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34년 '샌프란시스코 총파업'은 어떤 것이었으며, 그것으로부터 얻을 수 있는 교훈은 무엇인지 공부하는 날이다. 제목은 '1934년 샌프란시스코 총파업 학습 회의'(General Strike Educational Conference)이다. 장소는 2번가 240번지에 위치한 해상화부조합(Marine Fireman's Union) 회관이었다. 이 노동조합은 1934년 총파업 당시 부두 노동자들과 함께 투쟁했던 선박 기관실에서 일하는 화부, 급유원, 급수원, 갑판 청소원들의 조합으로서, 이곳은 그 본부이다.
[왼쪽 : 해상화부조합(Marine Fireman's Union) 회관 전경, 밑의 사진은 해상화부조합의 현판] [오른쪽 : '1934년 샌프란시스코 총파업 학습 회의' 장소인 해상화부조합의 깃발]
[해상화부조합의 노보(월간 발행이고, 2009년 6월 19일 발행한 노보로 제65호임), 해상화부조합의 홈페이지 주소는 http://www.mfoww.org이다]
이 교육회의는 ILWU 10지부, 34지부와 ‘운수노동자연대위원회(Transport Workers Soridity Committee)가 공동으로 주최한 것이다. 주최측을 대표하여 스티브 젤처(Steve Zeltzer) 동지와 러스 미야시로(Russ Miyashiro) 동지가 사회를 맡았다.
[1934년 샌프란시스코 총파업 75주년을 기념하는 LaborFest 2009 행사 안내서 표지 사진. LaborFest는 1994년 샌프란시스코와 서부항만의 총파업을 기념하기 위하여 설립되었고, 2009년은 LaborFest 16주년이 된다. 표지의 그림은 비츠 헤이든(Bits Hayden)의 그림으로, 1934년 7월 5일 살해당한 두 명의 노동자의 장례행렬을 묘사한 그림이다. LaborFest의 홈페이지 주소는 http://www.laborfest.net 이다.]
[위에서 소개한 LaborFest 2009 안내서의 1쪽에 소개된 '1934년 샌프란시스코 총파업 학습 회의'(General Strike Educational Conference) 소개 기사]
사실 우리의 사전(事前) 지식은 ‘미국 노동운동 비사(秘史)’[<백범사상연구소>에서 다섯 권의 소책자로 번역·출판한 것을 인간사에서 단행본으로 묶어 재차 간행했고, 최근 도서출판 책갈피에서 같은 것을 '알려지지 않은 미국 노동운동 이야기'라는 제목으로 3차로 새로 간행.]에 나오는 여섯 쪽에 걸친 설명이 전부이다.
그 밖에 W. Z. 포스트의 ‘세계노동운동사’에서 짧게 언급되어 있는 정도이다. 거기에는 이렇게 적혀 있다.
“루즈벨트 시대에 노동자계급이 해 낸 가장 특기할 만한 성과는 트러스트화한 산업 및 미조직 산업, 즉 철강, 자동차, 해운, 목재, 전기, 고무, 화학, 광산, 통신, 대부분의 탄광, 방적, 철도 등 제반 산업의 노동자를 조직해 낸 것이었다. 장기간에 걸친 전투적인 활동의 결과 미국의 노동조합원은 1933년의 300만 명에서 1948년 말에는 1,600만 명으로 증가하였다. 이러한 노동자계급의 역사적 고양에서 나타난 압권의 하나는 12만 5천명의 노동자가 1934년 7월에 샌프란시스코 만(灣) 일대에서 벌인 총파업이다. 이것은 해리 브릿지스(Harry Bridges)가 훌륭하게 지도해 냈으나, 미국노동총동맹(AFL)의 철면피한 그린(Green) 일파 노동관료들에 의해 지역적으로나 전국적으로나 배반당했다.”
[총파업 학습 회의 전에 클레오퍼스 윌리엄스 전 위원장과 그의 부인 및 아들과 인사를 나누었다.]
[인사말을 하고 있는 스티브 젤처(왼쪽)와 러스 미야시로(오른쪽)]
발표는 하비 슈발츠(Harvey Schwartz)를 비롯하여 10여 명이 하게 되어 있었다. 하비 슈발츠가 맨 먼저 ‘1934년 7월 3일 무엇이 일어났는가?’라는 제목의 발표를 했다. 그는 ILWU의 구술사가로서, ILWU 구술사인 ’연대 이야기(solidarity stories)‘의 저자이다. 이 책을 홍보하는 전단에는 ‘샌프란시스코 총파업’에 대해 이렇게 적혀 있다.
[연대이야기(solidarity stories)의 표지 사진]
“ILWU는 1934년 해리 브릿지스의 지도 아래 행해진 서부연안 항만 및 샌프란시스코 지역 노동자 총파업의 결과로 생겨났는데, 출발점에서부터 민주주의, 연대, 인간의 존엄성 및 사회정의 등 사회적·정치적 목적에 대한 강한 헌신으로 잘 알려져 있었다. 조합원들의 구술을 종합해 보면, 노동조합은 작업장에서의 열악한 노동조건과 인종주의 및 성차별에 맞서 투쟁함으로써 조합원들의 생활에 지대한 영향을 미쳤을 뿐만 아니라, 보다 포괄적인 의제들 즉 국내에서 시민권 쟁취를 위한 전투와 해외에서의 파시즘과 아파르트헤이트(남아공의 흑백인종격리 정책)에 맞선 투쟁에서도 적극적이었음을 보여주었다. 그들은 전투적이고, 부패하지 않고, 민주적인 노동조합운동을 만들었으며, 이는 오늘날 재생되고 있는 미국 노동운동의 모델이 되고 많은 영감을 줄 수 있다.”
