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정세(군사와 전쟁) | 변혁을 열망하는 대중 : 볼리비아의 소환 투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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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리지 펠란 작성일08-08-31 00:00 조회1,700회 댓글0건첨부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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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혁을열망하는대중볼리비아의소환투표2008.8.21.hwp (19.0K) 6회 다운로드 DATE : 2018-07-11 12:03: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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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본주의 대중 미디어에 따르자면 8월 10일 볼리비아에서 치러진 소환 투표는 모순적 결과를 낳았다. 에보 모랄레스 대통령과 가르시아 리네라 부통령이 더 높아진 찬성율로 비준되었고(2005년에는 57.3%를 받았고 이번에는 최종 공식집계가 67.5%), 오루로와 포토시의 2명의 사회주의운동당(MAS) 지사도 비준되었다. 그러나 동시에 우익 반대파 지사 6명 중 4명도 제법 표를 얻어 비준되었다. 누가 승리하고 누가 패배했는가?
우선 자본주의 미디어들이 대부분 모랄레스의 승리의 규모와 범위를 과소평가한 출구 조사와 달리, 실제로 나타난 결과를 보자. 대통령과 부통령 소환투표의 전국적 결과는 다음과 같다 : 200만 표 이상이 그들을 수호하는 데에 찬성했고(2005년보다 50만표 이상 증가), 이는 3분의 2 이상의 다수를 나타낸다. 에보 모랄레스에 대한 투표는 전국 모든 지역에서 늘어났고 일부 지역은 현격하게 상승했다. 그는 인구의 3분의 1이 몰려있는 라파스에서는 66.6%에서 82.8%로, 오루로는 62.5%에서 82.9%로, 포토시는 57.8%에서 83.9%로, 코차밤바는 64.8%에서 70.9%로, 추키사카는 54.1%에서 56.8%로 득표가 늘어났다.
그리하여 모랄레스는 9개 주(department) 중에 인구가 많은 5개 주에서 분명한 승리를 거두었다. 동(東) 크레센트의 4개 주는 반혁명 과두정치 세력이 집중된 곳으로, 우익세력이 ‘지역자치’ 의제를 데마고그로 사용하여 지지 기반을 얻는 데 가까스로 성공했다. 그렇기는 해도 모랄레스는 이들 모든 지역에서 득표율을 인상적으로 높였다. 판도에서 그는 52.5%의 승리를 거두었는데 2005년에는 불과 20%만을 얻었다. 타르지야에서는 찬성 66,645 표, 반대 67,102표로 근소하게 패배했다. 베니에서 그는 42.3%만을 얻었지만 3년전의 16.9%에 견주면 괄목할만한 상승이고 반대파는 3년전 받은 표의 절반을 잃었다.
마지막으로 과두정치의 주된 거점인 산타 크루즈를 보자. 시장과 주지사는 (‘시민 위원회’로 조직된) 지주들, 워싱턴의 지원을 받는 은행가와 기업가들, 사회주의운동당(MAS)과 사회운동가들을 협박하고 습격했으며 모랄레스 축출에 공공연히 나선 ‘청년 크루세니스타 연합(UJC)’이라는 무장파시스트 갱들과 긴밀한 동맹을 이루었다. 지방경찰과 공모하여 투표소를 협박 분위기로 몰아넣은 UJC 깡패들 속에서 모랄레스는 39.4%를 득표했다. 이것들은 아직 잠정적인 숫자인데, 왜냐면 주로 MAS 지지 지역에서 투표 부스의 15%가 아직 집계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투표지의 20%만이 개표된, ‘눙플로 드 차베스’같은 MAS 거점지역이 그러하다. 여기서 40% 이상 득표한다면 2005년에 협박과 공포의 도가니 속에서 MAS가 33%를 얻었던 것에 비추어 큰 승리라 하겠다.
이들 저지대의 투표 결과는 이것이 중앙정부에 공공연히 반기를 든 이들 지방의 과두정치 세력이 전면 통제하고 있는 주 선거관리위원회가 내놓은 공식적 결과라는 것을 감안한다면 더 의미 깊다.
