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태일을 따르는 민주노동 연구소
정세와 투쟁방향
전태일을 따르는 민주노동연구소의 <정세와 투쟁방향>입니다.

국내정세(경제) | 다가오는 경제공황과 개혁주의 시대의 마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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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작성일22-10-31 11:38 조회220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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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노동뉴스에 연재되고 있는 김승호의 노동세상(10 31일자글입니다.

  

 

다가오는 경제공황과 개혁주의 시대의 마감

 

 

김승호(전태일을 따르는 사이버 노동대학 대표)

  

 

레고랜드 사건을 계기로 한국 경제에 비상종이 울리고 있다대통령은 비상경제민생회의를 생중계토록 했다.

  

 

한국 경제의 위기는 기관차 노릇을 해 온 수출에서부터 나타나고 있다전형적 통상국가인 한국에서 수출에 적신호가 켜졌다세계적 경기후퇴에 영향을 받았고특히 반도체 수출과 대 중국 수출이 크게 감소했다이런 요인이 복합 작용해 6개월째 무역수지 적자가 이어지고 있고최근에는 수출액이 감소하고 있다.

  

 

더 주목할 지점은 시시각각 다가오는 경제거품의 붕괴다그동안 자본주의 나라들은 불황의 수렁에서 헤어나기 위해 대대적으로 돈을 풀었다이런 과잉 유동성 공급으로 주식과 부동산에서 거대한 투기 거품이 조성됐다이것이 가공의 소득을 창출했고그것은 또 소비수요 거품을 만들어 냈다그러나 이윤율 저하와 인구감소에 따른 실물경제의 구조적 과잉축적 상황에서 이 가공의 소비수요는 일정한 지점을 넘어서자 물가를 앙등시키는 효과를 낳았다이런 인플레이션은 금융자본에게 심각한 피해를 준다그들은 긴축을 실행했다그런데 긴축을 실행하면 인플레이션은 억제될지 모르지만 거품은 확실히 붕괴한다이런 형태의 경기변동을 붐 앤드 버스트 사이클(boom and bust cycle)이라고 한다구조적 장기불황 시대에 일어나는 경기변동 형태다.

  

 

지금 한국경제에서도 이런 형태의 경기변동이 나타나고 있다거품 조성과 붕괴는 대개 부동산시장에 이어 주식시장에서 일어난다한국에서도 부동산시장에서 거품 붕괴가 먼저 일어나는 듯하다지난 수년 사이에 아파트값이 100% 가까이 폭등했으니 어찌 그렇지 않겠는가이런 집값 폭등은 실수요에 기초하지 않고 영끌이니 빚투니 하는 투기수요에 의거했다이 투기수요를 만들어 낸 것은 대장동 사건에서 보듯이 재벌 건설사를 비롯한 건설사들과 재벌금융사들을 비롯한 금융사들이었다그런데 인플레이션을 잡겠다면서 고금리와 금융긴축이 실시되자 오르던 집값이 하락하고 있고지방은 물론 수도권에서조차 미분양·미입주 아파트가 급증하고 있다이로 인해 아파트를 건설한 건설회사는 물론이고 고수익을 노리고 이 투기사업에 돈을 댄 금융업체들특히 증권사·보험사·저축은행·여신전문회사 같은 비은행 금융업체들이 부도 위기에 직면해 있다머지않아 이 건설사·금융사들의 동시 파산이 일어날 것이고이는 전체 금융시스템을 붕괴로 몰아넣을 것이다모두들 112조원에 달하는 프로젝트 파이낸싱(PF) 대출이 금융시장 붕괴의 뇌관 또는 화약고라고 말하고 있다레고랜드 사건은 이 붕괴를 예고한 갱 속의 카나리아였다.

  

 

다음은 기업과 증시다코스피 지수는 투기자금이 빠지자 이미 3천대에서 2200대로 주저앉았다한데 주가는 투기자금 다음으로 기업의 수익성에 의해 규제된다기업들이 적자를 내고 파산하면 주가는 폭락하고 증시는 붕괴한다증시가 붕괴하면 기업의 자금조달이 어려워진다그런데 지금 한국 경제에서 수출부진에다 물가앙등에 따른 소비위축으로 기업의 수익성이 악화하고 있다삼성전자·SK하이닉스 같은 굴지의 대기업도 3분기 실적부진으로 줄줄이 어닝쇼크를 기록했다이에 따라 한계기업들의 연쇄 부도가 예상되고 있다설상가상으로 부동산발 금융경색으로 자금조달마저 어려워지면 흑자기업들의 부도가 우려되고 있다이런 상황이 계속되면 IMF 당시처럼 기업부도와 증시붕괴가 동시에 발생할 것이다.

  

 

IMF 사태 때와 마찬가지로 시시각각 다가오는 경제위기에 대해 경제학자들은 분명한 원인 분석을 내놓지 않고 있다이 위기의 원인은 무엇인가? 1930년대 대공황을 거치고 나서 경제공황에 대한 이론이 무성했다소비재 산업과 생산재 산업의 불비례에 따라 공황이 일어난다는 이론이 그 하나였다다른 하나는 잘 알려져 있는 바 과잉생산·과소소비설이었다이 이론들은 1930년대의 공황과 불황을 설명하는 데는 설득력이 있었다그래서 2차 세계대전 이후 선진자본주의 각 나라들은 불비례성을 완화하기 위해 국가가 경기변동을 조절하는 국가독점자본주의로 이행했다다른 한편 과잉생산·과소소비의 원인인 분배 양극화를 완화하기 위해 생산성임금제를 채택하는 등 노동소득분배율을 조절했다그러나 이런 케인스주의 정책에도 불구하고아니 그 정책의 결과로 1970년대에 스태그플레이션이 일어났다이 위기의 원인은 무엇인가그것은 장기에 걸쳐 진행돼 오던 이윤율 저하 경향의 활성화였다이로 인해서 적정 이윤율로 투자할 규모보다 자본이 과잉축적된 상태가 됐는데이 상태에서 유동성 추가공급은 투자증가를 통한 경기회복을 낳지 못하고 물가만 올렸던 것이에 대응해 자본은 강도 높은 긴축정책으로 임금을 억제하고 물가를 안정시켰다이것이 신자유주의 축적체제였다이로써 물가도 잡히고 경기도 일정 정도 회복됐다그러나 2차 세계대전 이후 30년 황금기 같은 호시절은 돌아오지 않았다이제 자본이 할 수 있는 것은 거품 조성과 거품 붕괴의 반복뿐이었다.

  

 

그런 속에서 2008년 미국발 금융위기가 발생했고세계 자본주의는 구조적 장기불황의 늪에 빠졌다이 위기를 신자유주의 긴축으로 극복할 수 있는가없다이 위기는 신자유주의 축적체제에서 온 것이기 때문이다그러면 케인스주의 재정금융 완화로 극복할 수 있는가없다지금 보듯이 그것은 물가만 올리고 경기는 회복하지 못하기 때문이다그런데도 한국 자본주의는 지금 한 손으로는 긴축 카드를 내보이면서 다른 한 손으로는 양적완화 카드를 만지작거리고 있다이런 엇박자는 사태를 더욱 악화시킬 뿐이다.

  

 

이번 경제위기는 자본주의 생산양식의 진정한 위기다자본주의의 장벽은 자본 자신이다이 위기는 자본주의 생산양식 안에서는 결코 극복될 수 없다최소한 부분적으로라도 자본주의 생산양식을 변혁하지 않으면 안 된다바야흐로 개혁주의 30년이 끝나 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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