그는 이날 정확히 75년 전 오늘 어떤 일이 일어났었는지에 대해 이야기했다. 부두노동자, 선원, 기타 이들과 동맹을 맺은 해상 노동자들이 서부 연안 일대에서 5월 9일부터 일제히 파업을 하고 있었다는 것, 노동과 자본 양측 사이에 첨예한 대립이 있었으며 막다른 골목을 향해 나아가고 있었다는 것, 7월에 접어들면서 최후의 결전이 벌어졌다는 것, 7월 3일 자본 측은 시 당국, 사용자단체, 언론을 비롯하여 모두가 총연합을 이루고 파업 노동자들에게 총공격을 가했으며, 경찰과 파업파괴자들뿐만 아니라 군대까지 동원하여 파업을 분쇄하려 했다는 것, 그러나 노동조합은 평조합원들 모두가 떨쳐 나서 전투적 투쟁으로 이 공격을 용감하게 막아냈다는 것, 이런 전투는 독립기념을 넘기고 난 7월 5일 다시 재연되었다는 것, 이 피의 목요일의 충돌에서 군과 경찰이 쏜 총에 두 명의 노동자가 살해되었다는 것, 이것이 도화선이 되어 샌프란시스코 지역의 전체 노동자들이 파업 중인 해상노동자들 편에 가담하게 되었다는 것, 7월 9일에 치러진 살해된 두 노동자의 장례식에는 4만 명의 노동자들이 참여하여 침묵 속에 장엄한 장례행렬을 벌였으며 많은 시민이 함께 애도했다는 것, 이런 시민들의 전폭적 지지를 배경으로 7월 16일부터 19일까지 12만 명이 넘는 노동자들이 지역 총파업을 감행했다는 것, 이에 연방정부가 개입하여 중재에 나섰다는 것, 파업투쟁은 7월 31일 마침내 대대적인 승리로 마무리되었다는 것을 이야기했다. (보다 구체적인 내용은 Mike Quin 저(著), ‘The Big Strike' 참조, 하비 슈발츠의 발표 내용 전문 보기)
[Mike Quin 저(著), ‘The Big Strike' 책 표지 사진]
[‘1934년 7월 3일 무엇이 일어났는가?’라는 주제로 발표하고 있는 하비 슈발츠]
이어서 ILWU 10지부의 전 지부장인 클레오퍼스 윌리엄스(Cleophus Williams) 동지를 전 사무국장인 클라렌스 토마스(Clarence Thomas) 동지가 소개했다. 토마스 동지는 월리엄스 동지를 “노조 지부장으로서 훌륭한 업적을 남겼을 뿐 아니라, 해리 브릿지스를 국외로 추방하려는 자본 세력의 기도에 맞서 투쟁함으로써 이를 막아낸” 인물로 소개했다. 이에 클레오퍼스 윌리엄스를 비롯하여 국외추방 책동에 맞서 해리 브릿지스를 지키기 위해 투쟁했던 모든 이들에게 그 공로를 치하하는 상패가 수여되었다.
클라렌스 토마스 동지의 소개 말을 옮겨본다. (이 부분은 도로-치바의 보고서를 참조했음)
[도로-치바의 샌프란시스코 총파업 75주년 기념 국제노동자회의 참가 보고서 표지 사진]
“해리 브릿지스와 현장위원들(shopstewards)은 평조합원들 사이에 단결을 이루어내는 것을 중요시했습니다. 이것이 1934년 총파업으로부터 배워야 할 가장 중요한 점입니다. 아프리칸·아메리칸 노동자들도 ”미국에서는 차별과 억압이 서로 얽혀 있다."고 명확하게 이해했습니다. 브리짓스는 “차별은 고용주들의 무기다.”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부두의 고용주들은 ‘세이프-업’(shape- up : 사용자 일방적 고용제도) 방식 아래, 줄지어 늘어서 있는 노동자들 가운데 누구를 뽑아 일을 시킬 것인지를 자기 맘대로 정하고 있었던 것입니다.
클레오퍼스 윌리엄스에 대해 소개하겠습니다. 윌리엄스는 ILWU 10지부 최초의 흑인 출신 위원장이었습니다. 그 시대의 다른 아프리칸·아메리칸들과 마찬가지로 그는 남부로부터 샌프란시스코로 이주해 왔습니다. 1942년, 19살 때였습니다. 제2차 대전 당시 항만에서는 노동력이 부족했습니다. 항만 노동자의 수는 전쟁 동안 3,200명으로부터 1만 명으로 늘어났습니다. ILWU는 아프리칸·아메리칸의 비율이 높은 조합이었습니다.
윌리엄스는, 틀림없이, 황금시대의 ILWU의 위원장이었습니다. 해리 브릿지스가 공산주의의 스파이로 간주되어 연방정부에 의해 재판에 회부되었던 시대의 위원장이었습니다. 윌리엄스는 ILWU의 위원장으로서 매카시의 빨갱이 사냥/숙청에 맞서 투쟁했습니다. 그는 이 굉장히 훌륭한 투쟁 속에서 연방정부로부터 공격받던 급진적이고 좌익적인 흑인과 이민노동자를 획득했습니다.
윌리엄스가 10지부 위원장으로 있던 때에, 수백 명의 흑인 노동자를 항만에서 배제하려는 움직임이 있었습니다. 항만의 흑인 노동자들에게 있어서 그것은 해리 브릿지스의 강제송환과 마찬가지 사건이었습니다. 그러나 그 공격은 결과적으로 흑인 노동자와 진보적 백인 노동자 사이의 제휴를 강화하고, ILWU 조직을 강화시키는 계기로 되었습니다.
