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정세(각국의 계급투쟁과 국제정치) | 캘리포니아 공립학교들의 파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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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전태일노동연구소 작성일08-05-31 00:00 조회1,539회 댓글0건첨부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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캘리포니아 공립학교들의 파탄080505.hwp (36.5K) 5회 다운로드 DATE : 2018-07-11 12:15: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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캘리포니아의 모든 학구에서는 2008-2009년 주정부의 예산 중에 대중교육 부문에서 60억 달러 이상 삭감하겠다는 아놀트 슈바르츠네거 주지사의 최근 발표로 교사와 학부모, 행정가들의 들끓는 시위가 일어났다. 계획은 중등교육에서 48억 달러를 삭감하고 고등교육에서 13억 달러를 삭감한다는 것인데 이는 주정부의 160억 결손을 처리하기 위해 주 사회프로그램을 전면적으로 10% 삭감한다는 계획의 결과이다. 주지사는 지난 1월초 그 무렵 145억 달러에 달했던 결손을 처리하기 위해 ‘재정 비상’을 선언했다.
예산상황은 캘리포니아에만 고유한 것이 아니다. 다른 22개 주(州)도 이미 2008-2009회계연도에 거의 390억 달러의 복합적 예산부족에 직면하고 있다. 이는 6개월 전에 예산 부족을 호소한 주정부 숫자의 두 배에 달한다.
슈바르츠네거는 5월 15일, 세금 수입이 수합되고 도표화된 뒤 수정예산안을 발표할 예정이었다. 많은 분석가들은 현재의 예산 위기를 더 강화하고 심지어 더 큰 지출 삭감으로 이어질 ‘세수 재산’의 급격한 축소를 제안했었다. 그는 어떤 종류의 세금 인상도 단호하게 반대했고 특히 부호층의 경우, 주 정부에 돈을 더 내놓을 여력이 없다고 냉소적으로 단언했다.
슈바르츠의 제안은 이미 K-12체제(유치원에서 고등학교까지)에서만 해도 2만 명이 넘는 교사와 학교 고용인들의 해고를 낳았다. 그의 예산 요구서가 통과된다면 앞으로도 8만 7천명이 더 직업을 잃을 것이다. 삭감 조치는 공립대학체제에서도 수업료 인상과 지출 삭감을 초래하여 큰 충격을 낳을 것이다. 캘리포니아 학생들은 지난 4년만에 수업료가 두 배로 뛰었다.
수천 명의 교사와 학부모, 행정가들이 이 흐름에 반대하기 위해 모였다. 최근에 샌프란시스코 근처의 엔시날 고등학생 수백 명이 가두행진을 벌였고, 교사와 학부모 4천 명이 ‘미션 비에조’에 모였다. 4월 21일에는 대학생 1500명이, 4월 18일에는 40개 고등학교의 2천 5백 학생이 주 수도가 있는 사크라멘토로 행진했다. 두 개의 전쟁과 벼랑 끝으로 치닫는 경제 위기가 이 시위 행동의 배경에 있다.
지구적 현상
자유로이 교육받을 권리는 세계 모든 곳에서 공격받고 있다. 영국과 같은 나라들에서 새 노동당 같은 오래된 사민주의 정당은 사회개혁의 구실조차 내던져버렸고, 교육을 사유화(私有化)하고 교사의 임금을 삭감하는 데에 동조한다. 4월 24일, 20만이 넘는 영국 교사들은 임금 하락에 항의하는 파업을 벌였다. 프랑스에서 수만 명의 학생이 최근 사르코지 정부의 교육예산 감축에 항의했다. 항의행동은 전국에서 일어났고 경찰이 진압에 나섰다. 그러나 사회당과 학생노조의 지도자들은 사르코지의 정책에 대해 반대하는 시늉만을 보였을 뿐이다.
캘리포니아의 예산 삭감은 한때는 미국에서 가장 진보적이었던 (지방)교육체제를 공격하는 것이다. 이 진보적 유산은 1849년에 개최된 캘리포니아 헌법제정회의에 뿌리가 있다. 그 회의의 의장 로버트 샘플은 말했다. “만일 민중이 그들 자신을 다스리려면 그럴 능력을 키워야 한다. 그들은 교육받아야 하고, 자녀를 교육시켜야 한다. 지식을 보급하고 계몽사상을 북돋아야 한다.”
거의 160년 뒤, ‘계몽사상의 진보’는 주지사와 주의원들의 뇌리에는 먼 이야기가 되어버렸다. 최근의 통계들이 이 사실을 잘 말해준다. 이미 교육예산은 슈바르츠네거와 그의 민주적 전임자 그레이 데이비스에 의해 지난 10년간 수십억 달러나 삭감된 상태였다.
