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정세(민중운동 동향) | [자료]진보당은 지금, 분열 중
페이지 정보
작성자 자주민보 한성 작성일12-08-31 00:00 조회1,585회 댓글0건본문
진보당은 지금, 분열 중 |
[분석과 전망] 진보당 ‘혁신모임’의 종착지는 민주당의 왼쪽인가? |
기사입력: 2012/08/23 [00:42] 최종편집: ⓒ 자주민보 |
[다음은 지난 5월 10일 구속되어 현재 서울구치소에 수감중인 자주민보 한성 기자가 편지로 보내온 글임을 알려드립니다. _편집자] 분당의 길로 접어드는 진보당 통합진보당 내 ‘진보정치혁신모임(이하, 혁신모임)’이 당 바깥에서 새로운 진보정당 건설을 추진하고 있는 가운데 민주노총이 진보당에 대한 지지를 철회하고 나서 진보당이 급기야 분당의 길로 들어서고 있다. 분당 움직임이 본격화된 것은 진보당 내 참여계, 인천연합, 통합연대 등 3개정파가 자신들이 추진해왔던 이석기, 김재연 의원 제명안이 의원총회에서 부결된 것을 특별한 계기로 삼으면서부터였다. 3개정파가 두 의원을 제명하려고 했던 것은 진보당의 패권을 보다 안정적으로 쥐기 위해서였다. 제명이유는 두 의원이 속해 있는 무당권파가 국회의원 비례후보 선출과정에서 ‘총체적인 부정, 부실선거’를 저질렀다는 것이었다. 그러나 의원총회의 결과는 구당권파의 ‘부정’에 사실이 아니라는 진상조사의 내용에 부합하는 것이었다. 두 의원을 제명시키지 못한 의원총회의 결정은 3개정파의 당 패권 장악이 실패한 것을 의미한다. 3개 정파는 ‘혁신모임’을 꾸렸다. 그리고는 준비하고 있었다는 듯이 곧바로 ‘신당창당’을 알렸다. “어떤 일이 있더라도 9월 안으로 새로운 대중적 정당건설을 마무리할 것” 7일 라디오에 출현한 강기갑 진보당 대표는 그렇게 밝혔다. 선명했다. 지난 7월 29일 유시민 전 대표가 당 게시판에 “혁신은 불가능하며 야권연대는 민주당이 하지 않을 것”이라고 올린 글에 대한 구체적인 화답이었다. 한국 진보정치에서의 의회주의 한국의 정치토양은 진보정치를 제대로 정립시켜 본 적이 없다. 이는 한국의 분단체제가 한국의 정치를 얼마나 척박하게 만들었는지를 보여주는 것이면서 동시에 진보정치가 분단체제로 인해 적잖은 곡절을 동반할 수밖에 없을 것임을 보여주는 것이기도 하다. 정치평론가 고성국은 ‘통합진보당, 분당만이 살 길이다’라고 주장했다. 한국의 진보정치는 지금, 분열 중에 있다. 그것을 제대로 보여주고 있는 것이 진보당 사태이다. 진보당 사태는 비례후보 경선문제를 둘러 싼 대립사태, 보수진영이 대대적으로 불러일으킨 종북사태 그리고 지금의 분당사태 등 세 가지 국면으로 이루어져 있다. 종북사태가 한국의 분단체제가 얼마나 허약한 것인지를 역설적으로 보여주는 것이라면 비례후보 경선사태와 분당사태는 진보진영에 들어와 있는 의회주의의 실상을 제대로 보여준다. 의회주의에 대해 정확히 아는 것은 현 시기 매우 중요한 문제이다. 의회주의에 대한 개념정립을 제대로 하지 않게 되면 진보당사태의 본질적 성격을 제대로 간파하지 못할 뿐만 아니라 진보정치의 미래를 제대로 조망할 수도 없다. 대중의 변혁운동은 광범위한 계급, 계층을 아우르는 넓은 전선 운동과 합법 정당 운동으로서 의회활동으로 구성된다. 변혁운동에서 정당운동은 민주노동당의 역사에서 확인할 수 있듯이 대중투쟁에 기반하고 대중투쟁을 추동한다. 87년 7,8,9 노동자대투쟁으로 촉발된 노동자 대중투쟁은 10년 뒤인 96년, 97년 조직화된 대중투쟁인 민주노총 총파업투쟁으로 발전했다. 노동자의 조직화된 대중투쟁은 97년 ‘국민승리21’에 이어 2000년 민주노동당을 내왔다. 민주노동당의 발전역사는 노동자, 농민, 청년학생 등의 대중투쟁에 기반하고 그 대중투쟁을 추동해 온 과정이었다. 