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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세와 투쟁방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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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타 | 차베스 반대파와 차베스타 우파의 준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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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스파르타쿠스 작성일08-03-31 00:00 조회1,697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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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태일을 따르는 민주노동연구소 <월간 정세연구> 2008. 3. 6 


                     차베스 반대파와 차베스타 우파의 준동 

 
                                                                                                                                                키라츠 제이닉
 

[편집자 주] 이 글은 2008년 2월 24일 venezuelanalysis.com에 실린 키라츠 제이닉의 글을 옮겼다. 그는 미국의 직접 지원을 받는 차베스 반대파보다 차베스 지지세력 내에서 점점 목청을 높이고 있는 차베스타 내의 ‘내생적 우익’들이 앞으로 우익세력의 중심이 될 것이라고 예견한다. 차베스가 요청했듯이 혁명운동을 검토, 교정, 재착수하는 노력 없이는 그들에게 기회가 주어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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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근 몇 주 동안, 베네수엘라 볼리바르 혁명을 흔드는 나라 안팎의 압력이 극적으로 격화되었다. 미 제국주의와 그 후원을 받고 있는 베네수엘라 반대파는 2007년 12월 2일 헌법개정안 부결을 차베스 정부를 흔들어 놓을 좋은 계기로 보았다. 뿐만 아니라 차비스타 운동 내에서 “내생적 우익” 세력이 점점 목소리를 높여서 혁명의 생존에 심각한 위협을 제기하고 있다. 차베스의 헌법개정안은 민중권력을 국가 제도로 뒷받침하고 자본가들에 대해 더 큰 규제를 가할 것을 목표로 삼았다. 이에 대해, 악의적인 반정부 텔레비전 채널인 ‘글로보비전’을 비롯하여, 자본가들이 소유한 사적 미디어들이 거짓과 정보 왜곡에 기초한 캠페인에 착수했다.
 반대파는 우유와 같은 생필품 부족을 초래하는 낮은 수준의 경제적 사보타지와 함께, 부패와 관료주의 문제를 제기하여 빈민들이 품은 불만에 불을 붙일 수 있게 되었다. 2006년 12월의 대통령선거에서 차베스에게 투표했던 사람들 중 거의 300만 명이 국민투표에서 기권하여, 반대파는 차베스가 1998년 집권한 후 처음으로 승리를 거두었다.


               제국주의의 공세


 이 기회를 이용하여 차베스를 국제적으로 고립시키려는 미국의 새로운 공세가 시작되었다.
그 첫 공작은 베네수엘라와 이웃나라인 콜롬비아 사이의 충돌을 격화시키는 것이다. 콜롬비아의 우익 대통령 ‘알바로 우리베가 콜롬바’는 좌익 게릴라 콜롬비아 혁명군(FARC)과의 포로 교환을 중재해 달라고 차베스를 초청했다가 작년 11월 불쑥 협상을 중단하여 두 나라 사이의 분쟁이 생겨났다.
 하지만 차베스는 일방적으로 협상을 벌여 FARC가 억류했던 두 명의 포로를  석방하도록 하였다. 그 대신 그는 FARC를 ‘테러 조직’의 명단에 더 이상 포함시키지 말 것과 수십 년  동안의 콜롬비아 내전을 마감할 정치적 해결 단계로서 그들에게 “교전 단체 지위”를 부여할 것을 콜롬비아 정부에 요청했다.


 미국은 고위급 관리들을 콜롬비아로 보내 베네수엘라를 비방했다. 올 1월 미 국방성의 합참 차장인 마이클 뮬런은 “차베스가 FARC를 지원하고 있다는 어떠한 증거도 알고 있지 않다”고 시인하면서도 차베스가 FARC와 “마약 테러리즘”에 “전략적인 지원”을 제공하고 있다는 거짓 주장을 계속 퍼뜨렸다. 미국 국립 마약 통제국장인 존 월터스는 베네수엘라에서 마약밀수에 대한 금지조치가 강화되었는데도 1월 19일 차베스를 “국제 마약무역의 주요 중개자”라고 비난하였다. 월터스의 “증거”는 무근거한 것으로 드러났다. 그런데도 월터스는 <로스앤젤레스 타임즈>와의 1월 20일 인터뷰에서 다음과 같이 말했다. “대량 압수는 하고 있는가? 최소한 밀수의 실무 조정자에 대한 대규모 체포는 있는가? 통제된 공항이나 항구에서 마약을 내보낼 때 부패한 관리들을 체포하고 있는가? 그런 일은 일어나고 있지 않다. 이는 몇 가지 점에서 공모(共謀)가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2월 14일 마이애미 출신 공화당 하원의원인 엘리아나 로스도 아무런 증거도 대지 않고, “베네수엘라가 테러 국가에 해당한다는 많은 증거가 있다”고 주장하면서 베네수엘라를 테러국으로 분류할 것을 요청했다.