2006-2007 회계연도에 캘리포니아는 교사 1인당 학생의 비율이 26.1명으로 미국에서 세 번째로 높았고, ‘에듀케이션 위크’지에 따르자면 학생당 교육비 지출액이 미국에서 47번째다. 학교 스탭(교장, 교사, 상담가, 사서 등)의 숫자는 미국 평균이 90명인데 68명에 불과해 꼴찌를 달린다.
캘리포니아 교사들은 봉급액수가 미국에서 32번째다. 다른 주의 교사들과 마찬가지로 자기들의 빈약한 월급 봉투를 털어서 학생들의 교재를 구입하도록 강제되고 있다. 이들이 감당하기 어려운 부분은 종종 지방 학부모-교사 연합이 부담하고 있는데 이 단체들은 아이들에게 박물관이나 농장의 ‘현장 체험’을 위해서가 아니라 단순히 문방구에서 컴퓨터 부품에 이르는 가장 기본적인 교구 마련을 위해 ‘기금’을 준비하고 있을 정도이다.
이 현상은 계급 양극화에 따른 사실상 공립학교체제의 사유화(私有化) 흐름을 나타낸다. 가난한 학교의 학생들은 기본 필수품을 위한 기금조차 마련하지 못하고 있다.
37만 명이 넘는 캘리포니아 고등학생들이 2008년에 졸업할 것이지만 그들의 대학 진학률은 전국에서 40번째다. 캘리포니아의 상황은 미국 전체에서 벌어지는 더 큰 교육적 위기의 한 표현이다. 최근 미국 교육부가 발표한 통계에 따르면, 50개 대도시 모두가 2003-2004년 학기에 졸업률이 58%를 밑도는 실정이다.
캘리포니아 공공정책연구소도 최근 사회조사를 벌였는데 그에 따르면 캘리포니아인의 84%가 학생들에게 대학 진학은 간단하지 않은 일이라고 응답했고 53%는 ‘큰 문제’라고 답했다. 66%는 대학교육 비용이 높아서 우수 학생들이 상급학교 진학에 애를 먹고 있다고 답했다. 캘리포니아 ‘중등 이후(postsecondary)’ 교육위원회가 최근 파악한 바로는 공립대학 졸업생의 18%와 사립대학 졸업생의 29%가 교사 첫 월급으로 감당할 수준을 넘어서는 빚을 지고 있다.
캘리포니아의 사회 불평등
현행 예산 위기의 직접적 원인은 미국의 주택과 하이-테크(첨단산업)의 거품 붕괴다. 그러나 그것은 1970년대 말에 제정된 ‘감세안’에도 중요한 뿌리를 두고 있다. 부유층의 세금 부담이 크게 줄어들어 그 뒤로 ‘세수 부족’에 고질적으로 시달리고 있다.
“정부에게는 세금수입 문제가 없다. 지출 문제가 있을 뿐”이라는 슈바르트제네거의 주장은 새빨간 거짓말이다. 캘리포니아는 미국에서 가장 부유한 지방이고, 2006년 3월에는 세계의 억만장자의 거의 19%가 이곳에 살고 있다. 이들이 기생적인 부(富)를 천문학적으로 축적하는 반면 2만명이 넘는 교사들이 생계를 빼앗기고 수백만의 학생들이 범죄적일 만큼 부적합한, 빈곤한 교육체제를 견디고 있다.
공립교육 체제에 대한 지금의 공격은 교사집단만이 아니라 전체 노동인구의 생활수준을 하락시키는 데 기여한다. 이들은 공립 중고교와 공립 대학을 통해 교육 수준을 높여 왔기 때문이다. 최근의 공격은 캘리포니아의 수백만 대중의 경제상황 악화, 사회적 불평등의 심화를 한층 더 부추기고 있다.
미국에서 부와 수입의 양극화는 캘리포니아에서 커다란 희생을 초래했다. 캘리포니아 예산국의 (‘넓어져가는 평등’이라고 제목을 붙인) 한 보고서에 따르자면 대다수 사람들이 30년 전보다 더 많은 시간을 일하지만 의료보험 등의 혜택을 누리는 노동자의 숫자는 크게 하락했다. 캘리포니아사람 5명 중에 1명이 2005년에 의료보험이 없었다. 8년 전보다 2.8%가 늘어났다. 연금 계획을 갖고 있는 노동자는 1980년대 초에는 57.7%였는데 지금은 49.4%다. 930만 노동자가족 중 2백만 캘리포니아인은 2005년 빈곤선을 밑돌았다.
슈바르츠네거 정부는 ‘새 세금은 없다’는 피곤한 주문을 되뇌었고, 민주당은 명목적인 반대뿐이었다. 경미한 세금을 부과하여 부족분의 일부를 개선하자는 정도였지, 사실 주지사의 엄격한 삭감에 동조하는 것이었다. 민주당 의원 페비안 누네츠는 이를테면 인터넷 세금을 창설하고 차량등록세를 인상하자고 주장했는데 이는 노동계급과 빈민에게 오히려 불리한 것이다.
