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정세(정치) | 박영수는 깃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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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작성일23-08-07 15:33 조회172회 댓글0건첨부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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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영수는 깃털.hwp (16.0K) 0회 다운로드 DATE : 2023-08-07 15:33: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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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노동뉴스에 연재되고 있는 김승호의 노동세상(8월 7일자) 글입니다.
박영수는 깃털
김승호(전태일을 따르는 사이버 노동대학 대표)
박영수 전 특검이 지난 3일 구속됐다. 대장동 개발 비리와 관련해 ‘50억 클럽’의 한 사람으로 지목돼 수사받아 온 지 1년 반 만이다. 휴대폰을 망치로 부순 것이 결정적 이유라나? 박영수 전 특검은 2017년 국정농단 사건 특별검사로서 이재용과 박근혜를 구속시켜 명성을 날렸다. 그러나 2021년 8월 가짜 수산업자로부터 포르쉐 승용차를 무상 제공받은 비리에 연루돼 사퇴하면서 명성에 먹칠을 했다. 그러더니 마침내 “단군 이래 최대 비리”라는 대장동 사건에 연루돼 유치장에 갇혔다. “사람 팔자 새옹지마”라는 옛말이 떠오르지 않을 수 없다.
천민자본주의 대한민국에서 대개 그러하듯 그의 명성은 그의 실체와 꼭 일치하는 것이 아니었다. 그는 국정농단 수사 특별검사 당시에도 미심쩍은 바가 많았다. 당시 그는 재벌들에게 매우 관대했다. 수십 곳의 재벌이 미르·K스포츠 재단에 774억원의 출연금을 제공했는데, 그들을 대부분 기소하지 않았다. 박근혜 전 대통령에게는 재벌들로부터 뇌물을 받았다고 기소하면서 뇌물을 준 재벌들은 기소하지 않은 것이다. 구체적인 청탁이 불분명하다고 해도 미르·K스포츠 재단 출연금은 전두환의 일해재단 출연금과 같이 뇌물이지 선물이 아니다. 예를 들어 KT에서는 도합 18억원을 K스포츠 재단에 출연했는데, 이는 황창규 회장의 연임을 위한 대가라는 것이 세간의 평가였다. 필자는 당시 대치동 특검 사무실 앞에서 KT 민주동지회 회원들과 함께 KT 황창규 회장을 뇌물죄로 기소하라고 촉구하는 기자회견에 참여한 바 있다. 그러나 특검은 결국 기소하지 않았다. KT 같은, 재벌도 아닌, 오너 없는 대기업에도 이렇게 특혜를 베풀었는데, 현대·LG 같은 올리가르히에게야 말해 무엇 하겠는가.
검찰 특수부라는 곳이 재벌 ‘저승사자’라는데, 사실은 재벌 봐주는 곳이다. 그렇게 봐주지 않았다면 원천적으로 불법적인 존재인 재벌 총수가 어떻게 존재하며 또 재벌 자체가 존재할 수 있었겠는가? 그런 의미에서 특수부야말로 정치검찰의 본부다. 박영수는 이런 곳에서 한 지분을 지니고 있었다. 이런 그가 대장동 비리에 연루된 것은 조금도 이상하지 않다. 그는 국정농단 특검 당시 삼성에 대해서는 재단 출연금 204억원을 대가성 있다고 판단해 전액 뇌물로 기소했다. 그런데 주고받을 현안이 뚜렷한 두 재벌 가운데 45억원을 낸 롯데 신동빈은 기소했음에도 111억원을 낸 SK 최태원은 ‘무혐의’로 기소하지 않았다. 신동빈은 70억원 추가 출연 요구에 응했는데 최태원은 89억원 추가 출연 요구에 응하지 않았다는 게 그 이유라는데, 이것은 SK를 비롯 스포츠재단에 돈 낸 재벌들 모두에게 면죄부를 주기 위한 구실이다.
이와 관련, 전석진 변호사는 “박영수 전 특검은 당시 민정수석이었던 우병우와 가까워서 최태원 사면 로비를 했던 것으로 추론된다”고 주장해 왔다. 이런 의심이 합리적인 것은 대장동 사건 50억원 로비에 박영수 특검이 등장하는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 그는 무슨 대가로 대장동 사건에서 50억원의 돈을 받으려 했는가?
그 돈을 준 이는 겉으로는 전직 법조기자 김만배지만 실제로는 SK를 지목하는 이들도 있다. 김만배가 박영수에게 그런 거금을 제공할 이유가 뚜렷하지 않다. 대장동 비리의 성공에 그가 기여한 바는 거의 없다. 그렇다면 SK는 대장동 사건과 어떻게 연관돼 있는가? 이 사건 초기 SK와의 연루설이 나왔을 때 최태원은 관련을 강력 부인하며 그런 주장을 하는 사람을 경찰에 고발했다. 그러나 화천대유 실소유주는 457억원의 브릿지 자금(그중 351억원이 2018년에 투자금으로 전환됐다)을 댄 SK계열사인 킨앤파트너스이고, 대장동 개발 시행사 ‘성남의 뜰’의 의결권을 사실상 행사한 것은 김만배 일당의 특정금전신탁을 받은 SK증권이며, SK에코플랜트(옛 SK건설)는 고급 주택(판교 SK뷰 테라스)을 지어 큰 이득을 챙겼다. 거기에서 벌어들인 돈의 일부로 최태원 사면을 도와 준 인사들에게 사례했다는 게 일각의 주장이다. 그렇다면 대장동 사건은 이재명 비리가 아니라 그들을 엮은 SK비리라고 봐야 할 것이다. 거기에 법조계, 언론, 정치권 그리고 전문투기꾼들이 두루 얽혀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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