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태일을 따르는 민주노동 연구소
정세와 투쟁방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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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정세(각국의 계급투쟁과 국제정치) | 페루, 혁명은 계속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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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작성일22-12-26 12:10 조회176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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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노동뉴스에 연재되고 있는 김승호의 노동세상(1226일자) 글입니다.

 

페루, 혁명은 계속된다.

 

김승호(전태일을 따르는 사이버 노동대학 대표)

 

페루, 하면 대부분의 사람들은 쿠스코와 마추픽추를 떠올린다. 그러나 필자에게는 페루, 하면 떠오르는 것이 좀 다르다. 2007년 베네수엘라 혁명을 직접 살펴보고자 카라카스를 방문했다. 차베스 대통령이 2005년 국제노동절에 백만 노동자들 앞에서 우리는 이제 21세기 사회주의를 건설해야 합니다라고 선포해 세계 사람들을 놀라게 하고 있었던 때였다. 그곳 수도 카라카스에서 페루 출신 한 중년 노동자를 만났다. 그는 자신을 사회주의자라고 하면서 베네수엘라에 먹고살기 위해 왔는데 이곳에서 사회주의 혁명이 진행되는 것을 접하고 감격했다고 했다. 자기 평생에 사회주의 혁명에 동참하게 될 줄은 몰랐다며 눈물을 글썽거렸다.

 

다음은 쿠바에서였다. 필자는 2014년 쿠바에서 개최하는 메이데이 기념 국제노동자 브리게이드에 참가했다. 이 프로그램에서 페루의 늙은 혁명가들을 만났다. 그들과 한 팀이 되어 농사일을 했다. 어느 혁명조직인지 정확하게 자신의 조직을 말해주지는 않았지만 지도자를 중심으로 규율있게 움직이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필자에게는 페루는 이렇게 사회주의 및 혁명과 얽혀서 기억되고 있다.

 

그 페루가 지금 난리가 아니다. 언론에서는 연일 페루 민중의 시위에 대해 보도한다. 하지만 중요한 부분을 간과하는 경우가 많다. 페루 민중의 시위는 단순한 시위가 아니라 항쟁이고 혁명을 요구하는 봉기이다. 요즘 중요한 것은 꺾이지 않는 마음이라는 말이 유행한다는데 페루를 보면 바로 그 말이 떠오른다. 페루 민중은 혁명에 대한, 혁명을 향한 꺾이지 않는 마음을 간직하고 있었고, 그것을 이번에 다시 한 번 거세게 표출하고 있다.

 

중남미가 다 그렇지만 페루는 비극적인 나라다. 백인들에 의해 정복되고 학살되고 지배받고 수탈되어 온 나라다. 16세기부터 시작된 스페인의 지배를 거쳐 20세기에 들어 미국의 지배에 이르기까지 장장 5백년을 넘는다. 이런 비극적 역사를 두고 언어학자 노엄 촘스키는 20여년 전에 <507, 정복은 계속된다>는 유명한 책을 펴냈다. 페루의 잉카제국은 아시아적 생산양식과 유사한 노예제 국가다. 아메리카 대륙에서 멕시코의 아즈텍 문명과 쌍벽을 이루는 것이었다. 그 둘은 각각 스페인의 코르테스와 피사로에 의해 정복되었다. 페루에서는 투팍 아마루 황제가 정복자들에게 끝까지 저항했으나 결국 살해됐다. 이후 페루를 비롯한 중남미 나라들은 19세기 초 스페인 제국에서 독립했지만 이후 미 제국주의와 결탁한 국내 지배계급이 인디오 농민을 비롯한 페루 노동자민중을 폭력적으로 지배하며 노동력과 자원을 착취수탈해 왔다. 이에 대한 저항이 잉카 황제의 저항정신을 기리는 투팍 아마루 혁명운동과 모택동주의 이념에 따라 혁명을 도모하려 했던 빛나는 길(센데로 루미노소)’이었다.

 

카스티요 대통령 축출과 이에 반대하는 시위는 그 이전에 있었던 여러 대통령들의 축출이나 그에 대한 반대시위와 결이 다르다. 언론에서는 “6년간 여섯 명이 대통령운운하며 페루 정치체제의 문제만을 언급하고 있다. 물론 의회가 탄핵으로 쉽게 대통령을 축출할 수 있게 되어 있는 정치체제에도 커다란 문제가 있다. 하지만 그것이 문제의 전부도 아니고 문제의 핵심도 아니다. 이번에 문제되고 있는 것은 누구누구의 부패가 아니라 그들 모두의 기득권이다. 그래서 이번 시위는 2020년 비스카라 대통령이 의회에 의해 탄핵됐을 때 일어났던 반대시위와 양상이 다르다. 그 당시에는 리마에서 시위가 가장 격렬했으나 이번에는 리마는 상대적으로 조용한 반면 지방, 특히 산악지역에 있는 많은 도시들에서 시위가 격렬하게 전개되고 있다. 이 지역은 카스티요에게 몰표를 주었던 곳이고 인디오들이 거주하는 곳이다. 이번 투쟁은 체제 내 개혁을 요구하는 투쟁이 아니라 체제변혁과 혁명을 요구하는 투쟁이다.

 

페루 민중은 기성 질서를 변혁하고자 혁명적으로 투쟁해 왔고 이번에 다시 그런 투쟁으로 떨쳐나섰다. 이들의 구호가 이를 증명한다. “피 흘리기를 겁낸다면 혁명을 말해선 안 돼.” “엘리트들을 파괴하라.” “새로운 헌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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