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정세(각국의 계급투쟁과 국제정치) | ‘베네수엘라 위기’ 이해하기: 전 에콰도르 외무장관 기욤 롱(Guillaume Long)과의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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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작성일19-02-03 19:52 조회2,840회 댓글0건첨부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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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네수엘라 위기 이해하기.hwp (64.0K) 7회 다운로드 DATE : 2019-02-03 19:52: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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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네수엘라 위기’ 이해하기: 전 에콰도르 외무장관 기욤 롱(Guillaume Long)과의 인터뷰1)
(teleSUR 제공. 2019년 1월 29일 게시. 인터뷰한 사람은 로난 버튼쇼1) )
이 인터뷰에서 전 에콰도르 외무장관은 현 베네수엘라의 위기의 광범위성을 이해할 수 있는 근본적인 배경에 대해 시의적절한 설명을 제공한다.
야당 주도의 국회에서 최근 국회의장으로 취임한 후안 과이도2)가 현직 니콜라스 마두로 대통령을 축출하려는 의도로 자기 자신을 베네수엘라 임시 대통령이라고 선포하면서, 베네수엘라위기는 새로운 국면을 맞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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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자신의 트위터에서, 그의 행정부가 과이도를 베네수엘라의 대통령으로 공식적으로 인정할 것이며, 캐나다가 곧 미국의 결정을 뒤따를 것이라고 발표했다. 최근 유럽연합(EU)의 주요 국가들은 8일 이내에 대통령 선거가 선포되지 않으면 그들도 미국과 캐나다와 같이 과이도를 대통령으로 인정할 거라는 공동성명을 발표했다.
과이도의 이런 움직임은 광범위한 국제 좌파들로부터 '쿠데타' 기도라고 비난받았다. 예컨대 영국 노동당 좌파 하원의원들은 <가디언>지3)에 보낸 서한에서 과이도의 이런 행동을 "정권 교체(regime change)" 기도라고 규정하고 비난했다. 하지만 좌파들의 이런 과이도 비난은 서방 국가들의 반(反) 마두로 움직임을 저지하는 데 별 효과가 없었다. 아주 최근 이 유럽 연합 나라들은 베네수엘라에 대한 경제제재를 더욱 강화했는데, 이런 제재 강화에 따라 영국은행4)은 볼리바르 공화국이 자신의 지하금고에 맡겨둔 12억 달러 상당의 금을 인출하려 하자 이를 거절했다.
이러한 사태 전개 속에서 <트리뷴 매거진(Tribune Magazine)>지는 에콰도르의 전 외무장관이며 전 유엔주재 에콰도르 대표였던 기욤 롱 씨를 인터뷰했다. 현재 ‘국제관계 및 전략 연구소’(IRIS)의 준(準)연구원인 기욤 롱 씨는 베네수엘라 위기가 지니고 있는 맥락의 광범위성, 서방의 대응, 라틴 아메리카 정치 조류의 변화, 멕시코와 우루과이 정부가 제안한 중재의 성공 가능성 등에 대해 두루 이야기했다.
로난 버튼쇼: 최근 베네수엘라에서 일어난 사태에 대한 당신의 생각은 무엇입니까?
기욤 롱: 우리가 지금 보고 있는 것은, [느닷없는 상황이 아니라] 베네수엘라에서 상당한 기간 동안 전개돼 온 역사와 상황이 가속도를 내고 있는 것입니다. 베네수엘라에는 심각한 경제적, 사회적, 정치적, 제도적 위기가 있습니다. 여러 국가기관들이 서로 갈등을 빚고 있으며, 서로 타 국가기관의 정당성을 사실상 인정하지 않고 있습니다. 행정부는 입법부를 인정하지 않고 있고, 입법부는 행정부를 인정하지 않고 있습니다. 이런 상황은 2015년 국회의원 선거 이래 지속돼 왔는데, 이런 상황이 [해결되지 않고] 지속되는 과정에서 양 진영의 대립은 시간이 갈수록 더욱 양극화되고 과격해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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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대립 상황은 과이도 국회의장이 최근 자신을 임시 대통령이라고 선포한 것을 계기로 급격히 고조되었습니다. 과이도의 이 셀프 대통령 선언으로 인해 우리는 지금 한편에서는 대부분의 국가기관들을 통제하고 있는 마두로 대통령이 현직을 지키고 있고, 다른 한편에서는 일련의 외세들과 이 나라 시민사회의 중요한 부문들의 지지를 받고 있으면서 대통령을 자칭하고 있는 과이도가 현직 대통령의 적수로서 맞서고 있는 [특이한] 상황을 접하고 있습니다.
