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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세와 투쟁방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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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정세(각국의 계급투쟁과 국제정치) | 베네수엘라, 혁명 반혁명 세력간의 새로운 충돌이 준비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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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패트릭 라르센 작성일08-11-30 00:00 조회3,692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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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태일을 따르는 민주노동연구소 <정세연구> 2008. 11. 14
 

 

베네수엘라, 혁명 반혁명 세력간의

새로운 충돌이 준비되고 있다

 

패트릭 라르센

 

베네수엘라의 유명한 공산주의자 작사작곡가인 알리 프리메라가 다음과 같이 글을 쓴 적 있다. “혁명은 늦지 않게 일으켜야 한다. 늦추면 늦출수록 더 어려워진다.” 이것은 참으로 심오한 말이고, 요즘 베네주엘라 혁명이 당면하는 주요 문제들을 명료하게 요약해준다.

우고 차베스는 십 년째 집권하고 있다. 그를 내쫓아 그가 추진해온 사회개혁을 중단시키려고 제국주의와 과두 정치세력이 그동안 여러 차례 그의 축출을 꾀해 왔다. 그 때마다 노동자대중, 청년과 도시 빈민들은 혁명을 지켜내려고 거듭 떨쳐 일어서곤 했다.

 

높아가는 인플레와 범죄율, 자본가들의 태업

 


거의 영구적인 정치동원과 계급 투쟁을 십년간 벌인 끝에 대중이 결정을 내렸는데도 불구하고 정부는 아직 사회의 주된 문제들을 변변히 해결하지 못했다. 생활 기준과 사회복지에의 접근은 향상되었지만 베네주엘라인 대다수는 여전히 가난하고 도시의 하부구조(인프라스트럭쳐)와 수송체계는 아직 비효율적이다. 집값도 오르고 있고 게다가 범죄율이 기록적 수준에 다다랐다. 카라카스에서는 범죄로 인한 사망자가 해마다 인구 10만명 당 98년에는 70명이었는데 2007년에는 130명으로 상승했다.

계획부 장관 하이만 엘 트루디는 세계경제가 베네주엘라에 충격을 줄 것이라는 예상을 늘 부인했지만 베네수엘라는 (특히 농산물의) 수입에 완전히 의존하고 있다. 그래서 인플레가 혹독하게 들이닥쳤다. 농산물 값이 15.3%나 앙등했으며 카라카스의 물가는 올 1년 사이에 49.9%나 뛰었다. 정부는 자본가들에게 투자를 호소하여 문제를 풀려고 했지만 이들은 농산물의 품귀를 초래하고 인플레를 부추기려고 농산물을 투기하거나 계속 쟁여두었다.

 

석유가격의 급격한 동요도 베네수엘라에 부담을 주고 있다. 몇몇 자료는 국영 석유회사( PDVSA)의 내년 예산의 40%가 삭감될 것이라고 알려준다. 이는 일부든 전체든 석유세금에서 재원을 조달하는 많은 사회프로젝트, 미션에 불가피하게 영향을 끼칠 것이다.

정부의 개혁주의 부문에 의해 특히 장려된 “사회주의 석유”(즉 석유수입으로 지원되는 사회주의)의 아이디어는 현실과 정면 충돌하고 있다. 이들은 높은 석유 수입을, 자본가 재산을 몰수하지 않아도 되는 구실로 삼아 왔다. 이들이 간과한 것은, 단지 석유가격만이 아니라 베네수엘라가 생산하고 있는 알루미늄과 여타 원자재 가격들도 다 세계시장에 전면의존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베네수엘라 경제는 이들 가격의 등락에 대단히 민감할 뿐 아니라 여타 재화들의 수입에도 크게 의존한다. 이는 국가에 잠재적으로 재앙적인 상황이고, 이를 해결할 유일한 방책은 농업, 식량, 의류 같은 분야의 생산을 가동할 수 있는 계획경제의 실행일 것이다.

 


부분적인 수단들

 

베네수엘라 정부는 경제사보타지에 대처하고 노동자 빈민에게 이익을 안겨줄 몇 가지 수단을 채택했다. 4월에 거대 철강회사 SIDOR을 국유화한 것을 비롯하여 ‘베네수엘라 은행’과 우유생산업체 ‘안데스 락테오스’, 시멘트산업 전체, 알루미늄공장 ‘리알카’ 등등이 국유화되었다.

