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태일을 따르는 민주노동 연구소
정세와 투쟁방향
전태일을 따르는 민주노동연구소의 <정세와 투쟁방향>입니다.

세계정세(군사와 전쟁) | 세계대전이 시작됐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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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작성일22-03-21 12:34 조회511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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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노동뉴스에 연재되고 있는 김승호의 노동세상(3 21일자글입니다.

  

 

세계대전이 시작됐는가?

 

 

김승호(전태일을 따르는 사이버 노동대학 대표)

  

 

볼로도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지난 16일 미국 NBC뉴스와 화상인터뷰에서 “3차대전이 이미 시작됐는지는 아무도 모른다고 말했다러시아의 세르게이 라브로프 외무장관은 지난 2일 알자지라방송과의 인터뷰에서 3차 세계대전이 일어난다면 그것은 파멸적인 핵전쟁이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조 바이든 미 대통령은 지난달 26일 우크라이나 사태와 관련해 우리에게는 두 가지 선택지가 있다러시아를 물리적으로 공격해 제3차 세계대전을 시작하거나 국제법을 위반한 나라가 대가를 치르게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세계대전이라는 말을 언급하면 사람들은 내용을 들어보기도 전에 손사래부터 친다세계대전이 일어나면 핵무기를 비롯한 대량살상무기로 인류가 절멸될지도 모르는데어찌 그런 일이 일어날 수 있단 말인가라고하지만 우크라이나 사태는 그 가능성을 살펴보지 않을 수 없게 한다『빈곤의 세계화』라는 저서로 유명한 미셀 초수도프스키 교수 같은 석학도 2011년 『제3차 세계대전 시나리오 핵전쟁의 위험』이라는 책을 펴내 전쟁위험을 경고한 바 있다.

 

 

그러면 지금 세계대전 가능성은 어느 정도인가냉전은 자본주의 진영과 사회주의 진영 간의 대결전이었다그 둘은 근본적으로 적대적이며 따라서 그 전쟁이 전면화할 경우 상호 절멸전으로 될 가능성이 농후했다바로 이런 점이 역설적으로 전쟁억지 작용을 했다냉전 해체 후 찾아온 신자유주의 세계화 시대에는 많은 전쟁이 있었다그러나 미국을 비롯한 서구제국주의 세력이 약소국들을 신자유주의 세계화 질서에 복종시키려는 목적 하에 저지른 일방적 침략전쟁이었다제국주의는 이 침략전쟁을 정당화하고자 테러방지와 부르주아 인권과 부르주아 민주주의를 보편적 가치로 내세웠다이런 유형의 전쟁으로는 1999년 세르비아 공습, 2001년 아프가니스탄 침공, 2003년 이라크를 침략, 2011년 리비아 공습, 2014년 시리아 공습 등을 들 수 있다이처럼 제국주의는 강력한 전쟁억제력이 없는 한 항시 전쟁을 정치의 수단으로 휘두른다.

 

 

이번 우크라이나 전쟁은 어떤가이 전쟁은 약소국 우크라이나에 대한 강대국 러시아의 침략이라는 외양을 띠고 있다그러나 이 전쟁은 실은 두 강대국 러시아와 미국 사이의 전쟁이다러시아는 우크라이나의 나토(NATO)가입 저지를 전쟁 명분으로 삼고 있다이런 사실을 은폐하기 위하여 미국⸳나토 세력은 이 전쟁을 파시스트 러시아와 자유민주주의 우크라이나 사이의 이념전쟁으로 호도하고 있다이는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연합군 측이 자신들을 민주세력으로 추축국들을 파쇼세력으로 규정한 것에 비견된다.

 

 

우크라이나 지배계급은 소련 해체 후 공기업을 사유화한 올리가르히(신흥재벌)이며 이들이 정치권력까지 행사하고 있다. ‘가스 공주로 불린 2004년 오렌지혁명의 주역 율리야 티모센코 전 총리나 2014년 시민혁명’ 후 집권한 초콜릿 킹으로 불린 전 대통령 페트로 프로첸코나 모두 재벌이며이들이나 현 대통령 젤린스키나 모두 친 나치세력이다이 자칭 민주세력들에 의해 2015년 비공산화법이 공포됐다이 법에 따르면 공산주의 사상을 장려한 자는 징역에 처하고소비에트 상징물을 금하며유대인 학살에 참여한 반유대주의 집단은 독립전사로 승격된다그런데도 국내 모 진보언론의 「국제의용군」이라는 제목의 칼럼에서는 젤렌스키 정권을 스페인 내전 당시 파시스트 정권에 맞섰던 인민전선 정부에 견주면서 우크라이나에 국제의용군을 보내자고 선동하고 있다.

 

 

1차 세계대전은 전형적인 제국주의 상호간의 전쟁영국·프랑스·러시아 등 협상국과 독일·오스트리아·이탈리아 등 동맹국 사이의 식민지 쟁탈전이었다전쟁의 이런 성격은 레닌의 『제국주의론』에서 잘 밝혀져 있다반면 똑같은 제국주의 상호간의 전쟁인 제2차 세계대전은 민주주의와 파시즘의 전쟁으로 포장되었다하지만 연합군 측이 사회주의 소련과 동맹을 맺은 점을 제외하면 미국·영국·프랑스 등 선발 자본주의국들이 후발 독일·이탈리아·일본 등과 식민지 재분배를 놓고 벌인 영토쟁탈전이었다스페인내전에서 이웃 영국·프랑스는 파시즘과 민주주의 사이에서 중립을 지켰을 뿐이다.

 

 

그러면 우크라이나를 둘러싼 러시아·미국 전쟁의 성격은 무엇인가냉전은 분명히 이념전쟁이었다그러나 1,2차 세계대전은 본질적으로 제국주의 상호간 전쟁이었다그런데 냉전에서 자본주의가 승리했으나 승자는 다른 자본주의를 지배하는 제국주의로서의 자본주의였다서구 제국주의는 동구‧소련 해체 당시 고르바초프와 옐친에게 러시아의 산업화를 지원하겠다고 한 약속을 저버렸다약속을 지키지 않는 데서 나아가 체제를 전환한 이전 사회주의 나라들에 대해약소국은 지배하에 두고 강대국은 견제했다이 지점에서 러시아는 체제전환한 자본주의 강대국 중국과 이해관계가 일치했다이런 배경에서 미·유럽 블록에 맞서 중⸳러 블록이 형성되었고세계시장 지배를 둘러싸고 이 두 자본주의 블록 사이에 각축전이 벌어지게 되었다특이한 점은 냉전 시절 사회주의 국가였거나 반제국주의 편에 섰던 제3세계 나라들의 일부가 중·러 블록에 가담하고 있는 사실이다이것이 이 대립을 신냉전으로 착시하게 한다.

 

 

한편 자본주의는 2008년 미국 발 금융공황 이후 구조적 장기대불황을 겪게 되었다이 장기대불황으로 가뜩이나 쇠퇴해온 선발자본주의의 패권·주도권이 더욱 약화되고 있다반면 중·러 후발자본주의 블록은 불균등발전 법칙에 따라 경제력과 군사력이 계속 발전하고 있다이에 대응해 선발제국주의 세력은 자본주의로 체제를 전환한 강대국 중·러를 경제적으로 더욱 견제하면서 정치군사적으로도 더욱 강하게 압박하고 있다이렇게 상승하는 세력과 하강하는 세력이 점점 날카롭게 대립하는 형국이므로 투키디데스의 함정이라는 말처럼 세계대전으로 치달을 위험성은 매우 현실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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