 그러나 제국주의의 가장 심각한 공격은 미국 국무성의 지원을 받아 미국의 거대 석유기업인 ‘엑슨 모빌’이 얻어낸 일련의 법원 명령이었다. 영국과 네덜란드 법원은 모두 미화 120억 달라 남짓 되는  베네수엘라 국영석유회사(PDVSA)의 자산을 동결하도록 명령하였다. 차베스는 이 조치를 “경제 전쟁”의 일부라고 비판했다. 이 조처는 작년에 베네수엘라 정부가 오리노코 석유벨트에서의 엑슨 모빌의 투자를 국유화한 것에 대한 보복이다. PDVSA는 베네수엘라 빈민들을 위한 무상교육과 무상의료를 제공하는 정부 주도의 프로그램에 연간 130억 달러를 제공하고 있다. 엑손 모빌의 행동은 자원 민족주의를 추구하는 여러 라틴 아메리카 나라들에 제국주의가 다시 싸움을 걸어오고 있다는 메시지다.


                     내적 불안정화


 이러한 나라밖 공세와 함께, 베네수엘라의 반대파가 행하는 내적 불안정화 캠페인도 격화되었다. 그 동안 가망 없이 분열돼 있었던 반대파는 국민투표의 결과에 고무되어 올 11월로 예정된 주지사와 시장 선거에서 통일된 캠페인을 벌일 계획이다.
 
반대파는 겉으로는 선거에 초점을 맞추고 있지만, 자본가들에 의한 단계적인 경제적 사보타지 같은 비합법적인 전술도 주저 없이 사용하고 있다. 마치 1973년 아우구스토 피노체트가 일으킨 군사 쿠데타에 앞서 자본가들이 경제적 사보타지를 벌였듯이. 이 캠페인은 식품의 사재기, 투기, 밀수 등을 포함하는데, 악의적인 미디어 캠페인과 함께 불만의 연료가 되고 있다.

 반대파는 차베스의 지지 기반인 대다수 빈민계층에도 대한 점차 공작을 강화하고 있다. 이른바 “민중 네트워크”를 통해 바리오에 뜬소문을 퍼뜨려 불만을 침투시키려 하고 있다.
베네수엘라계 미국 변호사 에바 골린저에 따르면, 미국정부의 예산으로 운영되는 USAID가 이 네트워크에 자금과 훈련을 제공하고 있다.
 또한 콜롬비아와의 변경지역에서 콜롬비아의 우익 민병대, 조직범죄 집단, 베네수엘라 반대파의 일부 분파들 사이의 연계가 늘어나고 있다는 보고가 있다. 대지주들은 정부가 추진하는 토지개혁 프로그램을 훼방 놓으려고 민병대들과 계약을 맺어 최근 몇 년 동안 최소한 190명 이상의 캄페시노(농민)를 살해했다. 민병대는 요즘 카라카스의 바리오(빈민가)에도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시민으로 위장한 이들은 현지 기업들의 후원을 받아 마약거래에 관여하고 청부살인업자의 일도 하고 있다.  2007년 PROVEA 연간 보고서에는 베네주엘라 중앙대학 평화연구소가 벌인 조사가 인용돼 있는데 이에 따르면 카라카스의 여러 구역, 특히 엘 바예, 페타레, 엘 메르카도 마요르 데 코체에서 이들의 활동이 확인되었다고 한다. 이들 범죄 집단 때문에 지역사회 조직과 참여가 늦어지고 있다.
 이런 압력에 맞서, 차베스는 혁명세력 내부의 통일을 호소하고 있다.


 
                차비스타의 분열 

 볼리바르 운동 내부에도 심각한 분열이 있다. 볼리바르 운동은 강력한 친자본주의적 정치, 경제 블록을 포함하고 있다. 이들 중 일부는 군대에 큰 영향을 미친다. 이 우익 분파는 시장, 주지사 자리들만이 아니라, 다수의 장관직과 국회의 큰 부분을 차지하고 있으며 권력을 내놓으려 하지 않는 국가 관료제와 연결되어 있다.
 한편 국가 내부의 일부 관료와 함께 풀뿌리 민중조직에는 급진적인 좌파가 있는데. 이들은 변혁과정을 더 밀고 가서 혁명의 진전을 가로막는 부패와 관료주의를 극복하기를 원한다.

 
2002년의 실패한 쿠데타, 2002년에서 2003년에 걸친 석유산업의 가동중지, 2004년의 소환 국민투표 등, 미국이 배후 조종한 정부전복 공작에 맞서 한동안 빈민과 노동 대중은 강력하게 떨쳐 일어났다. 그러나 이 긴장된 국면이 지나고부터 민중 동원의 수준은 많이 떨어졌다. 차베스 반대세력의 위세는 크게 약화되었지만, 국가 관료제에 대한 좌절감이 민중의 무관심을 초래하기 시작했다. 노동운동이 심하게 분열돼 있다는 약점도 혁명을 위협하고 있다. 차베스는 기층 활동가를 중심으로 사회주의 주체 세력의 통일을 거듭 요청했지만 이런 형편으로 하여 그 형성이 늦어지고 있다.


