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태일을 따르는 민주노동 연구소
정세와 투쟁방향
전태일을 따르는 민주노동연구소의 <정세와 투쟁방향>입니다.

기타 | 러시아 견문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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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박승호 작성일07-01-31 00:00 조회1,337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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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가 ‘진정한’ 공산주의자였다는 고려인 아줌마는 서투른 한국말로 소련 붕괴 원인에 대해 자기도 한마디 하고 싶단다. ‘주인이 없어서 망했다’고 단언한다. 그 예로 농장에서 겨울에 가축양식장의 유리가 깨져 가축들이 얼어죽게 생겨서 빨리 갈아 끼워 달라고 요청했더니 그 보고가 결재라인을 타고 올라갔다가 다시 내려오는데 두세 달이 걸렸다. 봄이 되어서야 유리창을 갈아 끼라는 지시가 내려왔고, 그 사이에 가축들은 다 얼어 죽었다는 것이다. 소련의 관료주의에 대한 통렬한 풍자다. 그녀는 원칙적이고 헌신적이며 청렴했던 공산주의자 아버지를 회상하며 자신의 아버지와 같은 당원은 소수였고, 대부분의 당원은 부정부패한 관료였다고 증언한다.  10년 넘게 모스크바에서 살아온 전도연 교무님의 생각은 다르다. ‘노동자들에게 정신 차리고 일할 동기를 주지 못했기 때문에 소련은 망했다’는 것이다.
고려인 아줌마가 러시아 방문 소감을 묻기에 ‘무슨 답을 얻어가기보다 의문이 더 많이 생겼다’고 답하니까 빙그레 웃으며 ‘러시아는 머리가 아니라 가슴으로 이해해야 한다. 러시아 농촌을 모르고 러시아를 이해할 수 없다.’며 한번 더 러시아에 오란다. 고은경 교무님이 ‘러시아 시골의 할머니는 우리나라 시골 할머니와 너무나 똑같다’며 한마디 거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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