노동자와 청년들은 이 국유화 조치를 열광적으로 환영했다. 5월의 여론조사에서 시멘트산업 국유화는 56% 찬성, 33% 반대, 철강회사(SIDOR)의 국유화는 53.1% 찬성, 반대 30.9%였다. 더 중요한 것은 ‘당신은 식량 연쇄점(food chain)의 국유화에 동의하느냐(아직 그것은 몰수되지 않았다)’는 질문에 50.1%가 수긍하고 30.9%만이 반대했다는 사실이다.

 

국유화는 당연히 지지할 일이지만 그것이 실현된다 해서 모든 문제가 다 풀리지는 않는다. 그것은 생산체계가 순탄하게 작동하여 인구의 필요를 충족해내도록 사회주의 계획생산의 일부가 되어야 한다. 그러나 베네수엘라의 국유화는 아직 경제의 일부 영역에 한정돼 있고, 주요 영역에서 광범한 자본주의 기업들이 통제되지 못하고 있다. 필요한 것은 이러저런 몇몇 공장들의 몰수가 아니라 계급으로서 부르주아지의 폐지이고, 국가적 사회주의 생산계획을 부과하는 것이다.

 

군부 내 새 음모들

 

우고 차베스는 세계 정치에서 걸출한 인물이다. 그가 국제 부르주아 미디어들에게 항상 공격받는 이유는 그가 제국주의에 맞서 실행 가능한 대안으로서 사회주의를 드높일 용기를 갖고 있기 때문이다. 차베스가 아직 자본가들에게 투자를 호소하고, 지배계급의 경제 권력을 파괴할 결정적인 조치는 취하고 있지 않지만 과두세력과 제국주의는 그를 제거하는 일에 광분하고 있다. 그들은 그가 단지 살아있다는 것만으로도 위험을 느낀다.

 

지난 두 달 동안 일어난 일련의 사건들로 하여 군부 내에 중요한 부문들이 아직 차베스와 혁명에 충성하지 않고 있다는 사실이 분명해졌다. 9월 10일 현역과 은퇴자를 망라한 군 장성들의 쿠데타 음모가 발각되었다. 차베스를 고립시켜서 체포하고 쿠데타를 벌이겠다는 내용의 녹음 테이프가 발견된 것이다. 9월 23일 장거리 대포를 비롯한 무기들이 은닉되어 있다는 사실이 (반대파 주지사가 통치하는 주인) 술리아주(州)에서 발견되었다. 9월 27일, 베네주엘라 정부는 음모에 연루된 공군 장성 한 명을 체포했다.

 

이들 음모는 군부 내 심각한 불안정을 드러냈다. 반혁명 세력은 군부 내 조직된 분파를 갖고 있다. 이는 정부가 군부 내 혁명운동을 게을리 한 우유부단함의 필연적 결과다. 정부는 군부 내에 PSUV(베네주엘라 통합사회주의당)의 활동을 금지했다.

결과는 분명하다. 혁명정치가 군부에 간섭하지 못하게 한다면 이는 반혁명세력에게 틈을 열어주는 일이다. 음모와 쿠데타를 방지할 유일한 길은 군대 내 혁명가를 조직하고 동시에 전국적 예비군 조직화를 통해 대중을 무장시키는 일이다. 모든 노동자 농민 청년은 예비군에 들어가 이를 지역적 전국적 혁명운동과 연계된 실질적인 인민의 군대로 바꿔내도록 투쟁해야 한다.

 

베네수엘라통합사회주의당과 그 청년조직

 
베네수엘라 사회의 모순은 여전히 첨예하다. 이는 아마도 PSUV(베네수엘라 통합사회주의 당)에서 더 분명히 드러난다. 올 1-2월의 창립 대회를 마치고 PSUV는 11월 지방/지역 선거 입후보자 선출 과정에 들어갔다. 6월의 내부 선거에는 250만명이라는 대단한 숫자가 참여했다. 몇몇 지역에서는 좌파가 인상깊은 승리를 거두었으나(메리다, 바르가스, 많은 지방 후보자들), 대부분의 지역에서는 관료집단이 국가 기구를 활용하여 자기 후보를 밀어넣었고 비중 있는 좌파 활동가들이 별로 진출하지 못했다.

