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정세(경제) | 골드만 삭스는 어떻게 그리스를 사취(詐取)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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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전태일노동연구소 작성일10-03-31 00:00 조회2,424회 댓글0건본문
골드만 삭스는 어떻게 그리스를 사취(詐取)했는가?
2010년 3월 10일 수요일
출처: 프랑스 반자본주의 신당
*각주는 역주임
*[ ]안은 역자가 첨가한 부분임
2010년 초 이래 그리스는 신문의 1면을 장식하고 있다. 그리스는 파산 상태에 처해 있다. 그리스 사람들은 긴축요법을 쓰지 않으면 안 된다. 더 적은 연금과 공공 서비스를 받는 대가로 더 많이 일을 해야 한다.
그런데, 이 같은 벌을 받게 되기까지 그리스 민중들은 얼마나 잘못을 범했는가?
민중들이 잘못한 몫은 별로 없다. 그러나 그 동안 집권해 온 정부들이 잘못한 몫은 매우 많다.
그리고 골드만 삭스와 월 스트리트가 그 정부들의 잘못을 거들었다.
2000-2001년 사이에 그리스는 유로를 통화로 채택하는 극소수 나라들의 써클[즉 유로-존] 속에 들어갈 수 있도록 자기나라 재계와 대책을 논의한다. 부채는 기준을 넘고, 정부예산 적자는 한계에 이르러 있고 했으므로.
그러나 결국 그리스는 유로화 발행 국가에 소속된다.
어떻게 해서 그렇게 될 수 있었는가?
지난 과정을 순서대로 되새겨 보자. 사회당의 코스타크 시미티스 정부는 1996년에서 2004년까지 집권했는데, 그리스의 유로화 가입에 대해 교섭하는 데 애를 먹었다. 1999년 유로화 창설에 침여할 수 없었고, 2001년에야 마침내 마스트리히트 조약1)의 기준을 충족시킨다. 이렇게 해서 2002년에 그 신용화폐[즉 유로화]의 발행 국가에 속하게 된다. 하지만 그리스는 이 때에도 실제로는 모든 기준을 다 충족시키지 못하고 있었다. 아니 어림도 없었다. 예를 들어 부채는 국내총생산의 95와 110% 사이를 오르내렸다. 이는 마스트리히트 조약이 정한 기준인 60%를 훨씬 넘는 것이었다.
그러나 사회-자유주의 정부[즉 사회당 정부]는 어찌어찌해서 정부 재정적자를 국내총생산의 3% 이하로 공표할 수 있게 되었다. 이는 유로-존에 들어올 나라들의 수렴 기준2)들로 정해진 한도였다. 이로써 독일로 하여금 그리스를 유로-존 클럽에 받아들이도록 설득할 수 있었다. 뒤이어, 2004년에 우파 정권이 들어섰다. 이 때 어떤 회계사가 2000-2004년도의 재정적자는 결코 3% 아래로 내려가지 않았으며, 3.7과 5.3% 사이를 오르내렸다고 폭로했다. 이에 대한 공식 해명은 국가가 군사용 투자지출을 장부에 기장하는 것을 “빼먹었다”는 것이었다.
그러나 독일 <신문 슈피겔>과 <뉴욕 타임스>가 조사한 바에 의하면, 그 재정 결산서가 유럽연합에 제출할 만하도록 만들기 위해 그리스 정부가 상업은행인 골드만 삭스의 “금융 창의성”의 도움을 받았다고 한다. 골드만 삭스의 수뇌부가 코스타스 시미티스 사회당 정부에 복잡한 합성 금융상품 - 2008년 세계 금융위기를 촉발한 금융수단들인 비우량주택담보대출(서브프라임)이나 신용부도스왑(CDS)의 모습을 본받은 - 을 제안했던 것이다.
전통적인 부채 - 이것은 유로화를 만드는 마스트리히트 조약의 수렴기준의 하나로서 유로-존 가입여부를 판단할 때 심사항목으로 들어가야만 한다 - 대신에 골드만 삭스는 그리스 정부에 교묘한 합성 금융상품을 제안했던 것으로 보인다.
그 상업은행인 골드만 삭스는, 자신의 휘하에 있는 JP모건 체이스의 도움을 받아, 매우 높은 특별이익을 얻는 대신에 채무를 발행함이 없이[즉 수익권을 줌으로써] 수십억 달러의 외화를 제공할 투자자들을 찾는 데 중개자 역할을 했다. 그래서 그리스는 2019년까지의 로또 수입, 항공료 및 고속도로 사용료 등을 내놓았다. 이 과정에, 이 월스트리트 은행은 이 파생금융상품들을 합성해 준 대가로 3억 유로의 수수료를 챙겼다.
이 파생금융상품들은 극도로 복잡하고 극도로 위험하며, 일반적으로 다국적기업들 사이에서만 사용된다. 엔론 같은 거대기업의 파산이나 최근의 AIG3) 파산에서 보았듯이 사운을 걸고서 해야 한다. 또한 2000년대에 미국의 부동산 대부(서브프라임 대부)에 대한 위험을 커버( 보증)하기 위해 그것들이 사용되었다.
여기서 문제가 되는 것은 국가들에게는 그러한 장부-외(여기서는 예산-외) 위장의 출현이 그리스가 처음이라는 점이다. 보다 정확히 말해서 <뉴욕 타임스>는 두 개의 ‘특별 장치’를 폭로한다. 법률상으로는 공공서비스 또는 국가에 의지하는 기업을 비공개로 판매한 것이 문제로 된다. 이는 결국 정기적으로 소득을 낳는 실물자산을 20년 동안 “임대”한 것이다. 그러한 합성의 하나가 ”이자율 스왑“4)이다. 즉 매우 비싼 가변(可變)이자율의 대부를 매우 싼 고정 이자율의 대부와 바꾸는 것 또는 그와 반대로 예컨대 항공료 소득의 불입으로 지불하는 것이다.