우리가 지금 베네수엘라에서 보고 있는 이 극도의 정치적 양극화는 인구의 상당 부분들이 각각 어느 쪽을 지지함에 따라 사회가 깊이 분열된 데 따른 산물입니다. 서방에서는 이 사실을 이해하는 것이 아주 중요합니다. 서방에서는 언론매체들이 베네수엘라 사회에 마두로에 대한 반대가 압도적인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다는 인상을 퍼뜨리고 있기 때문입니다. 친정부와 반정부 진영 각각 상당한 지지세력을 갖고 있다는 것을 이해하지 못하면 우리는 중대한 실수를 저지르고 값비싼 대가를 치르게 될 것입니다.
현재 베네수엘라에 상당한 규모의 반(反) 마두로 진영이 존재하는 것은 분명한 사실입니다. 반 마두로 진영은 이제 더 이상 이 나라의 엘리트들에 국한되어 있지 않습니다. 반면에 여러 해 동안, 특히 차베스가 대통령으로 재임하던 동안, 야권은 거의 전적으로 엘리트들 또는 상층 중간계급으로부터만 지지를 받았습니다. 그런데 이 야권의 지지기반이 지금 베네수엘라 사회의 보다 민중적인 부분으로 확대되었습니다. 그와 비슷하게, 어떤 경우에는 마두로에게 매우 충성스럽고 어떤 경우에는 마두로에게 상당히 비판적이지만, 여전히 과이도와 그리고 보다 넓게는 베네수엘라 야권에 대해 적대적인 강력한 차베스주의 진영이 존재하고 있습니다.
지난 대선에서 [친정부 반정부 간] 격렬한 대결이 있었는데, 이 차베스주의 진영의 일부가 투표에 참여하지 않았던 것 같습니다. 그러나 이들의 투표 불참이 곧 그들이 반 마두로 블록에 가담했음을 뜻하지는 않습니다. 나는 지난 대선에서 기권율이 높았다는 것을 곧 반 차베스주의가 많다는 것으로 기계적으로 동일시하지 않도록 조심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의심할 바 없이 많은 베네수엘라 사람들은 지난 몇 년간 경제위기가 깊어지고 있는 데 대해, 그리고 마두로 정부에 대해 좌절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것이 반드시 베네수엘라 사람들이 야권을 지지할 준비가 되어 있다는 것을 뜻하지는 않습니다.
로난 버튼쇼: 과이도가 자칭 대통령이라고 발표하자마자 미국과 캐나다는 그의 승리를 승인했습니다. 주요 유럽연합 국가들도 미국과 캐나다를 뒤따라서 만약 새 대선이 8일 이내에 공고되지 않으면 과이도를 대통령으로 승인할 거라고 말했습니다. 당신은 서방의 이런 반응을 어떻게 평가합니까?
기욤 롱: 지금의 시점에서 상황을 더욱 양극화시키는 것은 커다란 실수라고 생각합니다. 베네수엘라의 정치적 분열과 관련해서 정부와 야권 어느 쪽이든 정치적 입장을 급진화 시키는 것은 폭력사태를 증가시키는 위험을 무릅쓰는 모험입니다. 이 나라에는 이미 상당히 높은 수준의 정치폭력이 존재합니다. 2017년에는 한 불량한 조종사가 헬리콥터를 이용해 대법원을 공격했고, 작년에는 마두로가 참석한 집회를 향한 드론에 의한 공격이 있었으며, 보안군이 야권의 시위를 심하게 탄압하고 사람들을 살해했으며, 시시때때로 야간에 ‘과림바’5)가 발생했습니다. 야당의 이러저런 부문들에 의해 도로에 폭력적인 바리케이드가 설치됐으며, 지난 며칠 동안에 많은 사람이 죽었습니다. 긴장이 더 악화될 경우 이런 상황은 빠르게 국내전투(civil conflict)나 심지어 내전(civil war)으로 굴러 떨어질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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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로, 최근 몇 년 동안 양측 간의 협상에 관여해 온 사빠떼로6) 전 스페인 총리는 "극적인 결과를 동반하는 국내전투" 가능성을 경고했습니다. 그는 각각 자신들의 전망에 헌신하고 있는 두 블록에 관해서, 그리고 두 범주의 국민들 - 차베스주의자와 야권 - 에 관하여 이야기했습니다.