PSUV의 창립 첫해가 개혁주의 우익과 혁명주의 좌익이 끊임없이 대결한 시기였다면 지난 9월 푸에르토 오르다즈에 1300명이 모여 개최한 PSUV 청년조직의 창립대회에서는 이 양상이 더 심했다. 대회장 분위기는 대단히 급진적 혁명적이었다. 특히 마지막 회의에서 그랬는데 이날 사람들이 외친 가장 대중적인 슬로건은 “청년은 사회주의자다. 개혁주의자가 아니다” “토론을 개방하라, 민중은 시간이 있다”는 말이었다.

(선출되지 않은) 지도부가 위로부터 부과되어 어떤 토론이든 억누르는 성문율의 이념을 강제한 반면, 그들로 하여금 규칙을 민주적으로 변경하고 물러서도록 평당원(rank and file)이 압력을 넣었다.

청년 PSUV 창립대회는 공식적으로 14만 청년을 대표한다. 전국적으로 이들 청년은 청년지부를 스스로 조직하고 혁명을 급진화하기 위해 싸운다. 청년 PSUV의 진화는 베네수엘라 혁명의 진군에 결정적인 역할을 맡을 것이다.


단결과 행동에 대한 노동자들의 압력

 

베네수엘라 혁명의 지금 상황을 이해하는 데 고려에 넣어야 할 핵심 사실의 하나는 2006년 5월 UNT(베네수엘라 전국 노조) 대회의 해산이다. UNT는 베네수엘라 수백만 노동자들의 눈에는 프롤레타리아가 혁명의 주역으로 활동하는 데에 잠재적 수단으로 간주되어 왔다. 그러나 그들의 기대는 UNT가 2006년 두 번째 전국대회를 개최했을 때 산산조각이 났다. 노동자 4천명이 카라카스에 모였을 때, 올란도 치리노와 마르셀라 마스페로 그룹으로 나뉜 두 경향의 지도자들 사이에서 분열이 생겨났다. 대회는 두 집회로 갈라졌고, 대부분의 대의원들은 좌절하여 돌아갔다.

 

갈등은 베네수엘라 노조운동이 직면한 현안과 아무 관련이 없는 문제를 놓고 벌어졌다. 그 분열은 그러나 UNT를 거의 2년간 마비시켰다. (사니타리오스 마라카이와 SIDOR에서처럼) 전국적으로 중요한 노동자 투쟁이 벌어졌는데 UNT는 별다른 역할을 하지 못했다.

 

올 4월의 철강회사(SIDOR) 국유화는 새 전환점이었다. 다국적 자본의 공격을 국가기구 내 개혁주의 부문이 은근히 거들었는데도 이를 물리치고 재국유화를 이뤄낸 SIDOR 노동자들의 영웅적인 투쟁은 베네수엘라 노동자계급이 혁명의 진전을 위해 분투하고 있음을 보여주었다.

 

그것은 수동성, 운동 전망의 결여로 불신받은, 다른 노조 흐름의 지도자들에게도 분명한 교훈이 되었다. SIDOR에서의 승리는 미래의 길을 보여주었고 베네수엘라 노동자들에게 거대한 영감이 되었다. 그것은 아래로부터의 압력을 배가했다. 노동자들은 UNT의 재활성화를 요구하기 시작했다. FSBT(전 노동부장관 호세 라몬 리베로를 중심으로 한 TU흐름) 주변의 일부 관료적 부문은 새 노조연맹을 제안하여 분위기를 떠보려고 했다. 그러나 그들은 현장 노동자들의 압력을 받아 이 과정을 중단해야 했다.

그때 이래로 단결과 특히 행동에 대한 압력이 널리 퍼졌다. 7월, 자동차 노동자의 대표들이 만나서 노동자운동의 단결과 새로운 합동 사회주의노동자 지역대회 소집을 요구했다. 9월 4일, 100개 노조를 대표하는 500명이 참여하여 사회주의 노동자 지역대회가 술리아에서 열렸다. 일반(rank and file) 노조들에 의해 이 대회는 소집되었고, ‘볼리바리안 노조운동의 재건을 위한 전국 대회’가 이 자리에서 제창되었다.