투표 결과는 5월 4일 산타크루즈, 베니, 판도, 타르지아에서 ‘자치 투표’가 압도적 지지를 얻었다는 과두정치의 거짓말을 논박한다. 그들은 단지 80% 안팎의 찬성율만을 제시하여 통계의 술수를 부린다. 비합법적이고 반헌법적인 국민투표에 대해 대량의(거의 절반에 이르는) ‘투표 거부’가 있었다는 사실을 그들은 설명하지 않는다. 부정선거와 투표조작이 횡행했다는 사실도 여기에 첨가해야 한다.
8월 10일의 주지사 소환투표 결과는 현존하는 주지사 9명 중 8명에게 영향을 미쳤다. 우익세력은 라파스와 코차밤바 두 지역에서 64% 남짓의 압도적인 반대표를 받아 주지사가 낙선하여 또다른 패배를 겪었다. ‘오루로’의 MAS소속 주지사도 정부가 광부 파업을 탄압한 데 대한 반발로 가까스로 비준되었다. 포토시의 MAS 주지사는 78%로 비준되었다. 우익 주지사들은 산타 크루즈에서 67%(중간집계), 판도에서 56%, 베니 64%, 타리쟈에서 58%를 얻었다.
모랄레스, 사회주의를 천명하다
자본주의 미디어는 볼리비아의 상황을 협상과 조정을 통해서만 통합될 수 있는 ‘분열된 국가’의 이미지로 묘사하고 있지만 우리가 실제로 확인하는 것은 “혁명적 변화에 대한 대중적 지지”이다. 고원지대에서나 중앙지대, 심지어 과두정치가 도시 중간계급의 지지를 받고 있는 분열된 동 크레센트에서도 그러하다.
투표 결과들은 에보 모랄레스의 지지도를 크게 높였는데 그는 볼리비아가 겪고 있는 변화과정을 지지하느냐, 거부하느냐 선택을 요구하는 켐페인의 중심에 있다. 투표 며칠 전 모랄레스는 처음으로 ‘사회주의’를 거론하기 시작했다. 그는 볼리비아인 대다수가 사회주의를 지지한다는 여론조사를 확인했다면서 사회주의를 향해 나아가겠다고 다짐했다.
지난 2년간 정부가 망설였음에도 불구하고 볼리비아의 노동자 농민 대중에게는 혁명적 계급본능이 아직 살아 있다. 과두정치가 산타 크루즈에서 ‘자치를 묻는 국민투표’를 시도했던 5월 4일의 대중적 저항은 볼리비아의 세력 균형을 다시 한번 바꿔놓았고 이것이 지금의 국민투표 결과에 반영되었다.
대중이 원하는 바는 명확하다. “먼저 이 싸움에서 이긴 뒤, 우리자신의 집을 깨끗이 하고 진격한다!” 볼리비아 노동자농민연합 총동맹(CSUTCB)은 국민투표 직후에 내놓은 성명에서 에보 모랄레스의 비준을 명확하게 지지하면서 농업개혁을 담당해온 농업장관 수사나 리베로의 경질을 아울러 요구했다. 에보 모랄레스의 승리 연설을 들으러 라 파즈에 모인 대중들은 ‘단호한 개혁’을 외쳤다.
우익세력, 독자적인 보안군을 창설
과두정치에 손을 댈 것인가, 아니면 그들과 화해할 것인가? 그러나 에보 모랄레스는 이러한 대중적 힘의 과시를 등에 업고 과두정치에 공세를 가하는 대신, 국가적 단결을 강조하고 동 크레센트에서 비합법적 국민투표로 통과된 이른바 ‘자치 법’과 새로 제안된 헌법을 조정하기 위해 우익 주지사들과 토의할 필요가 있다고 천명했다.
그러나 그런 정책은 자멸적인 것이고, 기실은 이들 지역에서 우익의 힘을 강화해줄 뿐이다. 과두정치는 국민투표에서 얼마나 후퇴를 했건 간에 모랄레스와 협상하거나 타협할 마음이 없다. 그들이 원하는 것은 분명하다. 2003년과 2005년의 혁명적 봉기를 이뤄낸 노동자 농민의 대표로 간주되는 에보 모랄레스의 사회주의운동당 정부를 뒤엎는 것! 첫 결과가 발표되자마자 산타 크루즈 주지사인 루벤 코스타스는 이 투표가 5월 4일 결정된 ‘자치’의 실행을 재확인해주었다고 선언하고 자치법의 실행을 강제하고 자치세(自治稅)를 걷기 위해 독자적인 보안군을 창설하겠다고 발표했다. 그는 또한 중앙정부 대표와 어떤 회의도 갖지 않겠다고 단호하게 거부했다. 또다른 우익 주지사는 협의를 수용하는 등 다소 유화적인 태도를 보였지만 정부가 제안한 날짜는 일축했다.