이 모든 상황에서 군대는 변함없이 마두로 대통령에게 충성했습니다. 몇몇 이탈자가 있었지만, 그들은 극소수였습니다. 전반적으로 봐서 군대는 계속 마두로 정부 편에 서 있습니다. 따라서 서방이 쿠데타나 폭동을 선동하는 것은 위험합니다. 그런데 서방의 수사(修辭)는 때로는 그런 선동을 하는 것으로 생각됩니다. 현재 그들은 비-협약(non-pacted) 수단을 통한 정권교체를 고무·선동하고 있습니다. 그들의 메시지는 정부를 제거하기 위해서는 모종의 물리력이 필요하고 정당하다는 것입니다. 만약 이런 [물리력을 행사하는] 상황이 발생하면, 당신은 차베스주의자들이 그에 대해 강력하게 응답하는 것을 보게 될 것입니다. 이것은 국내전투나 내전의 토대를 쌓는 일이 됩니다.
로난 버튼쇼 : 분명히 최근 몇 년간 라틴아메리카 정치에는 중대한 변화가 있었습니다. 세기의 전환기부터 선거로 선출된 일련의 좌익 정부로부터 권력이 빠져나갔습니다. 권력은 갈수록 강경해지는 우익 운동을 향해 흘러들어 갔습니다. 이런 경향 가운데 최근에 있은 가장 극적인 예는 작년에 브라질 대선에서 선동가인 우익 정치인 자이르 보우소나루7)가 대통령에 당선된 것입니다. 아주 최근의 베네수엘라 위기의 지역적8) 맥락이 뭐라고 믿고 있습니까?
기욤 롱: 차베스는 라틴 아메리카 우익과 이 지역 엘리트들에게는 애당초부터 불편한 인물이었다는 것을 기억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2002년 차베스 정부에 대한 쿠데타가 있었는데, 그 반 차베스 쿠데타는 비단 미국과 아스나르9)의 스페인에 의해서만 지원받은 것이 아니라 라틴아메리카 지역의 일군의 정권들, 그 중에서도 특히 콜롬비아 정권으로부터 보증을 받았습니다. 이것은 단지 베네수엘라만이 아니라 라틴아메리카 지역 전체에 대한 차베스의 급진적 의제 때문이었습니다. 차베스는 이 지역 엘리트들이 역사적으로 행해 온 역할에 의문을 제기하고 부와 권력의 재분배를 요구했던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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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방에서 ‘분홍 물결’(Pink Tide)로 알려져 있는 시기 동안, 라틴아메리카 지역에서는 베네수엘라에 대해 좀 더 동정적이거나 최소한 덜 적대적인 좌파 정부들이 여럿 선출됐습니다. 하지만, 최근 몇 년 동안 이 대륙에서 우익이 득세하면서부터 베네수엘라가 라틴아메리카 대륙에서 좌우익 분열의 한 가운데에 놓이는 상황이 조성되었습니다. 베네수엘라는 라틴아메리카의 모든 나라들의 정쟁에 커다란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예컨대 멕시코에서 오브라도르10)가 대통령으로 당선되는 선거 과정에서, 날이면 날마다 그가 어떻게 멕시코를 베네수엘라 같은 나라로 바꾸려 하는지에 대한 소설들이 만들어졌습니다. 브라질 대선에서도 멕시코의 경우와 마찬가지로 베네수엘라에 대한 논쟁이 중요한 역할을 했습니다. 라틴 아메리카의 모든 정치는, 국내정치나 국제정치나 할 것 없이 모두, 베네수엘라 위기에 감염되어 왔습니다. 이는 베네수엘라 위기의 해결이 단지 베네수엘라 한 나라만의 문제가 아니라 라틴아메리카 지역 전체의 문제라는 것을 의미합니다. 그리고 이는 또 베네수엘라 위기를 해결하는 문제는 우리가 21세기에 등장할 제반 위기들을 처리할 능력을 가지고 있는지 없는지를 판가름해 주는 시금석임을 의미합니다.
