 재앙을 가져왔다. 얼마나 많은 인명을 앗아가고 얼마나 많은 이들이 구원을 기다리고 있을지 아직 피해의 전모조차 파악되고 있지 않다. 아직도 시시각각 인명을 앗아가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거의 모든 피난소에서 충분한 물도 음식도 전기도 의료체제도 확보되어 있지 않다. 뿐만 아니라 냉각장치 기능을 잃고 폭주하고 있는 후쿠시마 원전은 2차례 폭발을 겪고 시시각각 위기적인 사태를 심각하게 만들고 있다.
정부의 재해 대책은 파산하고 있다. 이제 노동자의 단결된 힘으로 살기 위해 필사적으로 외치는 재해 지역을 지원하자.
(2)
이번 지진과 그 후에 습격한 쓰나미가 예상을 훨씬 넘은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10년 이내에 99%의 확률로 발생할 것이다”라고 예측되어 왔음에도 불구하고 충분한 지진 대책이 마련되지 않았다. 뿐만 아니라 그간 진행된 것은 ‘경쟁원리와 자기책임의 원칙’을 내걸고 지방을 내버리고 가는 신자유주의 정책이었다. 지자체 재정은 잇달아 파탄 났고 지진 대책을 마련할 여유도 없었다. 그 결과 피해의 엄청난 확산을 가져온 것이다.
후쿠시마 원전에서 일어나고 있는 사태는 바로 그것을 상징하는 것이다. 추운 겨울 한가운데 반경 20km 이내에 사는 주민들은 겨우 붕괴를 면한 자신의 집에서 쫓겨나고 있다. 수많은 주민들이 방사능에 피폭되고 있다. 정부나 전력자본은 “절대로 안전하다. 클린 에너지다”며 ‘지진의 소굴’ 위에 원전을 만들었다. 이들이 말한 것은 모두가 새빨간 거짓말이었다. 원전 건설은 자본에게는 거대한 이익을 가져오는 도깨비 방망이였고 정부가 추진하는 핵무장 정책의 핵심이었다. 그런데 그것이 무엇을 가져오는 것인지가 최악의 형태로 드러난 것이다.
(3)
지금 피재지로 향하는 간선 도로들은 자위대에 의해 통제되고 있다. 피재지에 대해 아픈 마음을 가진 많은 사람들이 지원물자를 싣고 현지를 향하려고 하는데 ‘구원 루트 확보’의 이름 아래 아예 막히고 있다. 최소한의 물류마저 막힌 채 벌써 사흘이 지났고, 피재지뿐만 아니라 수도권의 슈퍼마켓 식료품 선반이 텅 빈 상태다. 자위대들만이 활보하고, 구원활동이나 피재지를 향한 구원물자 수송과 피난소에 대한 배포는 조금도 진전되지 않고 있다. 뿐만 아니라 피재지 앞바다에는 미군 핵항공모함 ‘로널드 레이건’이 도착했다. 지금도 몇 만 명에 이르는 희생자들이 쓰레기 더미 아래에 묻혀 있고, 각지에서 고립되어 구원을 기다리고 있는 많은 사람들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치안대책이 모든 것에 우선하고 있다. 이런 현실에서 “국난에 대해 모든 국민의 단결을”이 선동되면서 전시 체제를 만들려고 하고 있다.
(4)
특히 원전사고에 대해서는 명백하게 온갖 정보가 조작되고 진실이 은폐되고 있다. 1호기, 3호기의 격심한 폭발까지 그다지 심각한 문제가 아니라고 발표되고 있다. 대량의 방사능이 유출되고 멜트다운(노심용해)으로 치닫고 있는데도 우리에게 필요한 정보는 아예 공개되지 않는다.
모든 힘을 모아 노심용해를 막아야 하는데, 정부와 도쿄전력은 일이 이 지경에 이르렀는데도 원자력정책을 유지해 나갈 것만을 고민하고 있는 것이다.
