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태일을 따르는 민주노동 연구소
정세와 투쟁방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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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정세(정치) | 민주노동당에 과연 희망이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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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정은교(전태일을 따르는 민주… 작성일07-09-30 00:00 조회1,538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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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금의 시대는 어떤 시대인가? 87민중대진출로 빚어진 정치지형이 20년간 엎치락뒤치락해온 끝에 어떤 식으로든 다시 바뀌지 않으면 안 되는 국면이다. 공공연히 거론되는 ‘2007체제’라는 말이 암시하듯이 한국의 지배세력은 보수 양당에게 ‘화합체제’를 주문하고 있다. 세계자본주의의 위기가 깊어졌으니 언제 어디서 민중의 저항이 터져 나올지 모르는데 이를 받아 안을 진보변혁세력의 싹수를 미리 잘라야 한다는 뜻이다. 그러므로 개혁보수세력이 ‘민주세력’이라는 허울을 아직 폐기하지 않았던 지난 시절에는 민노당이 제3당으로서 어부지리의 끗발이라도 누렸지만, 그들이 거추장스런 ‘민주’의 허울 대신 ‘평화 세력’의 모자를 쓰고 보수대연합으로 나아갈 다음 정부에서는 같은 의석수, 같은 제3등으로도 ‘꿔다 놓은 보릿자루 신세’로 처박힌다. 미국의 보수 양당 화합체제에서 ‘제3당 진출 움직임’이 끊임없이 짓눌렸던 사실을 떠올리자.
  지금의 민노당 지도부는 너나없이 ‘제3당’에 자족하는 태도에 갇혀 있거니와 그들이 ‘안분지족(安分知足)’을 즐기는 순간, 앞으로 펼쳐질 길은 추락의 길뿐이다(최근 MBC 여론조사에서 권영길이 9-11%의 지지율을 기록한 데 대해 권영길캠프에서 “10% 득표는 꿈같은 일”이라고 긍정했다고 한다. 거꾸로, 10%를 밑돌 때는 당의 사활마저 위태롭다. 그런데 이것이 감지덕지할 일인가). 

  여전히 당을 감싸는 사람들을 위해, 한 마디 덧붙이자. 대선 후보로 명망을 누릴 권영길과 경선 2위에 올라 부각된 심상정, 그리고 앞으로 배출될 민노당 국회의원과 그 지망자들에게는 앞날이 별로 어둡지 않다. 아무리 졸전을 벌이기로서니 당이 벼랑에서 떨어지듯 추락하는 것은 아닐 터이고 그러니 어떤 말로든 자기들을 변명할 거리는 있다. 그리고 비례대표 덕분에 몇 석이나마 선량(選良) 자리는 건진다. 그들은 입신하리라. 그러나 당의 미래는 없다. 그러니 젯밥에 영혼을 빼앗긴 사람들처럼 세상을 보아서는 세상이 옳게 보이지 않는다. 평당원과 평조합원의 자리에 서서, 아니 당과 조합의 보살핌조차 누리지 못하는 가장 빈한한 프롤레타리아의 응달진 자리에 서서, 울부짖는 마음의 눈으로 지금의 우리를 돌아다 보라.

  - 민주노동당에 희망이 있는가? ‘지금 이대로’로는 한 올, 한 톨도 없다. 누구를 뽑느냐가 중요하지 않았다. 당이 민중에게 감명을 줄 변혁의 미래를 과연 제시할 수 있을지, 노동자 대중의 손을 어떻게 붙들지, 발본의 모색이 더 중요했다. 시간은 많이 흘러버렸지만 지금이라도 문제를 원점에 놓고 숙고할 일이다. 아, 무엇을 해야 할까? 늙은 로시난테를 타고 거대한 풍차를 향해 나아간 기사 돈키호테가 문득 그리워지는 시절이다. 누구, 사람 없소? (2007. 9. 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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