 이 가운데에서 내생적인 우익들이 힘을 키우고 있다. 이들은 사회주의의 목표에 대해 립 서비스를 하고, 공개적으로는 개헌 찬성투표를 독려한다. 하지만 뒤로는 그들의 이익을 위협할 근본적 개혁을 위해 투표하지 않도록 공작을 벌인다.
 우파는 차베스에 대한 개인숭배를 부추기고, 자기들에 대해 비판이 들어오면 이를 ‘차베스에 대한 공격’이라고 덮어씌움으로써 재갈을 물린다.

 
볼리바르 운동 내에서 좌우파의 충돌은 신생 베네수엘라 통합 사회주의당(PSUV)의 형성을 둘러싸고 선명히 드러났다. 차베스의 요청으로 만들어진 이 당은 관료적 부문과 민중운동 출신 활동가들이 싸우는 전장이 되었다. 만일 차베스가 리더십을 발휘한다면 이는 분파적인 권력 블록을 통해 지위를 유지해온 우익 세력에게 큰 타격이 될 것이다. 민중 부문은 1월에 시작하여 3월에 끝나는 당 창립총회의 방향과 논의 내용에 강한 영향을 끼칠 것이지만 우파들이 맹렬하게 나서고 있으니 그 결과는 아직 알 수가 없다.


 전임 부통령인 호르헤 로드리게스(현 PSUV의 전국 조직 책임자)와 디오스다도 카베요(미란다 주지사, 군부 내에 강력한 영향력을 가진 대 자본가이며, 내생적 우익의 핵심 지도자)가 “국회의원 루이 타스콘이 위원들의 만장일치 투표로 당에서 추방될 것”이라는 거짓 주장을 퍼뜨려서 큰 논쟁이 일어났다. 이 투표는 행해지지 않았으며, 타스콘을 추방할지 여부는 아직 내부 논쟁 중이다. 로드리게스와 카베요는 “타스콘의 추방이 보류되었으며, 총회가 새 당의 당헌과 강령에 대해 결정한 후 반론권을 줄 것”이라고 한 발 물러났다. 이 제안도 아직 대의원들이 토론하거나 투표하지 않았다.

 
타스콘은 현 국세청장 카베요에게 부패혐의가 있다고 주장하였다. 그런데 차베스는 민중들에게 부패를 폭로하도록 요청하였다.
 로드리게스와 카베요는 새 당이 정부에 종속되어야 한다고 단언하고, 반자본주의는 “반제국주의”라는 단어 속에 포괄되기 때문에 반자본주의를 강령에 포함할 필요가 없다고 주장하였다. 이는 핵심적 논쟁점이 되고 있다.
 당 조직에 관한 다른 논쟁은 임의로 선정된 총회조직 위원회가 당 조직을 조작하는 문제 때문에 일어났다. 특히 당직 후보자들을 어떻게 등록시킬 것인가 하는 문제와 논의 과정을 제대로 밟느냐는 문제가 논쟁거리였다.


                  계급투쟁


 불만을 잠재우고, PSUV를 관료적으로 장악하려는 시도는 “차베스 없는 차비스모”, 사회주의 없는 차비스모를 열망하는 내생적 우익의 계획 중 일부이다. 이런 분열은 혁명과정 내부의 계급 투쟁을 반영한다.
 2006년 ‘그린 레프트 위클리’와의 인터뷰에서 타스콘은 “앞으로 예전의 차베스 반대세력이 아니라 차비스타 우파가 우익의 중심이 될 것”이라고 털어놓았다.


 미 제국주의에 대한 경제적 종속에 저항하는 볼리바르 운동은 미국 지배와의 단절이 자본주의 틀 내에서의 경제발전에 도웅이 될 것이라는 희망을 품은 우파부터 혁명적 사회주의자들까지 광범위한 세력을 두루 끌어들였다. 제국주의와 국내 자본가 계급의 공격에 직면하여 혁명은 점차 급진화되었고, 차베스는  사회주의가 목표라고 거듭 말하게 되었다. 그러나 혁명의 명시적 목표가 더 왼쪽으로 이동함에 따라, 친 차베스 정당들과 부패로 악명 높은 베네주엘라 국가, 양쪽 모두에서 우익세력의 힘이 커졌다.
 이러한 모순은 PSUV가 대다수 민중과 친자본주의적 관료 중 누구의 이익에 봉사할 것이냐는 문제를 둘러싸고 분출하고 있다. 좌파 세력의 조직과 통일성은 PSUV와 혁명의 미래를 결정하는 핵심적 요인이다.

 
내부의 갈등과 외적인 대립은 명백히 연결되어 있다. 차비스타 우파들은 여러 문제에 불만을 토로하고 있으며, 이는 나라 안팎의 사악한 미디어 캠페인과 결합되어 개헌 부결사태를 초래했다. 차베스 반대파들은 그들이 간절히 원했던 계기를 얻었다.
 혁명에 대한 실질적인 “검토(revision), 교정(rectification), 재착수(relaunch)” 등 차베스가 말한 3R 없이는 올해 말의 선거에서 볼리바르 세력이 심각하게 패배할 수 있다. 이 패배는 무슨 수단을 써서라도 차베스를 정부권력에서 몰아내려는 차베스 반대파에게 기회를 가져다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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