월리엄스는 위엄 있고 비판적인 사상가로서, 60년대에 있었던 흑인의 혁명적인 투쟁에도 참여하여 흑인노동자들이 ‘필요’로 하거나 바라는 것이 무엇인지를 명확하게 표현했습니다.“
[ILWU 10지부의 전 지부장 윌리엄스을 소개하고 있는 전 사무국장 클라렌스 토마스]
이어서 클레오퍼스 윌리엄스 전 위원장이 연단에 올랐다. 그의 수상연설을 간추려서 옮겨 보겠다.
“1934년의 파업은 단순히 항만 노동자들만의 파업이 아니라 샌프란시스코 전체 노동자, 나아가 전체 민중의 파업이었습니다.
나는 노조에서 교육받고 비로소 명석한 지식을 갖춘 활동가로 되었습니다. 노조 활동을 시작한 이후 노조가 무엇인가, 인간과 인간의 관계가 무엇인가, 역사가 어떠한가에 대해 공부하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당신은 누구이고 무엇을 믿고 있는가 하는 신념이 중요하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당시 노동자들은 A, B 두 그룹으로 구분하여 차별받고 있었는데, 해리 브릿지스가 차별을 폐지하고 흑인인 나도 위원장이 될 수 있다고 가르쳐 주었습니다. 노동자계급의 일원으로서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 가르쳐 주었습니다. 당시 도서관도 없는 어려운 환경에서 자발적으로 찾아 나서서 공부했습니다.
해리 브릿지스가 10지부 조직을 전면적으로 바꾸었습니다. 나는 네 번 위원장에 당선되었습니다. 선거 때는 열심히 다투고 선거가 끝나면 다시 단결했습니다. 그리고 조합원들에게 교육을 했습니다. 노동자는 알 권리, 읽을 권리, 쓸 권리가 있다고 가르쳤습니다. 매카시즘이 미국 전역을 휩쓸 때에도 빨갱이 사냥에 저항하고, 해리 브릿지스 추방에 반대했습니다. 이런 투쟁으로 해리 브릿지스를 추방으로부터 지켜냈고, 덕분에 ILWU는 진보적인 노조로 남게 되었습니다.
1934년 총파업으로 시애틀에서부터 아래로 샌프란시스코, L.A, 샌디에이고 등 서부 연안 전체를 포괄하는 공동 단체협약을 쟁취했습니다. ‘세이프-업’ 방식을 없애고 ‘하이어링-홀’(hiring-hall: 노조가 일꾼에 대한 채용권을 가짐) 방식을 쟁취했습니다. 1934년 샌프란시스코를 비롯한 서부 연안 모든 항만이 참가한 총파업은, 승리한 투쟁으로서 미국 노동운동 역사에 기록될 중요한 투쟁입니다. 그 투쟁 이후 37년에 GM 플린트 공장의 점거농성 파업이 승리함으로써 파업투쟁 승리와 전국적 산별노조 결성이 발전되었습니다.“ (이 부분 정윤광 동지의 녹취록 참조.)
[수상 연설을 하고 있는 ILWU 10지부의 전 위원장 클레오퍼스 월리엄스(왼쪽)와 수상 장면(오른쪽)]
연설이 끝나고 주최측으로부터 클레오퍼스와 함께 해리 브릿지스 추방에 반대하여 투쟁한 동지들에 대한 상패 수여가 있었다. 이어 막간을 이용하여 피트 시거(Pete Seeger)가 1934년 총파업을 회상하는 내용의 동영상 상영이 있었다.
[피트 시거의 영상을 소개하고 있는 랄프 쉔만]
[제목 : 피트 시거의 1934년 샌프란시스코 총파업 회상 주요 내용은 "피트 시거가 1934년 샌프란시스코 총파업 및 해리 브릿지스에 대하여 말한다. 그는 우디 거스리와 함께 1941년에 샌프란시스코 만(灣) 지역에 와서 해리 브릿지스를 고향인 오스트레일리아로 추방하려는 데 맞선 투쟁을 지원하기 위해 "해리 브릿지스를 위한 발라드(Ballad For Harry Bridges)"를 작곡했다. 그들은 ILWU 파업 위원회를 위해 노래했다. 이 동영상은 샌프란시스코 총파업의 75주년을 기념하기 위하여 만들어졌다." 피트 시거는 미국의 포크음악의 대부로 30년대 말 우디 거스리(Woody Guthrie)와 함께 노조설립을 증진시키고 파시즘을 비난하는 몇몇 다른 포크 음악가들과 함께 정치적인 그룹 알마낙 싱어스(Almanac Singers)를 조직했다.]
이어서 ILWU 10지부 소속 잭 헤이만(Jack Heyman) 동지로부터 “1934년 총파업은 어떻게 승리했으며, 그 교훈은 무엇인가”라는 주제의 발표가 있었다. 그의 발표 요지를 간추려 소개하겠다.
“1934년 총파업은 단순히 조합원을 위한 투쟁을 한 것이 아니라 많은 사람들을 위한 투쟁을 했습니다. 그리하여 매카시 선풍 중에 6백만 명의 미국인이 직장이나 나라에서 추방되었는데도 ILWU의 해리 브릿지스는 민중의 지지로 추방되지 않았습니다.
ILWU는 1984년 남아공에서 인종차별 사건이 터졌을 때 인종차별에 반대해서 남아공의 화물을 안 받겠다는 총파업을 단행했습니다. 이는 ILWU의 반인종주의와 더불어 국제주의 전통을 보여준 투쟁으로서 역사적 중요성이 있습니다. 한국의 민주노총 및 일본의 도로-치바와 연대하는 것도 그러한 정신의 일환입니다.
1934년 총파업에서 여성으로서 중요한 역할을 했던 사람이 있는데, 그는 공산주의자였습니다. 그는 사람들로부터 ‘빨간 옷을 입은 천사’라고 불렸습니다.(그녀의 이름은 ‘알렌 요네다’이다 : 필자) 그가 죽었을 때 성조기와 붉은 깃발로 관을 덮었습니다. 이처럼 공산주의가 수행한 역할이 컸습니다. 이에 대해 역사적 재평가가 있어야 합니다. 1934년 투쟁은 노동운동의 정치적 성격을 크게 바꾸어 놓은 투쟁입니다."