불행하게도, 이 모든 상황의 바탕에는 라틴아메리카 전역에 걸친 일종의 냉전정치로의 복귀가 가로놓여 있습니다. 브라질의 신임 대통령 보우소나루는 이런 경향을 가장 잘 보여주는 사례입니다. 그는 중남미 대륙에서 결코 "공산주의"를 허용하지 않겠다고 말하고 있고, “빨갱이들”을 축출하겠다고 다짐하고 있습니다. 그는 자기 나라의 노동자당(PT) 및 다른 좌파 정당들을 겨냥해서만 이런 말을 하는 것이 아닙니다. 그는 베네수엘라와 쿠바와 같은 좌익 정부를 가리켜서도 이런 말을 하고 있습니다.11) 이런 움직임은 미국 대통령 트럼프와 그의 안보보좌관 존 볼턴의 개입에 의해 더욱 심화되어 왔습니다. 이들은 최근 엘리엇 애브람스12) 같은 인물을 이 지역의 정치무대에 재등장시켰는데, 그는 1980년대 중남미의 ‘콘트라 더러운 전쟁(Contra dirty wars)’13)에서 가장 악명을 떨친 인물 중의 하나입니다.
이런 신 냉전화 과정 전체에서 결정적 역할을 하는 행위자는 이 지역의 주요 우익 정부들로 구성된 ‘리마 그룹(Lima Group)’14)입니다. 이 리마 그룹은 2017년에 베네수엘라 위기에 대응하기 위해 처음 소집되었습니다. 이들은 마두로 대통령의 합법성에 대한 비승인, 마두로 진영과 관계하지 않기, 과이도를 대통령으로 승인하기 등등 극단적으로 매파적인 노선을 밀어붙이고 있습니다. 유럽연합과 그것을 구성하는 여러 강대국들에 대해 말하자면, 이들도 트럼프와 리마 그룹의 노선을 채택하는 조짐을 보이고 있습니다. 내 생각으로 유럽연합이 그와 같은 극단적 매파 노선을 따르지 않는 게 아주 긴요합니다. 유럽연합은 애초에는 자제하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그러나 최근 들어 8일 이내에 대선을 발표하라는 과이도의 주장을 지지하는 공동성명을 발표하는 데서 보듯이 미국이 이끄는 극단적 매파의 길에 동참하고 있습니다.
나는 유럽이 보다 섬세한 접근방법을 택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런 섬세한 접근법은, 유럽이 베네수엘라에서 그리고 특히 라틴아메리카에서, 향후 어느 시점에 중개자로 역할을 하는 것을 비롯하여, 보다 생산적인 역할을 할 수 있게 해 줄 것으로 생각합니다.
로난 버튼쇼: 물론 이 모든 것과 관련하여 또 하나의 지역적 맥락이 있습니다. 멕시코와 우루과이 정부가 내놓은 제안이 그것인데요. 이 제안은 베네수엘라 위기에서 이들 두 나라 정부가 중재자로 역할하면서 작년 대선을 전후로 중단된 양 진영의 대화를 재개 시키기 위한 것입니다. 이 제안이 실현될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합니까?
