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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세와 투쟁방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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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정세(각국의 계급투쟁과 국제정치) | 볼리비아, 제2의 코소보가 되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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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김승호 작성일08-05-31 00:00 조회1,508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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볼리비아, 제2의 코소보가 되려나 [편집자 주] ‘자치(중앙정부로부터의 독립)’ 여부를 묻는 볼리비아 산타크루즈 주의 국민투표 결과를 소개하는 글을 싣는다(Marxist.com 사이트 게재). 우익세력과 모랄레스 정부 간에 투표결과에 대한 해석이 판이하게 다르다. 우익세력이 장악한 베네주엘라와 에콰도르의 일부 ‘주’정부는 산타크루즈 주의 이른바 ‘자치’가 성공할지를 예민하게 주시하고 있으며 볼리비아 모랄레스 정권은 이 교착 상태를 타개하기 위해 볼리비아 정, 부통령과 9명의 주 지사들의 ‘신임’을 묻는 국민투표를 제안하여 그 귀추가 주목된다. 한편 베네주엘라의 차베스 대통령은 볼리비아의 우익세력들이 현 정권 축출 움직임을 보일 경우, 군사적 개입도 마다하지 않겠다고 경고했으며 모랄레스는 이 사태 배후에 ‘미국’이 있다고 거듭 일깨웠다. 실제로, 미국 해군은 남미 대륙에 ‘함포 외교’를 벌일 목적으로 1950년에 해체되었던 ‘제4 함대’를 올봄에 재창설했다. 하지만 중남미 대륙이 ‘반미 좌경화’의 정치지형을 만만치 않게 형성한 터라 미국이 아직 노골적인 군사침략이나 ‘쿠데타’ 방식을 넘보고 있지는 못한 듯하다. 중남미의 우익세력들을 앞세워 ‘제2의 코소보’ 작전(즉 부분적 분리 독립)을 저울질하는 중이다. 5월 4일 산타 크루즈 주의 과두정치 세력은 경축 분위기에 들떠 있었다. ‘자치’를 구실로 내세운 그들의 신자유주의 독재가 산타 크루즈의 민중에 의해 바야흐로 승인되는 듯했기 때문이다. 공식 결과는 찬성이 85%요, 반대가 15%에 불과했다. 산타 크루즈의 지배 엘리트들은 밤새 자신들의 승리를 경축했다. 그러나 그 분명한 숫자 뒤에 또다른 진실이 있다. 이 국민투표는 40%가 보이콧했고 국가 선거관리위원회가 ‘비합법적’이라고 선언했다. 농촌지역 여러 군데에서 투표용지들이 불태워졌고 투쟁위원회(street committee)가 창설되었다. 농촌지역은 기권율이 아주 높았다. 산타 크루즈에서 두 번째로 큰 도시 몬테로에서는 유권자의 60%가 기권했고, 12%가 반대했다. 산타 크루즈의 가장 빈곤한 바리오(빈민가), 주민 20만 명의 ‘플랜 3000’에서는 가난한 노동자들과 무장한 파시스트 청년조직(union juvenil crucenista) 사이에 격렬한 충돌이 일어나 25명이 다치고 1명이 죽었다. 국민투표는 국제감시단 없이 치러졌고 도처에서 선거부정이 일어났다. 산타 크루즈의 과두정치에 대항하는 시위가 9개 주 전역에서 일어났다. 엘 알토에서는 50만명이, 라 파즈에서는 10만 명이, 코차밤바에서는 50만 명이, 그밖의 다른 도시들도 비슷한 규모의 대중이 거리로 쏟아져 나왔다. 산타 크루즈 시의 상황은 어떠한가? 지난 몇 달 과두세력들의 선전은 엄청났다. 그들은 이 비합법적인 국민투표에서 승리를 거두기 위해 총력을 다했다. 모든 언론은 ‘자기 결정’의 이념을 찬양하느라 바빴다. 그러나 어떤 언론도 ‘자치’ 법령의 실제 내용을 설명하느라 애쓰지 않았다. 그 법령은 들여다 보기만 해도 허구성이 바로 드러난다. 요점은 다음과 같다. : 지주들이 토지를 전면 지배한다. 농업정책과 조림정책, 보호지역의 통제는 모두 그들 수중에 있다(6, 102, 103조). 자본가들은 노동 조건에 대한 합법적 결정권을 보유한다. ‘자치’ 법령은 노동조합의 존재를 인정하지 않는다(6, 7조). 과두정치는 천연자원을 전면 지배한다(8. 114, 115조). 그뿐 아니라 지방 정부와 이른바 산타 크루즈 ‘시민위원회’는 자기들의 지지기반인 파시스트 세력들이 활개치도록 비호하고 있다. 가장 극단적인 패거리들은 ‘인종 청소’, 고원지대에서 온 토착민들(알티플라노)들을 추방하자는 말을 공공연히 떠들고 있다. 국민투표 전날, 시 중심부 라마다의 소(小)상인들은 “<콜라>들은 사흘 안에 산타 크루즈를 떠나라”고 협박하는 유인물이 나돌았다고 신고했다. ‘콜라’는 고원지대 출신의 토착민(알티플라노)으로, 산타 크루즈 인구의 거의 절반을 이루는 소(小)상인들에게 붙여진 이름이다. ‘플랜 3000’ 지역의 빈민들은 국민투표에 맞서 저항하다 파시스트 갱들과 격돌했다. 곳곳에서 선거 부정이 들통 나서 수많은 투표용지가 불태워졌다. ‘찬성’으로 기표된 투표용지들이 투표시간도 되기 전에 무더기로 발견된 것이다. 일요일 저녁 에보 모랄레스는 국영 TV방송에 나가, (산타 크루즈의) 국민투표는 전면 실패했다고 선언했다. 산타 크루즈의 상류사회를 제외하고는 과두세력의 도전이 거대한 저항에 부닥친 것이다. 이는 그들의 공식적 발표에 의해서도 드러난다. 주 전체에서 40%, 산타 크루즈 도심을 제외하면 50% 이상이 기권했다. 앞으로 어찌될 것인가? 국제 부르주아 언론들은 우리가 위에 말한 실제 상황을 하나도 알리지 않는다. 국가는 두 동강이 났고, 동쪽 지방은 모랄레스가 부과하려는 변화에 동의하지 않는다. 우익세력이 자기들의 목소리를 따로 내는 것은 진실의 왜곡된 버전이다. 산타 크루즈의 엘 토르노 지방 농민들이 어제 말했다. “이 사람들은1) 왜 반제르 총독 시절에는 권력을 쥐고 있었는데도 ‘자치’를 선언하지 않았는가? 이 ‘자치’ 국민투표는 빈민들과는 아무 상관이 없다.” 엘 알토의 평의회(cabildo)는 혁명의 첫 조치를 취했다. 그 가장 중요한 대목은 과두세력들이 보유한 모든 공장과 회사의 국유화 요구다. 볼리비아의 노동계급은 자신의 힘을 보여주었다. 이젠느 기득권세력의 권력을 탈취할 구체적인 방책이 필요하다. 노동절 날 에보 모랄레스는 거대 텔리컴뮤니케이션 회사 ENTEL과 몇 개의 석유회사를 국유화했다. 그러나 그것으로 충분하지 않다. 어제 대중들이 제시한 메시지는 분명하다. “정부는 자신의 권력을 되찾는데만 열중하는 과두세력과의 대화를 중단하라. 혁명을 더 진전시켜라!”(2008. 5. 6일 작성) -------------------------------------------------- 1)우익세력을 가리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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