[빨간 옷을 입은 천사로 불린 알렌 요네다의 평전 표지]
"1934년 투쟁은 선주(船主) 및 사주(社主)에 대한 노자 간의 투쟁에서 승리했다는 점에서 뿐만 아니라, 노동자들 스스로 조직화하는 사업이 중요함을 보여준 점에서 주목됩니다. 1934년 총파업 이전에 조직화가 많이 진전되어 있었습니다. 1920년대 동안의 적색노조들이 실패한 후 공산주의자들은 구 부두노조(ILA)에 들어가 현장 노동자들을 포섭해서 조직을 만들어 갔습니다. 해리 브릿지스 역시 이 공산주의자 그룹의 영향을 받았습니다.
당시 ‘알비온 홀(Albion Hall) 그룹’이라는 것이 있었는데, 처음에는 수십 명으로 출발하여 1934년 당시에는 수백 명에 달했습니다. 이들은 빈번히 모임을 가지며 다양한 전술을 개발했습니다. 이런 전술개발을 위해 샌프란시스코 지역의 특성을 구체적으로 연구했습니다. 국제적 이민자 문제, 종교 문제, 폭력조직 문제, 세이프-업 문제 등 여러 문제들에 대해 토론하며 인식을 심화하고 조직, 투쟁 등 대응방안을 마련해 나갔습니다. 그런 연구 결과 하이어링-홀 문제를 투쟁의 타겟으로 삼기로 했습니다. 그리고 어용노조인 ‘국제 부두노조(ILA: International Longshoremen's Association)에 반대하는 정서를 기반으로 투쟁을 조직했습니다. 그래서 서부연안 전부를 포괄하는 요구안을 작성했습니다.
투쟁은 32번 부두에서 시작되었습니다. 부두노조 상층간부가 타협적인 합의를 하면서 투쟁을 중지할 것을 지시했으나, 조합원들은 이 지시를 거부하고 투쟁을 계속했습니다. 이렇게 해서, 자본가에 대한 투쟁임과 동시에 어용노조 ILA에 대한 투쟁으로 발전해 나갔습니다.
서부연안 모든 항만에서 온 노동자들이 알비온 홀에 모여 합동회의를 개최하고 1. 노동조합이 통제하는 하이어링-홀 방식으로 노동자를 채용할 것, 2. 항구마다 각기 협약을 맺는 대신 서부 연안 전체를 하나로 단일화해서 통일협약을 맺을 것. 3. 대공황으로 노동자 일자리가 없어지고 있으므로 일자리 창출을 위해 하루 8시간 노동제를 하루 6시간 주 5일 30시간 노동제로 단축하여 일자리를 만들 것. 4. 노동자가 생활할 수 있도록 임금을 인상할 것(시간 당 1달러) 등 네 가지의 요구를 제기하기로 결정했습니다.
이 요구사항을 중심으로 해서 평조합원(rank & file)들을 결집해서 전투적으로 투쟁했습니다. 이렇게 전투적으로 투쟁하는 현장 노동자들을 해리 브릿지스가 대표했습니다. 이는 ILA 지도부와는 정면으로 배치되는 노선이었습니다. ILA 지도부는 위에서 아래로 명령하는 하향식(top-down)의 협조주의적 노동조합이었는데, 해리 브릿지스와 그의 동료들은 그 노동조합 안에서 상향식으로 투쟁을 조직했습니다. ILA는 자본가 대표와 절충적인 임금협약을 체결했으나, 이는 선주(船主)와 조합관료들의 타협일 뿐이었고, 현장 노동자들은 파업을 멈추지 않았습니다. 이에 따라 투쟁은 격화되었고, 피의 목요일(7월 5일)에는 두 명의 노동자가 사망했습니다. 이 파업 과정에서 서부연안 전체적으로 6명이 사망했습니다. 이러한 죽음들이 도화선이 되어 투쟁은 서부연안 항만들 전체와 샌프란시스코 지역 전체 차원의 총파업으로 이어졌고, 투쟁은 큰 승리로 마무리되었습니다.
당시 노동자들은 공산주의의 영향을 받고 있었고, 급진화되고 있었습니다. 노동운동에 공산주의 경향이 확산되고 있었습니다. 미니애폴리스(Miniapolice)에서는 토리를 리더로 하는 또 다른 공산주의 그룹이 이끄는 총파업이 팀스터(화물자동차 노조연맹)를 급진화시켜 나갔습니다. 반면 자본가들은 대공황으로 자본주의 체제가 망해가는 데 대해, 그리고 ‘혁명의 시대가 오고 있다“는 데 대해 겁먹고 있었습니다. 이런 가운데 두 명의 노동자가 총에 맞아 죽었을 때, 총파업을 벌이는 노동자들에 대한 시민들의 생각과 태도에 큰 변화가 나타났습니다. 노조가 총파업으로 자신의 힘을 보여줌으로써 노조에 대한 시민의 생각을 많이 바꾸어 놓고 있었습니다. 또 이런 분위기 하에서 협조주의적인 노조 지도부의 통제가 점점 더 먹혀 들지 않게 되었습니다.