진실은 볼리비아에서의 사회 갈등이 의회만으로 해결될 수 없다는 것이다. 지배계급은 파시스트 갱을 육성하는 데 주저하지 않아서 그 세력이 산타 크루즈를 넘어서 점점 타 지방으로 확산되고 있다. 그들은 반헌법적인 ‘자치’ 국민투표를 소집함으로써 그들 자신의 부르주아적 합법성마저 깨뜨렸다. 그들은 민주적으로 선출된 대통령이 우익이 지배하는 4개 주에 발을 딛는 것조차 방해했으며(공항 테러사건), MAS 사무실과 장관들을 테러 공격했고 정부를 흔들어 대기 위해 경제 사보타지를 결행했으며 공공연히 군사 쿠데타를 선동했다.
문제는 대중은 투쟁할 용기와 의지가 있는데 지도부는 그럴 태세가 되어 있지 않다는 것이다. 한편으로 부통령 가르시아 리네라를 비롯한 MAS 지도부의 한 분파는 ‘안데스 자본주의’ 발전의 이념에 깊이 사로잡혀 있고, 이 유토피아적 이념을 (과두정치를 투표로 패배시킬 수 있다는) 거의 종교적인 의회주의의 신념과 결합시킨다는 것이다. 이는 그들을 대중운동이 아니라 합법주의적 전문주의(테크니칼리티)에 의존하게 만들었고, 그리하여 우익세력의 재결집을 허용했다.
반면에, 지난 2년간 COB(볼리비아 노동동맹)의 지도부는 초좌파적 태도와 MAS의 우익세력에 대한 기회주의적 순응 사이에서 오락가락했다. 전자(前者)의 경우는 2005년 선거의 보이콧을 주장하고 소환투표에서 ‘모랄레스와 야당들, 둘다 반대!’한다는 입장을 취한 자이메 솔라레스 등이 해당한다.
국민투표날, 정부는 총파업을 부르짖는 COB 노동조합과의 협정을 성사시켰다. 정부는 그들의 지지를 얻는 대신, 연금펀드 운영을 장악하고(지금은 스페인계열 BBVA와 스위스 취리히 금융서비스가 통제하고 있음), 연금을 사유화한 1996년 연금법을 폐기한다는 데에 동의했다. 그러나 노동자운동의 이러한 승리는 무거운 대가를 치렀다. 광부 2명이 모랄레스 정부가 보낸 경찰과의 충돌에서 살해되었다.
COB 지도자들은 모랄레스 정부에 맞서 총파업을 소집하는 대신, 자본가와 제국주의자들이 모랄레스에 맞서 공세에 들어갔을 때 한편으로 과두정치에 맞서 노동대중을 동원하면서 모랄레스에게 정부 내의 우익 세력을 척결하고 2003년과 2005년의 봉기때에 수십만 명을 동원했던 요구, ‘10월 의제’를 실행할 것을 요구했다. 과두정치의 공세에 대결하고 토지몰수 프로그램과 자연자원, 산업의 노동자통제 및 국유화를 수행하기 위해서는 조직화된 인민들의 집회, 모든 공장과 토지(landed estate), 마을에서 켐페인이 벌어져야 한다.
볼리비아를 갈라놓은 (지역과 인종 대립이 아니라) 계급갈등은 결국 거리에서 살아있는 세력들간의 투쟁으로 해결되어야 한다. 그것은 노동자 농민이 얼마나 조직되느냐, 결정적 충돌이 벌어질 때 투쟁 지도력이 담보되느냐에 달려 있다.