이처럼 정당운동으로서 의회활동은 전체 전선운동에 복무하는 것을 기본 임무로 하는 전술단위로서의 위상을 가지고 있다. 그런데 전술단위인 의회활동에 과도하게 전략적 의의를 부여하고 벌이는 의회활동이 의회주의이다. 이 의회주의는 의회장악이나 선거를 이용한 정권교체를 통해 사회변혁이 가능하다는 환상을 조장한다. 의회주의는 또한 전선운동에 복무하지 않는 의회활동이기도 하다. 의회주의란 이처럼 합법정당운동이 전체 진보운동에서 차지하고 있는 지위와 역할을 부정하거나 소홀히 하는 전반의 의회활동을 일컫는다. 현 시기 한국 정치의 의회주의는 진보당, 그 중에서도 특히 ‘혁신모임’에 대거 포진되어 있다. 그리고 한국정치의 의회주의는 다른 나라와는 특별히 다른 특징을 가지고 있다. 친미성, 반북성을 일정 정도 갖고 있다는 것이 그것이다. 한국 진보정치에서의 의회주의만이 갖는 그 독특한 성격은 반세기 넘게 지속되고 있는 분단체제가 강제한 것이다. 비극이다. 분단체제하에서 특히 국가보안법 아래에서 한국정치가 살며 활동하려면 취할 수밖에 없는 일종의 생존방식인 셈이다. 2008년 민주노동당의 심상정, 노회찬, 조승수가 최초로 ‘종북논란’을 일으키며 탈당하여 진보신당을 창당했던 것 그리고 지금 2012년의 진보당 사태 역시 분단체제와 결부시키지 않고서는 제대로 설명되지 않는다. 변혁성이 거세된 의회주의의 실체 당연한 것이지만, 의회주의자들에게 변혁적 관점을 기대해서 얻을 수 있는 것이라고는 실망 혹은 분노 이외에는 없다. 의회주의자들은 입으로는 ‘진보’를 말하지만 어떻게 하면 대중을 투쟁과 활동에 주인으로 세울 것인가에 대해서는 관심을 돌리지 않는다. 시대가 변화했다고는 하지만 대중을 투쟁과 활동의 주인으로 되게 하는 근본방도는 대중의 의식화, 조직화이다. 의회주의자들은 당 패권을 쥐는데 도움이 된다면 반북보수언론을 끌어들이는 것도 마다하지 않았다. 지금에 와서는 비례의원직을 지키기 위해서 당을 해산하자는 것도, 당을 반토막 내자는 것도 머뭇거리지 않고 있다. 그들에게서 확인되는 뚜렷한 특징 중에 하나는 정치 공학적으로 길들여지고 단련된 사고와 행태들이다. 야권연대에 대해서조차도 그들은 변혁적 관점이 아니라 야권이 정권을 잡았을 때 그 권력의 일부를 할당받는 문제로 접근하고 있다. 야권연대에 연립정부론 혹은 공동정부론을 결부시키고 있는 것이다. 현 시기 주체역량의 장성 정도만 고려해 보았을 때에도 연립정부론은 무용하거나 자칫 위험하기도 하다. 1970년대 노동운동의 지도급 인사였다가 DJ 정부때 노동부장관에 올랐던 방용석 전 장관이 노동운동의 발전에 기여했다는 역사적 평가는 그 어디에도 없다. 현 시기 연립정부론이 위험할 수도 있는 것은 연립정부론이 의회주의자들의 의회주의적 욕구를 확대 재생산 하는데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전선운동의 약화에 작동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현 시기 의회주의자들은 전선운동에서의 대중활동가가 변혁성을 거세하고 대중의 바다를 떠났을 때 변절 말고 보여줄 수 있는 여러 가지의 모습들을 보여주고 있다. 의회주의의 영토는 민주당의 왼쪽 각성된 대중들은 진보정치의 의회주의자들이 도달하게 될 최종착지가 어디일 것인가와 관련하여 민주당 박용진 대변인에게서 그 단서를 읽고 있을지도 모른다. 박용진의 전직은 민주노동당 대변인이었다. ‘혁신모임’의 한 축인 유시민의 참여당계가 주목받는 것은 그 때문이다. 사람들은 유시민이 진보당사태 과정에서 ‘진보의 혁신’을 주창할 때 다들 의아스러워했다. 무슨 말을 하는지 혹은 왜 그런 말을 하는지 모르겠다는 것이었다. 