관료적, 협조주의적 지도부는 전투적 투쟁을 멈추게 하려 했습니다. 또 부두 노동자 총파업과 선원 노동자 총파업이 합세되는 것을 저지하려 하였습니다. 타협으로 총파업을 끝내게 하고, 부두/선원 총파업으로 조합의 힘을 어느 정도 과시한 후, [노동자가 통제하는 것이 아니라] 노사공동으로 관리하는 하이어링-홀(joint hiring hall) 방안을 추진하여 일단 이를 관철시켰습니다. 당시 현장 노동자 투표에서 이 타협안에 75%의 찬성이 나와서 통과되었습니다. 하지만 해리 브릿지스는 그 결정에 반대하여 총파업이 일단락된 이후에도 계속 투쟁을 벌였습니다. 그는 34년 파업 이후에도 문제가 생길 때마다 현장투쟁을 끝없이 전개했고, 99일 간에 걸친 1936년 파업에서 결국 노동자를 채용해서 배치하는 일은 노조가 독자적으로 결정하는 완전승리를 쟁취하게 되었습니다. 부두 노동자, 선원, 기타 해상 노동자 고용을 노조가 결정하게 된 것입니다. 그리고 이렇게 평조합원들을 주체로 하여 투쟁을 전개하는 과정에서 민주적인 선거제도를 정착시켰습니다. 그 결과 마침내 태평양 연안 일대에서 협조주의적인 어용노조는 무너지고, ILA는 평조합원의 전투적 행동을 기조로 하는 ILWU(International Longshoremen's and Warehousemen's Union)로 교체되었습니다.
이러한 1934년 투쟁 경험이 주는 교훈은 무엇입니까? 첫째, 현장 민주주의를 철저하게 실천해야 한다는 것, 인종, 민족, 성별 등 모든 종류의 차별이 없이 민주적 권리가 평등하게 보장되는 참다운 민주주의를 실천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둘째, 계급투쟁의 관점을 가진 지도부와 지도자가 있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셋째, 1934년의 승리는 선주(船主)와 노조 관료, 특히 노조관료에 대항한 투쟁에서 승리하는 것이고, 이는 현재의 투쟁에도 매우 중요합니다.
2007년 메이데이 때도 우리는 이라크전 반대 총파업을 했는데, 이는 이전에 있었던 정치 총파업 전통을 이어받아서 평조합원 속에서 토론 과정을 거쳐 결정한 것입니다. 10지부 현장 조합원들 힘으로 피켓을 만들어서 아래서부터 투쟁하자고 주장하였고, 투쟁을 만들어내는 데 성공했습니다."
[“1934년 총파업은 어떻게 승리했으며, 그 교훈은 무엇인가”라는 주제로 발표하는 10지부 간부 잭 헤이만]
이어서 ‘국제서비스노조’(Service Employees International Union : SEIU) 통합 보건의료 서부지역 분과(United Healthcare Workers - West : UHW)의 조합원이며 건축사가인 브래들리 위드마이어(Bradley Weidmaier) 동지의 발표가 있었다. 그는 1934년 총파업에서 “알비온 그룹(Albion Group)이 행한 역할”이라는 주제의 발표를 했다. 그의 발표 요지는 이렇다.
“샌프란시스코 총파업은 콤(코뮤니스트) 그룹에서부터 비롯되었습니다. 그들로부터 총파업 주장이 나왔습니다. ILA의 전투적 부분들이 총파업을 만들어 나갔습니다. 7월 5일 노동열사 투쟁이 가능했던 것은 사전부터 조직하였기 때문입니다.
루즈벨트 대통령 취임 이후 콤 그룹은 부두 노동자를 어떻게 조직해 들어갔는가 하면, 1932년부터 콤 그룹은 부두 노동자를 중요하게 보고 조직화 사업을 펼쳤습니다. 알비온- 홀 그룹은 노조와 달리 조직화했습니다. 자주적 노동자 교육, 노조선거 적극 개입, 현장투쟁 적극화 등을 통하여 현장의 선진적 노동자 그룹을 만들어 냈습니다. 동부 연안과도 연관을 맺었습니다.
해리 브릿지스는 누군가가 콤 그룹에 소개해 주어서 콤의 교육과 지도를 받게 되었습니다. 그러나 해리 브릿지스는 콤 그룹과 관련 맺기 이전 오래곤 주 등에서 조직화 경험을 했던 현장 경험이 많은 활동가였습니다. 1920년대 당시 콤 그룹은 적색노조를 만들었으나 자본과 정권의 탄압으로 깨져서 실패했었습니다. 그 후 공산당은 적색노조를 만들지 말고 어용노조 또는 실리주의, 타협주의 노조에 들어가서 전투적 민주노조로 바꾸는 방법을 택했습니다. 레닌이 미국에서는 적색노조를 만들지 말고 어용노조를 좌파노조로 바꾸어내라는 지침을 내렸다고 합니다. 부두노동자의 경우, 우선 ILA에 잔류하면서 현장 조직화에 주력하라는 것이었습니다. 이는 1920년대에 활개를 치던 어용 회사노조(company union)에 대한 대응의 성격이 있었습니다. 스스로를 보호하면서 내부투쟁을 하고, 공산주의적 목표까지 안아가면서 투쟁한다는 방침이었습니다.
해리 브릿지스는 현장 경험이 있었으므로 처음 6개월 동안은 항만 노동자 불만 토로를 주로 들었습니다. ILA에 남을 것이냐, 적색노조를 만들 것이냐를 숙고했는데, 전자를 택하였습니다. 1923년에 ILA에 들어와서 해운상업노조를 만들었습니다. 샌프란시스코에서 콤 지도부는 유연하게 대응했습니다. 그래서 서로가 맞아떨어졌습니다. ILA 내에 있으면서 하이어링-홀에서 현장 조직화에 들어가기 시작했습니다. 조직화 원칙을 다음과 같이 정했습니다. 1. 노조 민주화 2. 현장 조직력 강화 3. 현장노동자 선거 제도 바꾸고, 재정 자주화 4. 현장 실천 5. 간부 기강 엄정 6. 어용노조에 대한, 실천을 통한 저항과 도전
이런 내용으로 활동가 그룹을 만들어 갔습니다. 처음에는 12명으로 시작했으나 1932년에는 100명이 되었습니다. 계속 조직화해서 ILWU의 기간조직이 되었습니다. 서부 연안의 항만들을 하나로 조직하였습니다. 고용제도를 바꾸는 것이 핵심 과제였는데, 총파업 승리를 통해서 이를 달성했습니다. 총파업 승리로 지도력 확보하고, 이후 항만 노동자들은 스스로 조직화되었습니다.“
['알비온 그룹이 행한 역할'에 대해 발표하고 있는 브래들리 위드마이어]
오전 순서의 마지막 발표자로 호워드 켈러(Howard Keylor) 동지의 발표가 있었다. 그는 ILWU 10지부의 은퇴 조합원으로서, "1848년 총파업과 총파업위원회의 역할"에 대해 보고했다.