코차밤바의 물 전쟁, 2003년 2월과 10월의 봉기, 2005년 5-6월의 봉기, 2005년 12월 모랄레스의 대통령 당선, 2007년 1월 코차밤바 주지사에 맞선 투쟁, 2008년 5월 산타 크루즈의 ‘자치 국민투표’에 맞선 대중운동, 그리고 최근 소환 투표에서의 대중동원은 노동자 농민 대중이 투쟁할 태세와 의지를 갖고 있음을 보여준다. 오직 분명한 지도력의 결핍만이 노동자 농민이 권력을 장악하는 것을 방해하고 있다. 이것이야말로 가장 시급한 현안이다.
* 이 글은 8월 14일 In Defence of Marxism 사이트에 실렸다.
우선 자본주의 미디어들이 대부분 모랄레스의 승리의 규모와 범위를 과소평가한 출구 조사와 달리, 실제로 나타난 결과를 보자. 대통령과 부통령 소환투표의 전국적 결과는 다음과 같다 : 200만 표 이상이 그들을 수호하는 데에 찬성했고(2005년보다 50만표 이상 증가), 이는 3분의 2 이상의 다수를 나타낸다. 에보 모랄레스에 대한 투표는 전국 모든 지역에서 늘어났고 일부 지역은 현격하게 상승했다. 그는 인구의 3분의 1이 몰려있는 라파스에서는 66.6%에서 82.8%로, 오루로는 62.5%에서 82.9%로, 포토시는 57.8%에서 83.9%로, 코차밤바는 64.8%에서 70.9%로, 추키사카는 54.1%에서 56.8%로 득표가 늘어났다.
그리하여 모랄레스는 9개 주(department) 중에 인구가 많은 5개 주에서 분명한 승리를 거두었다. 동(東) 크레센트의 4개 주는 반혁명 과두정치 세력이 집중된 곳으로, 우익세력이 ‘지역자치’ 의제를 데마고그로 사용하여 지지 기반을 얻는 데 가까스로 성공했다. 그렇기는 해도 모랄레스는 이들 모든 지역에서 득표율을 인상적으로 높였다. 판도에서 그는 52.5%의 승리를 거두었는데 2005년에는 불과 20%만을 얻었다. 타르지야에서는 찬성 66,645 표, 반대 67,102표로 근소하게 패배했다. 베니에서 그는 42.3%만을 얻었지만 3년전의 16.9%에 견주면 괄목할만한 상승이고 반대파는 3년전 받은 표의 절반을 잃었다.
마지막으로 과두정치의 주된 거점인 산타 크루즈를 보자. 시장과 주지사는 (‘시민 위원회’로 조직된) 지주들, 워싱턴의 지원을 받는 은행가와 기업가들, 사회주의운동당(MAS)과 사회운동가들을 협박하고 습격했으며 모랄레스 축출에 공공연히 나선 ‘청년 크루세니스타 연합(UJC)’이라는 무장파시스트 갱들과 긴밀한 동맹을 이루었다. 지방경찰과 공모하여 투표소를 협박 분위기로 몰아넣은 UJC 깡패들 속에서 모랄레스는 39.4%를 득표했다. 이것들은 아직 잠정적인 숫자인데, 왜냐면 주로 MAS 지지 지역에서 투표 부스의 15%가 아직 집계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투표지의 20%만이 개표된, ‘눙플로 드 차베스’같은 MAS 거점지역이 그러하다. 여기서 40% 이상 득표한다면 2005년에 협박과 공포의 도가니 속에서 MAS가 33%를 얻었던 것에 비추어 큰 승리라 하겠다.
이들 저지대의 투표 결과는 이것이 중앙정부에 공공연히 반기를 든 이들 지방의 과두정치 세력이 전면 통제하고 있는 주 선거관리위원회가 내놓은 공식적 결과라는 것을 감안한다면 더 의미 깊다.
투표 결과는 5월 4일 산타크루즈, 베니, 판도, 타르지아에서 ‘자치 투표’가 압도적 지지를 얻었다는 과두정치의 거짓말을 논박한다. 그들은 단지 80% 안팎의 찬성율만을 제시하여 통계의 술수를 부린다. 비합법적이고 반헌법적인 국민투표에 대해 대량의(거의 절반에 이르는) ‘투표 거부’가 있었다는 사실을 그들은 설명하지 않는다. 부정선거와 투표조작이 횡행했다는 사실도 여기에 첨가해야 한다.