기욤 롱: 우리는 방금 베네수엘라가 어떻게 두 진영으로 나눠졌는지에 대해 얘기를 나눴습니다. 그러나 베네수엘라만이 아니라 세계 역시도 여러 측면에서 심하게 분열돼 있습니다. 라틴아메리카에서는 지금 우익 진영이 득세하고 있는 게 분명합니다. 그러나 리마 그룹조차도 미주기구(OAS) 회의에서 자신들이 제출한 동의안을 통과시키지 못했습니다. 비록 이 지역에서 좌익이 약화되고 우익이 득세하고 있기는 하지만 리마 그룹의 동의안이 통과되는 데 필요한 표수를 얻지 못한 것입니다. 게다가 당신은 세계적인 지정학적 현실도 잘 알고 있습니다. 서방이 과이도를 지지하고 있다지만 그 대척점에서 러시아와 중국이 마두로 정부를 지지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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협상은 언제 중요합니까? 지금과 같이 진퇴양난에 처했을 때, 역관계가 대체로 균형을 이루고 있고 이로 인해 어느 방향으로든 사태의 진전이 가로막혀 있을 때, 바로 그러한 때입니다. 양쪽은 각기 자신의 진지에 참호를 파고 웅크리고 있으며, 당분간은 어느 편도 상대편을 제압하고 승리할 만큼 강력하게 보이지 못하는 형국이 그것입니다. 이런 교착상태가 바로 협상이 필요한 상황이고 순간입니다. 이런 맥락에서 멕시코와 우루과이 정부의 제안은 환영할 일입니다. 우루과이는 지금까지 친 마두로 입장이 아니었으며, 최근 몇 년 동안에는 마두로 정권에 대해 매우 비판적이었습니다. 흔히 친 마두로로 알려진 멕시코 오브라도르 정부는 아주 최근에야 집권한 신생 정부입니다. 그러나 오브라도르는 비록 멕시코가 리마 그룹 회원에서 탈퇴하도록 조치했지만, 그리고 베네수엘라 정부를 공격하지 않아 왔지만, 그 자신 마두로 대통령 취임식에 참석하지 않았으며 고위 대표단을 파견하지도 않았습니다. 그래서 나는 이 두 나라가 현 베네수엘라 위기를 중재하는 데 아주 좋은 위치에 있다고 생각합니다.
베네수엘라 정부와 야권 사이에는 오랜 협상의 역사가 있습니다. 이 협상이 타결에 이르지 못한 상황이 긴장을 에스컬레이트 시키려는 사람들에 의해 악용되어 왔습니다. 그러나 협상은 비록 타결을 이끌어내지 못했지만, 결정적인 시점에 더 이상 폭력사태가 일어나는 것을 막아주는 등 약간의 긍정적 역할을 한 것도 사실입니다. 그것은 그 자체로 협상의 성과입니다. 이런 협상 가운데 그 중 첫 번째는 2014~2015 년에 콜롬비아, 에콰도르 및 브라질이 주도한 남미국가연합(UNASUR)15)의 중재였습니다.
그 다음 두 번째는 소위 '전직 대통령들의' 이니셔티브였습니다. 이 중재 협상에는 앞에서 언급 한 바 있는 전 스페인 총리 사빠떼로와 전 파나마 대통령 마르띤 또리호스(Martin Torrijos), 전 도미니카 공화국 대통령 레오넬 페르난데스(Leonel Fernandez), 그리고 당시 남미국가연합 사무총장이었던 전 콜롬비아 대통령 에르네스또 삼뻬르(Ernesto Samper) 등이 참가하였습니다. 한동안 양 진영은 협상 테이블에 마주보고 앉아 있었습니다. 비록 보다 장기적인 이슈들은 해결되지 못했음이 분명하지만, 당면 이슈 가운데 일부는 해결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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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동안 있었던 대화의 마지막 라운드는 지난 대선을 주된 대상으로 한 것으로서, 전 스페인 총리 사빠떼로가 주선한 것입니다. 나는 그 대화에 직접 참여하지 않았기 때문에 사빠떼로가 한 말을 가지고 판단할 수밖에 없습니다. 그가 발표한 바에 따르면, 그가 ‘민주정치의 정상적 운행과 발전’이라고 명명한 하나의 과정에 대한 합의가 회담이 결렬되기 직전까지 유지되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야권은 당시 마지막 순간에 이 협상에서 철수했으며, 사빠떼로는 야권의 그런 행위를 비판했습니다. 마두로 정부는 지금 사빠떼로의 그 비판을 자신의 논거로 사용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런 사실은 서방 미디어의 담론에서는 완전히 빠져 있습니다.
이런 대화 전례와 더불어 우리는 대화가 이루어질 수 있다는 몇몇 증거를 가지고 있습니다. 최근 몇 개월 동안 이와 관련하여 큰 발전이 있었습니다. 베네수엘라 야권은 차베스 대통령이 권력을 잡은 이래로 심하게 분열 돼 있었습니다. 엔리께 까프릴레스16), 레오뽈도 로뻬스17) 등을 비롯한 지도급 인물들이 있었지만, 야권은 매우 심하게 분열돼 있었습니다.
