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태일을 따르는 민주노동 연구소
정세와 투쟁방향
전태일을 따르는 민주노동연구소의 <정세와 투쟁방향>입니다.

기타 | ‘착한 자본주의’ 안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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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작성일20-12-28 11:06 조회749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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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노동뉴스에 연재되고 있는 김승호의 노동세상(1228일자) 글입니다.

 

착한 자본주의안녕!

 

김승호(전태일을 따르는 사이버 노동대학 대표)

 

2020년을 우리는 어떻게 보내야 할까. 후대 사람들은 이 해를 어떻게 이해할까.

 

2020년 최대 사건은 아무래도 코로나19 팬데믹일 것이다. 지난 24일까지 이 팬데믹에 7900만명이 확진되고 173만명가량이 죽었다. 1918~1919년 수천만 명이 죽은 스페인 독감에 비할 수는 없지만 그 이후로는 가장 피해가 크다. 최선진국이라는 미국에서 1900만명 가량이 감염되고 33만여명이 사망했다. 한국에서는 확진자 5만여명, 사망자 700여명에 불과해 피부로 느끼는 심각성이 다소 떨어지지만 세계적으로 보면 엄청난 사태다.

 

이 사태는 왜 일어났는가. 인류는 아직 그 원인을 정확하게 밝히지 못하고 있다. 이러저런 음모설도 있었지만 인간의 생태계 훼손 때문이라는 가설이 가장 설득력이 있어 보인다. 이 바이러스의 발생이 인간에 의한 야생동물 서식지 파괴 때문인지, 인간에 의한 기후변화 때문인지는 불분명하지만 말이다. 그러면 인간은 왜 이렇게 자연을 대대적으로 훼손했는가. 인간에게 그런 본성이 있어서 그런가. 그렇게 생태계 훼손에 대해 인간 본성에 원인을 돌리는 것은 인간에게 교환 본성이 있어서 자본주의가 발생하고 발전한다는 부르주아경제학만큼이나 비과학적이다. 추상적 인간 본성이 아니라 구체적으로 자본이, 자본주의 사회경제 체제가 그런 자연 파괴와 기후변화를 만들어 낸 원인이다. 게다가 첨단과학을 자랑하는 자본주의 사회는 여태 인류에게 백신도 치료제도 제대로 제공하지 못하고 있다. 자본주의는 생태를 파괴는 하지만 생명을 살리지는 못하는 해롭고 무능한 체제인 것이다. 그런데도 엘리트들은 코로나19를 자연재해처럼 취급하면서 그 재해의 원인인 자본주의에 대해서 무비판적이다. 하지만 후대 사람들은 2020년을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해 민중이 자본주의 체제를 불신하기 시작한 해로 기억할 것이다.

 

2020년은 또한 국내외 정치지형이 크게 동요하기 시작한 해다. 미국에서 비록 트럼프가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대통령 재선에 실패했지만 그를 지지하는 극우 파시즘이 확고한 지지기반을 구축했음을 보여줬다. 또 비록 트럼프처럼 내놓고 파시즘을 표방하지는 않을지라도 국가와 독점자본이 융합하는 국가독점자본주의화와 이를 뒷받침하는 권위주의 통치가 자유민주주의를 대체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국제적으로도 2차 세계대전 이후의 질서가 해체되고 있다. 전후에 미·소간에 체제대결이 발생했지만 자본주의 체제 안에서는 적어도 미국 패권 아래 팍스 아메리카나가 지속돼 왔다. 그러나 현실 사회주의가 무너진 후 30년이 지난 지금 미국 패권하의 세계평화가 흔들리고 있다. 다름 아닌 미국 스스로가 그 질서를 해체하고 있다. 국제 질서는 같은 자본주의권 안에서 블록간 대결을 향해 치닫고 있다. 이 대결은 2차 세계대전 당시 추축국과 연합국 사이의 대결에 비견된다.

 

지금 이 시기에 왜 이런 큰 전환이 일어나는가. 그 원인 또한 추상적인 인간의 본성이나 국가의 본성에서 찾을 수 없다. 자본주의 경제에서, 더 구체적으로는 자본주의의 위기에서 찾아야 한다. 사실, 자본주의의 위기는 2008년 미국발 금융위기에서 분명하게 확인됐다. 그 위기는 신자유주의의 위기가 아니라 자본주의를 변혁함으로써만 해결할 수 있는 자본주의 체제의 위기였다. 그러나 반자본주의 사회변혁이 일어나지 않음으로써 위기는 심화하고, 위기에 대한 자본측의 대응으로서 국내적·국제적 반동이 진행되고 있다.

 

이렇게 세계사적인 전환이 진행되고 있는데 노동자·민중의 의식과 행동에서도 큰 변화가 일어나지 않을 수 없다. 2020, 미국 민중들은 콜럼버스 동상을 끌어내리며 미국이라는 국가의 뿌리를 비판하기 시작했다. 칠레에서는 제헌의회 소집이 국민투표로 결정됐다. 태국에서는 왕정에 대한 저항이 시작됐다. 2021년 이후에는 4차 산업혁명과 착한자본주의가 자본주의 위기에 대한 해법이라는 자본의 거짓 이데올로기가 더 이상 노동계급을 지배할 수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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