8월 10일의 주지사 소환투표 결과는 현존하는 주지사 9명 중 8명에게 영향을 미쳤다. 우익세력은 라파스와 코차밤바 두 지역에서 64% 남짓의 압도적인 반대표를 받아 주지사가 낙선하여 또다른 패배를 겪었다. ‘오루로’의 MAS소속 주지사도 정부가 광부 파업을 탄압한 데 대한 반발로 가까스로 비준되었다. 포토시의 MAS 주지사는 78%로 비준되었다. 우익 주지사들은 산타 크루즈에서 67%(중간집계), 판도에서 56%, 베니 64%, 타리쟈에서 58%를 얻었다.
모랄레스, 사회주의를 천명하다
자본주의 미디어는 볼리비아의 상황을 협상과 조정을 통해서만 통합될 수 있는 ‘분열된 국가’의 이미지로 묘사하고 있지만 우리가 실제로 확인하는 것은 “혁명적 변화에 대한 대중적 지지”이다. 고원지대에서나 중앙지대, 심지어 과두정치가 도시 중간계급의 지지를 받고 있는 분열된 동 크레센트에서도 그러하다.
투표 결과들은 에보 모랄레스의 지지도를 크게 높였는데 그는 볼리비아가 겪고 있는 변화과정을 지지하느냐, 거부하느냐 선택을 요구하는 켐페인의 중심에 있다. 투표 며칠 전 모랄레스는 처음으로 ‘사회주의’를 거론하기 시작했다. 그는 볼리비아인 대다수가 사회주의를 지지한다는 여론조사를 확인했다면서 사회주의를 향해 나아가겠다고 다짐했다.
지난 2년간 정부가 망설였음에도 불구하고 볼리비아의 노동자 농민 대중에게는 혁명적 계급본능이 아직 살아 있다. 과두정치가 산타 크루즈에서 ‘자치를 묻는 국민투표’를 시도했던 5월 4일의 대중적 저항은 볼리비아의 세력 균형을 다시 한번 바꿔놓았고 이것이 지금의 국민투표 결과에 반영되었다.
대중이 원하는 바는 명확하다. “먼저 이 싸움에서 이긴 뒤, 우리자신의 집을 깨끗이 하고 진격한다!” 볼리비아 노동자농민연합 총동맹(CSUTCB)은 국민투표 직후에 내놓은 성명에서 에보 모랄레스의 비준을 명확하게 지지하면서 농업개혁을 담당해온 농업장관 수사나 리베로의 경질을 아울러 요구했다. 에보 모랄레스의 승리 연설을 들으러 라 파즈에 모인 대중들은 ‘단호한 개혁’을 외쳤다.
우익세력, 독자적인 보안군을 창설
과두정치에 손을 댈 것인가, 아니면 그들과 화해할 것인가? 그러나 에보 모랄레스는 이러한 대중적 힘의 과시를 등에 업고 과두정치에 공세를 가하는 대신, 국가적 단결을 강조하고 동 크레센트에서 비합법적 국민투표로 통과된 이른바 ‘자치 법’과 새로 제안된 헌법을 조정하기 위해 우익 주지사들과 토의할 필요가 있다고 천명했다.
그러나 그런 정책은 자멸적인 것이고, 기실은 이들 지역에서 우익의 힘을 강화해줄 뿐이다. 과두정치는 국민투표에서 얼마나 후퇴를 했건 간에 모랄레스와 협상하거나 타협할 마음이 없다. 그들이 원하는 것은 분명하다. 2003년과 2005년의 혁명적 봉기를 이뤄낸 노동자 농민의 대표로 간주되는 에보 모랄레스의 사회주의운동당 정부를 뒤엎는 것! 첫 결과가 발표되자마자 산타 크루즈 주지사인 루벤 코스타스는 이 투표가 5월 4일 결정된 ‘자치’의 실행을 재확인해주었다고 선언하고 자치법의 실행을 강제하고 자치세(自治稅)를 걷기 위해 독자적인 보안군을 창설하겠다고 발표했다. 그는 또한 중앙정부 대표와 어떤 회의도 갖지 않겠다고 단호하게 거부했다. 또다른 우익 주지사는 협의를 수용하는 등 다소 유화적인 태도를 보였지만 정부가 제안한 날짜는 일축했다.