(5)
이번 대형 지진재해에 대해 민주당의 간 나오토 정권, 자민당, 공명당 등이 ‘정치휴전’이라고 하면서 손을 잡고 “부흥 증세” "아이들에 대한 수당 등의 폐지를 재원으로 추경 예산을" "기업 융자" "부흥 융자" 등의 지진재해 대책을 표명하고 있다. 결코 허용할 수 없다. 시선을 돌리고 싶을만한 피재지의 궤멸 같은 상황을 역으로 이용해 노동자 인민에 대한 더 한층 전면적인 수탈로 이 위기를 넘어가려 하고 있는 것이다.
지진과 쓰나미로 모든 것을 잃은 노동자들과 농민, 어민, 중소기업 사업주들에게는 대출을 이용할 수 있는 여지가 아예 없다. 필요한 것은 주택과 살아갈 수 있는 수입과 의료의 무조건 보장이다. 폐지해야 하는 것은 아이들에 대한 수당이 아니라 국방비다.
(6)
동쪽 일본 전역에서 헤아릴 수 없는 많은 노동자들이 일자리를 잃어 버렸다. 진원지에서 500km나 떨어진 치바현에서조차 해안 지역은 전면적으로 액상화(液状化)2) 상태가 되고 도로와 건물들에 균열이 생기고 콤비나트(공장지대)에서는 대규모 화재가 발생했다. 국토의 절반이 심각한 피해를 받은 미증유의 사태 속에서 그 모든 것이 노동자에 대한 전면적인 공격으로 바뀌어 밀려오고 있다. 대형 지진 재해를 계기로 삼아 노동자들의 대규모 해고, 즉 대실업의 거센 바람이 불기 시작하고 있다. 대형 지진 재해가 모든 것을 완전히 바꾸고 있다.
노동자들이 놓여 있는 현실은 벌써 지진 재해가 발생하기 이전에 임계점에 이르고 있었다. 이 한 해 동안에 일어났던 것은 사회보험청의 민영화와 노동자의 해고, 일본항공의 지명해고(指名解雇)3), 우정(郵政) 비정규직 노동자 수천 명 해고 등 쏟아지는 해고 폭풍이었다.
수많은 노동자들이 비정규직, 근로빈곤층(working poor)로 전락하고 사회보장제도가 해체되어 하루하루를 살아나가는 것이 힘겨운 상황에서 이번 대지진이 발생한 것이다. 따라서 대지진이 살기 위한 마지노선까지 빼앗아 가고 있는 것이다.
세계의 지배자들은 일본 경제의 붕괴가 세계적으로 파급되면서 이미 진행하고 있던 대공황과 이에 대한 분노의 목소리가 분출하여 세계를 뒤덮는 것에 공포를 느끼고 있다.
정확히 그때 우리는 신자유주의 공세에 맞서는 전국운동을 시작하고 있었다. 그것은 노동자의 분노의 목소리와 결합되어 그들을 조직하며 노동운동의 변혁을 위한 장대한 도전의 출발점이었다. 그것이 곧바로 요청되는 정세가 도래한 것이다.
(7)
지금이야말로 살아가기 위해 투쟁하자. 노동자의 힘으로 피재지 인민을 전력으로 구원하자. 모든 피재자들에게 무조건으로 주택과 음식과 의료를 보장하라. 모든 원전을 곧바로 정지, 폐기하라. 쏟아지는 재해 해고를 허용하지 말자. 이제 신자유주의 공세를 끝내자. 간 정권을 타도하자. 노동조합이 앞장서자.
2011. 3. 14
국철치바동력차 노동조합
1) 지진이나 해일 따위의 재난을 당한 곳.
2) 수분을 머금은 지반이 지진으로 인해 액체상태으로 변하는 현상
3) 회사가 해고 대상자를 직접 지정하여 해고하는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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