 

아래로부터의 압력을 느끼고 운동 지도부가 몇몇 대응책을 내놓았다. PSUV 지도부가 조직하고 UNT의 대부분의 정파들의 지지를 받아 9월 20일 PSUV를 지지하는 노조 활동가들의 전국 모임이 열렸다. 300명이 참가한 이 모임은 급진적인 분위기 속에서 최종 해결책으로 은행 국유화를 제시했다.

 

여러 정황으로 보아, UNT 전국대회가 조만간 개최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결정적인 문제는 단결만이 아니라 그것을 어떻게 무슨 목적으로 성취하느냐다. 베네수엘라 노조운동의 주류는 미래의 길을 제시하는 데 무능력을 드러냈다. 사실상 그들은 운동의 범죄적 곤경으로 이끈 분열에 안주해 있었다. 단결은 위로부터 관료적으로 만들어질 수 없다. 법령으로 하달될 수도 없다. 줄리아에서의 지역모임은 미래의 길을 제시한다. UNT가 이들 요구를 위해 싸우기 시작하고, 공장에서 노동자통제를 실행할 실질적 수단을 취하기 시작한다면 자본과 노동 간의 힘의 균형은 바뀔 것이다. 부르주아지는 위협받을 것이고 노동자들은 UNT의 지도에 따라 다시 진군할 것이다.

 

지방 선거

 


혁명은 11월 23일 치를 시장과 주지사 선거에서 다시 시험대에 오른다. 예전의 선거에서 반대파는 두 군데 주(줄리아와 누에바 에스파르타)에서만 간신히 승리했으나 지금 다른 중요한 주들(카라보보, 타키라, 미란다, 메리다)을 잃어버릴 위험이 작지 않다. 중요한 거점 도시인 마라카이보 시장선거도 만만치 않다.

볼리바리안 정부는 아직 대다수 대중의 지지를 누리고 있다. 그러나 작년 12월 개헌 국민투표의 패배는 분명한 경고다. 10년 동안 혁명이 진행되었지만 앞에서 언급한 중요한 문제들은 해결되지 못했다. 차베스를 지지하는 대중은 뚜렷한 사회변화가 실현되지 못하고 과두세력을 단호하게 척결할 전망도 보이지 않는 데 대해 피로를 느끼고 있다. 지도부와 많은 공식 PSUV 후보자들 중에 대중에게 불신 받는 부분이 아직도 적지 않다.

 

이러한 사실이 왜 지방 선거 전망이 밝지 못한지를 말해준다. 물론 그 결과가 어찌될지는 분명히 예견하기 어렵지만 중요한 것은 일반적 추세를 파악하는 것이다. 혁명은 갈림길에 놓여 있다. 사회 안에 축적된 숱한 모순은 영원히 교착상태에 남아 있지는 않다. 그것들은 어떤 식으로든 해결되어야 한다.

이번 선거에서 혁명세력이 분명한 승리를 거둔다 해도 어떤 점에서는 과두세력과의 더 첨예한 충돌을 준비할 뿐이다. 이미 차베스는 그가 승리한다면 헌법 개정을 요구하는 새 국민투표를 소입할 것이라고 말했다. 과두세력은 이를 수용할 수 없을 터이니 다시 계략을 꾸밀 것이다.

 

맑스주의자에게 근본적인 점은 사회주의 혁명을 완수할 모든 객관적인 조건이 베네수엘라에 현존한다는 사실을 이해하는 것이다. 그런데 왜 이것이 실행되지 못했는가? 개혁주의자들은 대중의 의식수준이 낮은 것을 탓한다. 그러나 우리가 지난 10년의 혁명을 분석한다면 과두세력과의 모든 중요한 충돌에서 혁명을 구한 세력은 바로 이들 대중이었음을 확인한다. 2002년의 쿠데타 때도 그랬고, 그 뒤의 자본가들의 공장폐쇄 때도, 2004년의 이른바 국민투표때도, 2006년 대통령 선거때도 그랬다.

문제는 대중의 의식 결여가 아니라 지도부 내 개혁주의 부분이 사회주의 전망을 분명하게 갖고 있지 못하다는 사실이다. 유일한 해결책은 경제의 주요 지렛대(은행, 토지, 식료품 유통체인등)을 몰수하여 사회주의 생산계획 하에 민주적 통제를 가하는 것이다. 이것만이 베네수엘라 혁명이 당면한 긴급 현안들을 해결할 수 있다.

 

출처 : www.marxist.com 2008.1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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