사람들이 알고 있는 유시민은 실패한 노무현의 잔류였고, 유시민의 자리는 민주당이라고 생각했다. 유시민의 참여당계가 민주당에 합류하지 않은 것은 정치노선상의 차이가 있어서가 아니었다. 있다면 조직문화의 차이 정도였을 것이다. 한국정치에 양김시대는 끝났지만 민주당에는 DJ의 조직문화 잔재가 여전히 남아있는 것이다. 유시민의 참여당계는 정치노선상 민주당의 왼쪽이다. 그것도 중앙방향으로 나 있는 왼쪽이다. 민주당의 왼쪽이 보다 넓어지고 안정적으로 구축될 조짐이 나타나게 될 때 유시민의 참여당계는 매우 자연스럽게 민주당으로 진입하게 될 수도 있을 것이다. 참여당계의 이러한 정치적 특징이나 성향들은 새삼스러운 것일 수는 없다. 엄밀히 말한다면 유시민의 참여당계는 사실, 의회주의로 규정할 수도 없다. 가장 적절한 것은 유시민이 스스로 표현했듯 주유주의인 것이다. 다만 흥미로운 것은 참여당계의 정치적 특징과 ‘혁신모임’의 또 다른 축들인 인천연합계 및 통합연대계의 그것들이 근본적인 차이를 갖고 있지 않다는 것이다. 물론, 출신과 성장배경이 다르다는, 조직문화적 차이가 있기는 하다. 통합연대와 인천연합은 대중투쟁 속에서 나고 대중투쟁으로 성장했던 것이다. 그러나 그것은 전혀 중요하지 않았다. 서로 간에 조직문화적 차이가 근본적 차이가 될 수 없다는 것을 가장 잘 보여주는 것은 지난하고 복잡한 진보당사태에서 정치적 이해관계를 일관되게 함께 일치시켰다는 것 그리고 지금은 ‘혁신모임’이라는 울타리를 함께 지어놓고 있다는 것 등이다. 7월 초 참여당계와 인천연합 및 통합연대는 ‘새로나기특별위원회’를 꾸려 당 정책에 대한 문제제기에 돌입했다. 북과 미국에 대한 기본견해와 입장을 문제 삼은 것이었다. ‘포퓰리즘’, ‘종복몰이에 굴복’ 등 우려의 목소리가 드높았다. 자주통일진영은 한국사회에서 최고의 진보를 자주와 통일이라며 ‘새로나기특위’의 형태를 진보당에서 진보를 거세하려는 것으로 규정했다. ‘새로나기특위’는 명백히, 진보당의 정책과 노선에 대한 수정 변질을 시도한 것이었다. 그러나 참여계와 인천연합 및 통합연대는 진보당을 혁신하기 위한 것이라는 내용 없는 명분을 강조했다. 이것 또한 그들 사이에는 그 어떤 근본적인 차이가 없다는 것을 잘 보여주고 있다. 이것들은 참여당계와 인천연합, 통합연대가 정치노선 및 조직문화적 차이를 차치시켜 놓은 뒤 의회주의적 이해관계를 중심에 두는 물리적 결합을 시도할 수도 있음을 이미 예견케 하는 것들이었다. 그것의 현실화가 신당창당을 기획하고 있는 ‘혁신모임’이다. ‘혁신모임’의 행보가 진보정치를 진보당과 진보신당(창준위) 그리고 또 하나의 정당으로 3분화 시키는 것으로 귀결될 것인지 아니면 민주당의 왼쪽으로 진입하는 것으로 귀결될 지는 지금으로서는 가늠하기 어렵다. 신당창당과 민주당의 왼쪽으로의 진입, 이 둘 사이의 경계에 대해 ‘혁신모임’은 특별한 경계감을 갖고 있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지난한 과정이기는 하겠지만 의회주의적 요구를 채우고 그에 따르는 것이라면 그러한 경계를 경계하지 않는 것이 의회주의자들의 존재방식인 것이다. 그런 점에서 민주당의 일부 대선캠프가 민주노총과 전략적 연대를 모색하고 있는 것이나 유시민이 8일 <오마이뉴스>와의 인터뷰에서 “민주당의 왼쪽이 된다는 것은 의미 있는 시도”라고 발언한 것은 주목된다. 결론적으로 의회주의자들은 진보정치의 변혁적 발전에 대해서는 관심이 없기 때문에 신당을 창당하는 것이든 민주당의 왼쪽으로 진입해 들어가는 것이든 그 영역은 어차피 민주당의 왼쪽으로 여기게 될 것이다. (끝) |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