진실은 볼리비아에서의 사회 갈등이 의회만으로 해결될 수 없다는 것이다. 지배계급은 파시스트 갱을 육성하는 데 주저하지 않아서 그 세력이 산타 크루즈를 넘어서 점점 타 지방으로 확산되고 있다. 그들은 반헌법적인 ‘자치’ 국민투표를 소집함으로써 그들 자신의 부르주아적 합법성마저 깨뜨렸다. 그들은 민주적으로 선출된 대통령이 우익이 지배하는 4개 주에 발을 딛는 것조차 방해했으며(공항 테러사건), MAS 사무실과 장관들을 테러 공격했고 정부를 흔들어 대기 위해 경제 사보타지를 결행했으며 공공연히 군사 쿠데타를 선동했다.
문제는 대중은 투쟁할 용기와 의지가 있는데 지도부는 그럴 태세가 되어 있지 않다는 것이다. 한편으로 부통령 가르시아 리네라를 비롯한 MAS 지도부의 한 분파는 ‘안데스 자본주의’ 발전의 이념에 깊이 사로잡혀 있고, 이 유토피아적 이념을 (과두정치를 투표로 패배시킬 수 있다는) 거의 종교적인 의회주의의 신념과 결합시킨다는 것이다. 이는 그들을 대중운동이 아니라 합법주의적 전문주의(테크니칼리티)에 의존하게 만들었고, 그리하여 우익세력의 재결집을 허용했다.
반면에, 지난 2년간 COB(볼리비아 노동동맹)의 지도부는 초좌파적 태도와 MAS의 우익세력에 대한 기회주의적 순응 사이에서 오락가락했다. 전자(前者)의 경우는 2005년 선거의 보이콧을 주장하고 소환투표에서 ‘모랄레스와 야당들, 둘다 반대!’한다는 입장을 취한 자이메 솔라레스 등이 해당한다.
국민투표날, 정부는 총파업을 부르짖는 COB 노동조합과의 협정을 성사시켰다. 정부는 그들의 지지를 얻는 대신, 연금펀드 운영을 장악하고(지금은 스페인계열 BBVA와 스위스 취리히 금융서비스가 통제하고 있음), 연금을 사유화한 1996년 연금법을 폐기한다는 데에 동의했다. 그러나 노동자운동의 이러한 승리는 무거운 대가를 치렀다. 광부 2명이 모랄레스 정부가 보낸 경찰과의 충돌에서 살해되었다.
COB 지도자들은 모랄레스 정부에 맞서 총파업을 소집하는 대신, 자본가와 제국주의자들이 모랄레스에 맞서 공세에 들어갔을 때 한편으로 과두정치에 맞서 노동대중을 동원하면서 모랄레스에게 정부 내의 우익 세력을 척결하고 2003년과 2005년의 봉기때에 수십만 명을 동원했던 요구, ‘10월 의제’를 실행할 것을 요구했다. 과두정치의 공세에 대결하고 토지몰수 프로그램과 자연자원, 산업의 노동자통제 및 국유화를 수행하기 위해서는 조직화된 인민들의 집회, 모든 공장과 토지(landed estate), 마을에서 켐페인이 벌어져야 한다.
볼리비아를 갈라놓은 (지역과 인종 대립이 아니라) 계급갈등은 결국 거리에서 살아있는 세력들간의 투쟁으로 해결되어야 한다. 그것은 노동자 농민이 얼마나 조직되느냐, 결정적 충돌이 벌어질 때 투쟁 지도력이 담보되느냐에 달려 있다.
코차밤바의 물 전쟁, 2003년 2월과 10월의 봉기, 2005년 5-6월의 봉기, 2005년 12월 모랄레스의 대통령 당선, 2007년 1월 코차밤바 주지사에 맞선 투쟁, 2008년 5월 산타 크루즈의 ‘자치 국민투표’에 맞선 대중운동, 그리고 최근 소환 투표에서의 대중동원은 노동자 농민 대중이 투쟁할 태세와 의지를 갖고 있음을 보여준다. 오직 분명한 지도력의 결핍만이 노동자 농민이 권력을 장악하는 것을 방해하고 있다. 이것이야말로 가장 시급한 현안이다.
* 이 글은 8월 14일 In Defence of Marxism 사이트에 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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