“1948년에 공산주의 지도부로 알려진 해리 브릿지스 지도부를 바꾸라는 상부의 요구를 거부하고 총파업을 단행했습니다. 상부에서 와서 투표하려고 했을 때 거부하고 아무도 나타나지 않았습니다.
(2차대전이 종료된 후인 1947년, 미 의회는 태프트-하틀리 법을 제정하여 노동조합에 대해 행정관청에서 통제할 수 있게 했다. 이 법에 따라 1948년 고용주들은 임금을 5센트 인상하는 대신 휴가, 시간외 노동, 최대노동시간 및 기타 노동조합이 쟁취한 것들을 폐기시키는 내용의 단체협약 갱신안을 들이밀고 조합원 총투표에 부치라고 압박했다. 노조가 이에 불응하자 전국노사관계국(NLRB)은 8월 30~31일 간 서부 연안의 모든 부두에 투표소를 설치하고 노동자들에게 투표하라고 압박했다. 그러나 노동조합은 단결력과 규율을 과시하여 투표권이 있는 26,965명의 노동자 가운데 단 한 사람도 고용주들의 이 제안에 대해 투표하지 않았다. 이상 ILWU 13지부에서 발행한 소책자인 ‘ILWU, 위대한 유산의 관리자’에서 인용)
1948년 총파업에서 모든 군수물자의 수송을 막았습니다. 현장 노동자 총파업 위원회를 비밀리에 구성하고, 교육위원회를 구성해서 교육했습니다. 정부는 상업물자 운송부두를 이용해서 간신히 군수물자를 운반했습니다. 프리메이슨 부두파업 파괴자들을 고용해서 물자를 수송했습니다. 그러나 프리메이슨 부두노동자가 파업파괴자들을 알려주어서 이들을 모두 교육해서 파업파괴자 한 명도 없게 되었습니다.
1948년 총파업은 샌프란시스코, 샌디에이고가 중요하였는데, 사회주의 지하 조직이 총파업을 이끌었습니다.
1948년 총파업은 방어적 총파업 투쟁으로 성공했습니다. 정부, 사주(社主 ), CIA 모두 ILWA 없애려고 재시도 했으나, 현장 조합원들이 중요한 역할을 해서 이를 막아냈습니다. 현장 조합원 스스로 파업파괴자를 설득한 것입니다.“
[1948년 총파업과 총파업위원회의 역할에 대해 발표하고 있는 호워드 케일러]
자유토의 시간이 되었는데, 여러 사람이 나와서 활발하게 토의했다. 한 가지 평소에 가지고 있던 궁금한 점을 물어봤다. 여러 노동운동사 또는 노동운동론 책자에서 ‘이중 조합주의’는 잘못된 것이며 미국의 ‘산업노동자 동맹’(IWW : Industrial Worker's World)은 그런 잘못된 ‘이중 조합주의’의 대표적인 사례라고 하는 평가가 많은데, ‘이중 조합주의’가 어떤 까닭으로 그렇게 부정적으로 평가받는지 알고 싶다고 물었다.
미국 동지들이 대답은 간단했다. 계급 역관계가 매우 불리한 상황에서 계급운동의 원칙을 기계적으로 현실운동에 적용할 수 없다는 것, 따라서 기존의 협조주의적인 노동조합과 공공연히 경쟁하여 그것을 제압할 힘이 없을 때에는 기존의 노동조합 안에서 역량을 보호하며 힘을 키워 가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것은 어디까지나 전술적인 문제이지 전략적인 문제나 원칙의 문제는 아니라고 답했다.
이 지점에서 우리나라에서 87년 이후 힘차게 진출하는 민주노조운동을 한국노총의 틀 안에 그대로 둘 것인지 민주노조 별개의 전국적 센터를 건설할 것인지를 놓고 벌였던 논쟁이 생각났다. 지금도 민족해방 조류의 선배들 가운데는 전노협과 민주노총으로 별개의 노조운동 센터를 건설한 것을 잘못이라고 말하는 분들이 있다. 그분들은 이중 조합주의 반대와 ‘일국-일노조 주의’ 같은 것을 전략적 차원의 원칙으로 잘못 알고 있는 것이다. 더구나 한국노총은 협조주의/개량주의 노조인 정도를 넘어 어용노조 즉 노동자 통제기구가 아니었던가?
뿐더러 그런 문제가 흘러간 옛 이야기만도 아니다. 지금도 그런 논리로 한국노총과 민주노총의 통합이 운동의 대원칙이라는 식으로 말하는 동지들이 있다. 하지만 그것은 대원칙이 아니다. 노동운동의 대원칙은 어디까지나 계급적 관점에 입각한 노동운동, 임금노동제의 폐지를 통한 노동자의 자기해방을 분명한 목표로 하는 노동운동을 건설하는 것이다.