누네츠 등이 제안한 수단은 이미 심각하게 퇴보하는 주 세금구조를 더 악화시킬 것이다. 캘리포니아 예산기획서의 보고에 따르면 평균수입 11000 달러가 되는 5분의 1, 극빈층 가족이 그들 수입의 11.7%를 주세(州稅)로 낸다. 그런데 최상층 1%는 평균 160만 달러를 벌고 세금으로 겨우 7.1%만을 낸다.
게다가 2001년의 에너지 위기때 캘리포니아 국고에서 훔쳐낸 백억 달러보다 더 많은 것을 언급한 정치인은 어느 정파건 없었다. 이 무렵에 ‘엔론’ 같은 거대 에너지기업은 대량 수익을 얻기 위해 주 정부의 권력과 에너지 시장을 비합법적으로 조종했는데 말이다.
노동조합의 대응
캘리포니아 교원연합(CTA)이 보여주듯이 현 상황에 대한 노동조합의 대응은 보잘것없었다. 그들은 학부모와 교사들과 학교 스탭들에게 삭감에 대한 반대를 표명하기 위해 주의회의 대표를 호출하자고 채근했다. 그러나 아무리 이메일을 무더기로 보내고 전화 요구를 보낸다 한들 예산 삭감을 철회하게끔 민주당이나 공화당 의원들을 움직이는 것은 불가능하다. 사실 이 관점은 부지사 짐 가라멘디의 우스운 행동으로 이미 표현된 것이다. 그는 최근 교사 학생과 학부모들에게 삭감에 항의하고 정치인들에게 예산 위기를 해결하라고 호소하도록 채근했다.
더욱이 캘리포니아 교원노조는 삭감 폐지를 조합원들에게 다짐했다. 그들의 전략은 부담을 학교 스탭들에게 떠넘기는 것이다. 마치 이것이 공립교육체제의 교육 조건과 이들 피고용인들에게는 큰 충격을 주지 않는 것처럼.
게다가 캘리포니아 교원노조 지도부가 발표한 성명은 제안된 예산 삭감이 경제의 다른 부문들에 미치는 충격에 대해서는 아무 언급이 없다. 최근의 결의문은 “CTA는 주지사와 주의회에 우리의 학생들을 최우선에 놓을 것을 요청한다.”며 “공립학교들을 피폐하게 할 전면 삭감을 거부한다”고 밝혔다.
민주당과 제휴한 CTA는 지난 몇 년간의 그들의 행동이 잘 나타내주듯이 (‘높은 질의 교육’에 대한 강조과 같은) 기본 공공서비스와 민주적 권리를 위한 투쟁을 선도하는 일에 무능하다는 것을 스스로 입증했다.
2004년 CTA가 선도한 이른바 ‘교육 연합’은 다음에 주정부에 예산 잉여가 생길 때에는 예산을 복구한다는 주지사의 약속을 받아들여 K-12 학교와 지역(컴뮤니티) 대학의 재정을 최소한의 수준으로만 제공한다는 합법적 명령인 ‘98재정 제안’에 동의해주고 말았다. 이에 따르면 20억 달러가 감축된다. 놀랄 일도 아니지만 그 예산은 결코 복구되지 못했다. 그 대신에 CTA는 그들이 ‘98재정 제안’의 보상물로 ‘제안 57(경제회복 약정법령bond act)’과 ‘제안 58(캘리포니아 균형예산 법령)’을 지지했는데도 불구하고 슈바르츠네거가 약속을 팽개친 것을 비난하는 켐페인에만 열중했다. CTA든 민주당 의원들이든 현행 위기 국면에서 잃어버린 20억 달러는 전혀 언급하지 않았다.
이 모든 경험들은 민주당과 (CTA를 비롯한) 그 동맹자인 노조 관료주의와 분명하게 결별할 필요가 있음을 말해준다. 지금의 투쟁은 노동계급의 모든 성원과 연대하여 벌여야 하지만 특히 행정가, 수위, 의료 보조인, 곧 직업을 잃을 7천이 넘는 학교 고용인들, 정부가 제공하는 서비스에 의지하여 삶의 수준을 유지하는 수십만 캘리포니아인들, 즉 예산 삭감에 의해 직접 영향 받는 사람들과의 연대가 중요하다.
교육에 대한 공격은 다양한 방식으로 들어오지만 어느 것이든 세계 자본주의 경제의 붕괴에 객관적 뿌리를 두고 있다. 공공교육을 방어하고 대다수 민중의 요구에 부응하도록 사회를 재조직화하려면 국제주의적 사회주의 프로그램에 기초한 독립적인 동원이 요구된다(wsws. org 2008. 5.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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