그러한 합성의 다른 하나로는 “외환 스왑”이 있다. 즉 통화가치의 변동으로 인한 손실을 보전해 주는 것이다. 예컨대 달러에 대해 유로의 가치가 올라갔을 때 이 외환 스왑은 미국 달러화 가치저하의 효과를 최소화함으로써 그리스로 하여금 자신의 수출품들이 지나치게 피해를 입지 않도록 해 주었다.
통화 욕구에 대응하기 위한 외환 스왑은 이루어지지 못한다. ...
“아리안느”5)는 2000년으로 거슬러 올라가는 최초의 합성품인데, 2001년에 “에올”6)이라는 이름으로 되풀이되었고 그 후 여러 해 동안 존속했다. 2009년 11월, 골드만 삭스 회장 개리 콘은 몸소 그리스로 가서 국가들이 오래된 빚 - 그 경우 그리스 보건 시스템의 빚이었는데 - 을 갚는데 충당할 새로운 회전(回轉)신용(미 반제 융자금액이 한도 이내이면 몇 번이고 융자에 응하는 신용) 계정을 제의했다. 그러나 새로 선출된 파판드루 사회당 정부는 이 새로운 스왑을 거절했다. 그 스왑을 체결했다면 빚더미 청산을 연기하도록 해 주었을 터임에도 말이다. 사실, 그 합성은 2004년 이래 유럽연합의 규정에 의해 금지되어 있었다.
우연인 것처럼, 2009년 12월 8일 신용평가기관인 피치가 그리스의 국가신용등급을 AA-에서 BBB+로 낮추었다. 그 결과 그리스 채무에 대한 투기가 일어났고, 그리스 정부가 국제 금융시장에서 돈을 빌리고자 할 때 요구받는 이자율이 올라갔다. 독일의 10년짜리 국채(Bund)에 대한 이자율이 3.1%에 비해 두 배가 넘는 6~7%로 되었다. 그것은 프랑스에서 국고채권7)(즉 채권 전문가들을 위해 발행하는 채권) 이자율에 상당한다. 이렇게 그리스 국민들로서는, 종전에 숨겼다가 드러난 부채에 더하여, 이 같은 이자율 상승으로 인해 금융과두들에게 갚아야 할 빚의 무게가 더욱 무거워지게 되었다.
여기에서 골드만 삭스는 또 그리스의 국가부채 증권들에 대한 투기와 무관하지 않은 것처럼 보인다. 여러 주일 전부터 골드만 삭스는 그리스 국가부채 증권 값이 떨어질 것을 예상하는 투기를 했다. 이는 파렴치한 행위이다. 골드만 삭스는 오래 전부터 그리스 정부의 자문(諮問)은행으로 있어 왔기 때문에, 국가부채와 관련한 비밀을 알고 있음이 분명하다. 그 은행은 이 나라의 재정상태의 실제에 대해 그리스 신 정부보다 더 잘은 아니더라도 그와 맞먹을 만큼 잘 알고 있다.
게다가 그는 어떤 병기(兵器)도 포기하지 않는다. 거짓 소문조차도 불사한다. 그는 그리스 정부를 궁지에 빠지게 하여 250억 유로를 구걸하러 중국에 가게 만들고, 프랑스의 어느 주요 상업은행가를 안절부절 못하게 만든 거짓 루머의 진원지이다. 요컨대 매년 3억 유로의 수수료는 그에게는 성에 차지 않았다. 그래서 덤으로 그리스 국가의 우량증권들을 상대로 값이 내릴 것을 예상하는 투기를 했다. 그럼으로써 골드만 삭스는 그러한 루머가 누설되기 여러 주일 전에 밑바닥 금융관계자들이 기대할 수 없었던 잉여가치를 시장에서 착복했던 것이다.
한편으로는 국가들의 자문은행이면서 다른 한편으로는 투기적 상업은행이라는 그 두 가지 영업 장르의 혼합은 이 은행에 커다란 이익을 가져다 주고 있다. 금융자본주의는 오늘날 파렴치하게도 공업국가들을 공격하고 있고, 하나씩 순차로 깃털을 뽑고 껍질을 벗기고 있다.
골드만 삭스라는 독수리가 노리는 다음번 표적은 어느 나라인가?
다음 차례는 누구인가? 포르투갈? 이태리?
언제쯤이나 세계 민중들은 저 은행가놈들을 체포할까?
[원문 출처]
http://www.npa2009.org/content/comment-goldman-sachs-arnaque-la-grece
2) 유럽경제통화연합 참여국의 자격을 결정하는 조건. 인플레이션을 억제하고(물가안정 기준), 예산적자를 GDP의 3% 이내로, 공적 부채를 GDP의 60% 이내로 하고(재정적자 기준), 이자율을 삭감하고(금리안정기준). 통화환율을 안정한다는 내용이다.
3) American International Group의 머리를 딴 글자. 세계 유수의 보험회사이나 2008년 9월 금융위기 때 구제되었다.
5) 외환스왑의 한 상품명. 그리스 말로는 ‘아리아드네’로서, 그리스 신화에서 크레타왕 미노스의 딸이고 테세우스의 연인으로 나온다.
6) 외환스왑의 한 상품명. 그리스 말로는 ‘아이올로스’로서, ‘바람의 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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