[자유 토의 시간에 의견을 발표하고 있는 마이클 달리(Michael Daly, 철골건설 노무 관리자, 왼쪽)와 질문하고 있는 필자(오른쪽)]
[질문하고 있는 정윤광 동지(왼쪽)와 발표하고 있는 잔 노든(Jan Norden, 오른쪽)]
질의와 토의 시간에 운수노조 정윤광 동지도 한 가지 질의를 했다. 미국 노동운동이 왜 공공연하게 사회주의, 공산주의 이념을 표방하지 못해 왔고 또 지금도 그렇게 못하는가 하는 질문이었다. 이런 질문에 대한 답변을 포함하여 발언한 사람들 가운데 녹취된 몇 사람의 발언 내용을 옮겨 본다.
팀스터 노조에서 온 잔 노든(제4인터내셔널을 위한 연맹 소속) 동지는 이렇게 말했다.
“1934년 총파업 투쟁은 승리에 대한 확신이 없는 가운데 투쟁했고, 대공황이라는 어려운 시기에 투쟁했고, 이 총파업 투쟁 이전에 수많은 패배가 있은 가운데 투쟁했습니다. 무엇보다 실업률이 18%라는 심각한 대공황 상황 속에서 이루어 낸 투쟁이었습니다.
샌프란시스코 총파업 상황은 뉴스를 통해서 6시간 이내에 미국 전역으로 퍼져 나갔습니다. 이는 사람들의 기대를 반영한 것이었습니다. 다음 투쟁은 무엇이 될 것인가 하고 사람들은 주시했습니다. 대중들이 광범하게 떨쳐 나서기 위해서는 승리하는 투쟁이 된 수많은 투쟁들이 필요했습니다.
미국의 새 노동운동은 콤에 의해서 만들어졌습니다. 이전 노동운동 지도부는 자본가의 주머니 안에 있었습니다. 이에 도전해서 1934년 샌프란시스코 총파업에서 승리하고 37년 GM 자동차 플린터 공장 점거농성 파업에서 승리하는 데로 이어졌습니다.
승리하는 총파업을 만드는 데는 사전 노력이 필요했습니다. 지금 민중들은 오바마를 쳐다보고 있는데, 이렇게 놔둬서는 안 됩니다. 계급적으로 조직해야 합니다. 노조는 계급으로 서고 계급으로 투쟁할 때에만 승리합니다.
적색노조도 노동자 지지 받으면 만들 수 있습니다. 다만 이를 만들고 나서 유지할 힘이 없으므로 하지 않는 것입니다. 1930년대에도 적색노조가 있었으나 패배했습니다. 당시 노동자들에게는 단결한 자본가들을 투쟁으로 무너뜨릴 힘이 없었습니다. 그래서 기존 노조에 들어가 그것을 바꾸어내는 방법을 취했습니다. 기존 노조 안에서 자주성, 현장 조직화, 민주성을 확보해 나갔던 것입니다."
사회를 보는 스티브 젤처 동지도 답변을 했다.
"샌프란시스코 역시 콤에 대한 폭력적 탄압이 있었습니다. 히틀러가 쏘비에트를 공격해서 제2차 대전이 발발하면서 공산주의에 대한 탄압은 다소 약화되었으나, 2차 대전 이후 다시 탄압의 바람이 불었습니다. 공산당 당원이 10만 명 정도 있었으나 이로 인해 거의 붕괴되었습니다. 이중조합에 대한 태도의 문제는 원칙문제가 아니라 전술문제입니다.
현재 미국 노동운동은 심각한 위기에 놓여 있습니다. 실업이 수천만 명인데도 집회도 없습니다. 현재 노조 지도부는 집회보다도 오바마를 기다립니다. 오바마는 자본가의 지도자입니다. 1천 5백만 명의 노동자가 의료보험이 없습니다. 오바마가 하려는 의료보험은 근본적 대책이 되지 못합니다.
지금은 자본가가 파산하는 시기입니다. 대중을 조직하기 위해서는 노조 안에 있어야 합니다. 현장에서 힘으로 만들어내야 합니다. 1934년 노조 안에 들어가서 장악해 들어갔습니다. 노조가 분리·분립하면 힘을 잃습니다. 하나가 되어야 자본가의 공격에 대항할 수 있습니다.
지금은 1930년대와 같은 혁명적 시기가 아닙니다. 노동자 권리 향상을 위한 투쟁의 시기입니다. 고용하자는 투쟁과 권력을 잡자는 투쟁은 다릅니다. 누구는 혁명적 시기로 보기도 합니다."
[발언하고 있는 스티브 젤처(왼쪽). 오른쪽 사진은 막간을 이용하여 해상화부조합의 윌리엄 오브라이언(William OBrien) 부위원장이 인사말을 하고 있는 모습]
하비 슈발츠의 간단한 발언이 이어졌다.
"미국 역시 공산주의는 탄압받고 지하활동을 했습니다. 정부 탄압 심하고 노동자 내부에서도 소외당했습니다. 그래서 공공연하게 공산주의자라고 말할 수 없었습니다."
이어서 브라질의 Conlutas(Coordenação Nacional de Lutas, 전국투쟁조정기구, 2004년에 결성된 노조연합체)에서 온 파비오 보스코(Fabio Bosco)의 발언이 있었다.
“1934년 총파업은 거대한 경제위기 상황에서 노동자·민중이 단결·투쟁해서 노동자의 권리를 쟁취한 의미있는 투쟁이었습니다. 해리 브릿지스를 중심으로 한 지도부는 계급투쟁을 이해하고 있었으므로 승리할 수 있었습니다. 자본과의 파터너쉽이 노동운동에서 지배적인 상황에서 위기에 대한 투쟁 대안을 만들어 나간 것입니다. 프랑스 총파업, 한국 금속 노동자 총파업, 페루 투쟁 등이 그렇습니다.