이런 상황이 변화된 듯합니다. 야권 전반에 걸쳐 과이도에 대한 매우 광범위한 지지가 형성되어 있습니다. 이런 광범위한 지지가 그의 개인적 역량 때문인지, 국회의 위임으로 인한 것인지, 또는 최근에 발생한 국제적 요인 때문인지는 알기 어렵습니다. 그러나 베네수엘라 야권은 이제 처음으로 다 함께 정부와 협상할 국면에 이른 듯한 조짐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협상의 견지에서 보면 이것은 긍정적인 발전입니다. 과거에는 야권의 많은 부분이 대화를 편파적으로 한다거나 불충분하게 한다고 비난했습니다. 이제 그들은 이런 비난을 하기가 더 어려워졌다는 사실을 깨닫게 될 것입니다.
로난 버튼쇼: 만약 협상이 성사되지 않으면 어떤 후과가 일어날 가능성이 가장 큽니까?
기욤 롱: 군대가 없이, 그리고 사회가 깊게 분열되어 있는 상태에서, 과이도 진영이 자력으로 성공할 가능성은 매우 적어 보입니다. 설사 서방 강대국들의 지원을 받는다고 해도 그렇습니다. 경제제재가 점점 높아지고 있는데, 이는 현재의 교착상태를 점점 더 유지하기 어렵게 만들 것입니다. 경제제재는 항상 사회의 가장 밑바닥에 있는 가난한 사람들을 해칩니다. 경제제재는 또한 베네수엘라에 경제위기를 조성해 해왔습니다. 그들은 또 마두로 정부가 2015년 이전 수준으로 정권의 지지기반을 넓힐 급진적 사회변화를 추진하지 못하게끔 가로막을 것입니다. 십중팔구 그럴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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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므로 베네수엘라 위기를 격화시키려는 고무·격려·조장 행위는, 특히 트럼프 행정부의 그런 행위는, 극히 위험합니다. 이런 행위는 야권에 대한 대중의 지지가 압도적이라는 그릇된 관념에 의거하고 있으며, 차베스주의 진영의 탄력성을 과소평가하는 것입니다. 만약 미국이 베네수엘라에 대해 준비하고 있는 정책이 1980년대 당시의 레이건-스타일의 정책과 같은 종류의 것이라고 한다면 이는 베네수엘라에게, 그리고 나아가 라틴아메리카 전체에게 매우 나쁜 소식입니다.
베네수엘라의 위기는 이미 거대한 규모의 이민자 위기를 만들어냈습니다. 그리고 이 이민자 위기의 강도가 점점 높아져서 폭력사태로 확대되면 베네수엘라 위기는 훨씬 더 악화될 것입니다. 이 지점과 관련하여 우리는 시리아, 이라크 및 리비아 사태를 통해서 그런 폭력사태가 어떤 결과를 초래하는지 익히 봐 왔습니다. [따라서 어떤 결과가 초래될지 충분히 예견할 수 있습니다.] 나는 이 대륙의 우익 정부들조차도 그런 상황이 오기를 원한다고는 생각하지 않습니다. 이 지점에 대한 [냉철한] 인식이 필요합니다. 이런 [냉철한] 인식에 도달한다면, 언젠가는 결국 라틴아메리카의 점점 더 많은 나라들이 베네수엘라 위기는 반드시 협상 테이블에서 해결돼야 한다는 쪽으로 이끌릴 것입니다. 리마 그룹 나라들도 마찬가지로 그런 방향으로 이끌릴 것입니다.
<영어 원문 주소>
*본문 안에 있는 [ ] 괄호는 독자의 이해를 돕기 위해 역자가 첨가한 것이다.
3) 영국의 대표적인 종합일간지이다. 정치문제 대해서는 자유주의적이고 진보적이며, 보수적인 <타임스>지의 대척점에 서 있다.
4) 영어 명칭은 ‘Bank of England’로서, 영국의 중앙은행이다. 본사는 런던에 소재한다. 옛날, 금을 보관해 주는 업무로 은행업을 시작했다.
5) guarimba. 베네수엘라 우익 파쇼세력의 폭력적 정치시위를 지칭하는 단어이다.
9) 정식 이름은 José María Azar. 1996년부터 2004년까지 스페인 정부 수상을 역임했으며, 우익의 주력 정당인 ‘스페인 인민당’을 이끌었다.
11) 그는 작년 10월에 대통령에 당선되자마자 내놓은 첫 말로 쿠바와 단교하겠다고 선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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