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6일 어린이날 연휴끝자락에 양산 솥발공원에서 한진중공업 박창수 열사 16주기추모식이 있었습니다. 잔뜩 흐린날에 바람도 제법 불더니 빗발이 치기 시작했습니다. 궂은 날씨에도 부산지역에서 많은 동지들이 오셨고 한진중공업에서도 많은 조합원들이 오셨습니다. 생전에 같이 투쟁하던 동지들도 있었고, 열사를 잘 알지 못하는 지역의 동지들도 모였으나, 그 치열했던 투쟁의 현장에 함께 있었던 당시 전노협 지도부들의 모습이 보이지 않는데 대해 안타까와 하고 분노하는 나이 든 조합원들 앞에서는 그저 숙연해질 뿐입니다.
열사 아버님, 어머님도 여전한 모습으로 자리를 함께 하시고 부인도 한 자리에 서니 무덤안에 누워계시는 박창수 열사도 흐믓했을 것 같습니다. 5살 꼬맹이로 열사의 영정을 안고 천진난만한 모습으로 '솔아 솔아 프르른 솔아'를 부르던 용찬이가 벌써 어른이 되어 올해 3월 군대에 갔답니다. 어머님께서 머리를 잛게 깎은 채 군복을 입은 용찬이 사진도 챙겨오셔서 열사께 보여드리더군요.
안개비가 간간이 내리는 궂은 날씨였지만 열사가 염원했던, 당시 천오백 노동자 모두 함께 지키고자 했던 '노동해방'의 전노협 정신을 다시 한번 되새겨 보는 뜻깊은 시간이었습니다. (*)