[발언하는 하비 슈발츠(왼쪽)와 브라질에서 Conlutas에서 온 파비오 보스코(Fabio Bosco, 오른쪽)]
[막간을 이용하여 전쟁 중단과 인종차별 종식을 위한 즉각 행동연합(A.N.S.W.E.R. Coalition)에서 온 동지가 발언하고 있다(왼쪽), 오른쪽 사진은 들고 있던 유인물인데 큰 제목은 "철야 농성, 쿠데타로 쫒겨난 셀라야 대통령의 즉각 귀환!"이고, 작은 제목은 "온두라스에 대한 억압을 중단하라! 미국의 군사원조 중단하라"이다. 그리고 맨 밑의 박스에는 7월 4일(토) 정오에 온두라스 영사관으로 모이자는 내용의 유인물이다.]
이어서 잭 헤이만 동지가 답변을 겸해서 다소 길게 발언했다.
"한국 동지가 “공산주의자 이름을 공공연하게 드러내 놓고 투쟁할 수는 없었는가?”라고 물었는데, 이는 전술문제입니다. 이는 미국이나 다른 나라에서나 모두 중요한 점입니다. 미국에서도 1920년대 이후 중요한 문제였습니다. 혁명가들은 노조운동을 개선하려고 많은 노력을 했습니다. 콤들이 혁명적 비전과 원칙을 어떻게 노조운동과 결합시킬 것인가, 그 방법은 맞을 수도 안 맞을 수도 있으나, 어쨋건 사용자와 투쟁이 가능해야 합니다.
1934년 샌프란시스코 부두 노동자들은 1921년 투쟁에서 지면서 다시 노조로 돌아가게 됩니다. 해리 브릿지스나 알비온 홀 지도그룹은 노조와 사회운동을 활발히 조직하였습니다. 산업노동자들에게 설득력 있게 다가갔습니다. 당시 미국 AFL(노동총동맹)은 흑인을 노조에서 배제했는데, CIO(산업별 조직 위원회)는 인종구별 없이 조직했습니다. 부두노조도 이 입장을 지지했습니다. CIO와 서부연안의 부두노조 지도자들이 입장을 같이 한 것입니다. 이것은 노동자계급에게 중요한 전술입니다. 어떤 때는 존재하고 있는 노조를 혁신하고 어떤 때는 새로운 노조를 만듭니다. 산업을 중심으로 조직하면서 인종주의를 넘고 반공주의를 넘었습니다.
1940년대는 매카시즘 시대였습니다. 동부 부두노조는 무력화되었습니다. ILWU만이 그대로 활동하였습니다. ILWU는 아서 브라운을 공산주의 사상을 이유로 탄압한 사건에서도 대법원까지 가는 투쟁에서 승리했습니다. 1930~40년대에 ILWU 밖에 어떤 일이 있었는가? 이 시기 많은 흑인 활동가들이 추방당했습니다. 해운노조는 주로 백인으로 구성되었는데, 노조도 식당도 흑백분리였습니다. 그러므로 반공주의와 인종주의를 극복하는 것이 중요했습니다.
[잭 헤이만 동지의 답변과 발언]
다음으로 뉴욕에 소재하는 ‘제4인터내셔널을 위한 연맹(인터내셔널리스트 그룹)’에서 참가한 잔 노든(Jan Norden)동지의 발언이 있었다.
"온두라스는 1954년 군부가 정권을 찬탈하고 이에 노동자가 총파업투쟁을 했습니다. 그런데 AFL-CIO가 가서 총파업을 중지하도록 해서 망쳐놓았습니다. 미국에서는 이들 문제가 중요합니다.
우리는 공산주의자 아니라고 말하지 않습니다. 1934년 미니애폴리스에서도 트로츠키주의자임을 부인하지 않았습니다. 노조신문에서도 공산주의자에 의해 이끌어진다는 것을 풍자했습니다. 공산주의자의 음모라는 정부의 주장을 비웃었습니다.
1920년대 무정부주의자 두 명이 살해당하고 수많은 사람들이 자기 자리에서 추방되었습니다. 냉전과 2차대전을 거치면서 법이 개악되고 심지어 공산당원은 운전면허조차 주지 않았습니다. 공산주의자면 해고되었습니다. 뉴욕, 필라델피아, 기타 전국에서 무수히 그런 일이 일어났습니다. 공산주의자들은 이에 대응해서 지하활동을 했습니다. 위스콘신 철도 노동자는 1927년에 나는 공산주의자다! 공산주의자는 지하로 돌아가라!고하였습니다. 그 이후로는 아무도 공개하라고 하지 않았습니다.
인민전선의 문제도 있습니다. 인민전선 속에서는 자유주의자들과 공산주의자들을 분리시켜내는 것이 힘들어집니다. 1936년 선거에서 우리 후보 내었는데도 노동자들은 루즈벨트를 지지하였습니다. 공공연한 활동을 안 하게 되면 더욱 드러내는 것을 두려워하게 되고, 반공주의를 완성하게 하는 면도 있습니다. 이것은 좌파의 대응전술 문제입니다."
이어서 트로츠키 입장을 가진 한 동지의 발언이 이어졌다.
"스탈린주의 3기는 대단히 안 좋았습니다. 사회민주주의적 노조는 오히려 파쇼적 노조보다도 안 좋았습니다. 인민전선 전술을 받아들이면서 소련 관료주의에 지배당했습니다. 1936년 독일, 이태리 등의 사회민주주의자는 파쇼보다도 못하였습니다. 제2인터내셔널에서 제3인터내셔널로 나아갔으나 제3인터내셔널도 변질했습니다. 독일 사회민주당도 파쇼에 굴복했습니다. 미국에서는 유럽과 달리 자유주의가 득세하였습니다. 그러나 미국 공산주의자들은 자본주의에 대해 독립적인 것이 아니라, 루즈벨트 품 안으로 들어갔습니다. 권력이 아니라 노조인정, 노동시간 단축, 노동시장 문제 등의 해결에 머물렀습니다."
2010-02-12 12:12:4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